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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그 영원한 순간
게시물ID : lovestory_852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4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25 17:38:1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new
BGM 출처 : https://youtu.be/kG4dFGl3wgE




1.jpg

신중신내 이렇게 살다가

 

 

 

내 이렇게 살다가

한여름 밤을 뜨겁게 사랑으로 가득 채우다

모두들 돌아간 그 길목으로 돌아설 땐

그냥 무심코 피어날까

저 노을은 그래도 무심코 피어날까

 

그러면 내 사랑은

무게도 형체도 없는 한 점 빛깔로 남아서

어느 언덕바지에

풀잎을 살리는 연초록이라도 되는가

 

밤새워

바늘구멍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면

우리 엄마는

죽어서 바늘구멍만한 자리라도 차지할까

 

가을은

수면(睡眠)이 육신 속을 스며들듯

나를시들은 잔디 사이

고요한 모랫길로 끄을고 가는데

끄을려 가는 발자국에 진탕물이라도 고여

내가 지나간 표지(表識)라도 되었으면

 

꽃은 시들어

우리의 기억을 살리는 다리가 되나

땅속에 묻혀 드는

한 가닥 향기로나 남아 있다

 

살아서 이 세상을 가득 채우는 모든 것이 되어

죽어서 모두들 돌아간 그 길목으로 돌아서면

가을 밤 하늘에

예사로 하나 별이 돋을까

무심코 별은 빛날까








2.jpg

자크 프레베르공원

 

 

 

천년에 또 천년이 걸린다 해도

네가 내게 입맞춤하고

내가 네게 입맞춤한

그 영원한 순간은

아무리 애써도

말 다 못하지

우주속의 별

지구 속의

파리

파리의 몽수리 공원에서

겨울 햇빛 속 어느 아침의 일이지







3.jpg

한광구샘물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하늘을 안고

반짝입니다

산이 들어와 흔들립니다

바위가 나무에게

몸을 열어

뿌리내리게 하고

초록 입술로

툭툭

땅의 화두(話頭)

읽어내고 있습니다







4.jpg

이재무수직에 대하여

 

 

 

수평은 수직이 만든 것이다

 

산의 수직 하늘의 수평을

해저의 수직 바다의 수평을

기둥의 수직 천장의 수평을

언덕의 수직 강물의 수평을

꽃대의 수직 꽃의 수평을

 

동이에 가득 담긴 물

이고 가는 그대의

출렁출렁 넘칠 듯 아슬아슬한

사랑의 수평도

마음 속 벼랑이 이룬 것이다

 

수직의 고독이 없다면

수평의 고요도 없을 것