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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소설 1,2화----------현재진행형
게시물ID : lovestory_851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땡삐1942
추천 : 1
조회수 : 37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10 09:21:35

<스폰소설1,2>

현재진행형

                                                                                          윤호정

 1, 무식한 의사

선생님이유도 없이 옆구리가 아파서 왔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옆구리가 아프면 간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 영상의학과에 가서 CT를 찍어오세요하며 진료의뢰서를 만들어 주었다.

의사의 행동은 따라할 필요가 없지만 말은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장 아프니까그래서 소주 값이 넘는 목돈을 들여 CT를 찍어 봤더니,

아무 이상 없습니다모든 장기가 젊은 사람 못지않게 깨끗합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옆구리는 왜 아픕니까?”

갈비뼈에 금이 조금 갔는데 그건 재채기를 하거나 물건을 줍다가도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동네의원에 가서 약만 며칠 분 지어자시면 됩니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헛기침까지 해가며 의사 앞에 CT사진을 내놓았다.

한참이나 들여다보던 그는,

역시 간에 문제가 있군요.”

?, 혹시 술을 많이 먹어서 지방간입니까?”

지방간이야 서울 한 번만 갔다 오면 낫는데 그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무언가 낌새가 조금 이상하다고는 느꼈지만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지방간보다 더 심각하다면 간암이군요.”

나는 전신의 맥이 쫙 빠지는 것 같았다.

요즈음은 약이 좋아서 간암은 병도 아닙니다.”

그러면 도대체 무슨 병입니까?”

간이 배밖에 나왔네요.”하고는 고소하다는 듯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요런 싸가지 없는 년을 봤나’, 며칠 전 아침 내가 첫손님으로 진료실에 들어가니 마침 컴퓨터 앞에 놓여있던 2, 3백만 원쯤은 돼 보이는 구찌가방을 보란 듯이 내 앞으로 썩 밀쳐놓고는 자판을 두드리기에 ‘뭐 이런 게 있나’ 싶어 한마디 툭 던졌다.

요즈음은 중국제 짝퉁가방도 참 잘나오네.”라고 하자 안색이 싹 바뀌더니 그 날의 복수전임이 틀림없었고 ‘감히 나를 넘겨다 봐하는 의미도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정도로 물러설 내가 아니다나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저는 지금까지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경해왔는데 오늘 큰 실망을 했습니다.”

왜요?”

제 고향친구는 초등학교만 나온 농사꾼들인데도 수십 년 전부터 저보고 간이 배밖에 나왔다고 하던데 선생님은 의사고 또 박사인데 척 보면 단번에 알아야지 그 비싼 사진을 찍어본 후에야 겨우 내 간이 배밖에 나온 줄 아니 실망할 수밖에요.”

윤 교수님의 고향에는 말을 가르치는 학교가 따로 있습니까어쩌면 말을 그렇게도 잘 하십니까저는 오늘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여자가 두 발을 함부로 들면 안 되지요아무이상 없다니 다음 술값은 내가 내겠습니다.”

아니에요명색이 의사가 백수한테 술을 얻어먹을 수는 없지요.”

스폰소설: 지하철 한 정거장 가는 사이에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


2, 백팔방 여사

회장님지난번 문학교실에서 그만큼 칭찬을 받았으면 오늘은 당연히 떡을 해와야지요.”

아차이 불문율을 깜빡 잊고 있었던 나는 “화원장 떡집 아지매가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나한테는 떡을 못 팔겠다고 해서 그냥 빈손으로 왔습니다.”하고 능청을 떨었다.

와요무슨 이유로요?”

“60넘은 사람은 줘도 못 묵는다고 아예 안 판다 캅디다.”

그라마 쉰아홉이라 카지 와어느 년이 새신랑 같은 우리회장님을 60이 넘었다 카노당장 찾아가서 대가리를 확 조 뜯었뿔라 마.”

내가 오팔년 개띠라고 몇 번이나 켔는데도 암만 봐도 환갑진갑 다 지난 것 같다 카매 안 팔라 카는데야 우야겠노.”

무슨 옷을 입고 갔디노문디같은 잠바에 작대기까지 짚고 간 거는 아이가?”

뭐라카노내 딴엔 멋을 낸다고 도리우찌모자 쓰고 백바지에 야자수남방을 입고 갔는데....”

하이고 머리야그거는 7, 80년대 패션아이가내가 뭐라카드노낡은 청바지에 영어 쓰인 티샤쓰 입고 뉴욕양키즈 야구모자 쓰고 댕기라 켔잖아.”

경로우대권 살 때마다 주민등록증 보자 케사 그 짓도 못 하겠더라.”

그만한 고생도 안하고 이 험한 세상을 우예 살아갈라카노, 그래가 우사만 실컨 하고 쫓기나왔나?”

내가 누군데 그냥 쫓기 나오겠노, ‘아지매요아지매는 신문도 테래비도 안 보능교콩나물시루가 암만 비잡아도 그중에는 눕어 크는 놈이 있다는 걸 와 모르능교화원장은 진짜로 새마을 시럽네나중에 생각이 달라지거들랑 일로 전화 하소’ 카고는 명함 한 장 던져주고 나왔지.”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그러게 우리회장이라지.”

다음시간에 나는 등이 떠밀려 낱개포장이 된 최고급 찹쌀떡을 한 아름 사왔고 문학회원들의 입은 귀까지 찢어졌으며 물을 만난 약방감초가 가만히 앉아있을 리 없었다.

포장을 보이 이거는 보통 떡이 아이네빠리에서 직수입해가 왔나?”

찰떡에 수입품이 어딨노, 시내 양과점에서 샀다.”

거기서는 60넘었다고 시비 안 걸 드나?”

역시 시내는 다르더라,  60넘은 사람한테도 떡을 파느냐고 물었더니 미스코리아 뺨칠만한 아가씨가 첫눈에 사람을 척 알아보고는 낮이고 밤이고 간에 언제든지 오라 카더라그라고 화원장 떡은 오뉴월 해삼 퍼지듯이 퍼져가 못 묵는다 카면서 자기 꺼는 쫄깃쫄깃한 기 언제 묵어도 보리밭에서 숨어가 묵는 수밀도(水蜜桃맛이라 카더라.”

진짜로 떡 맛이 화원장 꺼 하고는 차원이 다르네역시 사람은 우리 회장님처럼 큰물에서 놀아야 해오늘은 내가 한방 쏠 테니 모처럼 향촌동 가서 몸 한번 풀고 한 꼬뿌 하자.”

요즘 향촌동 카바레는 양로원의 위문공연장 같아서 남사시러버 못 가겠더라야시골목에 젊은 애들이 모이는 나이트클럽을 봐 둔 게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보자.”

사람이 자기분수를 알아야지 이 나이에 알라들이 댕기는 클럽에 우예 가겠노소크라테스도 ‘제발 니 꼬라지를 좀 알아라’ 카고 죽었잖아.”

소크라테스가 죽었을 때 문상도 안 가놓고 그 말은 우예 줏어 들었노지가 잡아 묵은 닭 값 도 떼묵고 간 그런 영감쟁이 말을 들을 필요는 없지만 팔방언니 말따나 우리분수에 맞게 동성로 실버극장에 가서 영화 한 프로 땡기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고 나서 노래방에나 가보자.”

내가 황금심의 히트곡 ‘외로운 가로등'으로 분위기를 깔면서 ‘사랑에 병든 내마음속을 너마저 울려주느냐하며 그녀의 어깨를 안으니 홀몸으로 아들은 사법고시합격자로딸은 약대생으로 키워냈다며 기고만장한 백팔방 여사도 드디어 ‘오빠 마음대로 해하고 내 목을 안으며 맥없이 허물어졌다.

그러나 이 오빠는 결코 마음대로 할 생각이 없다?, 집토끼도 감당이 안 되는데 산토끼까지.....

스폰소설: 지하철 한 정거장 가는 사이에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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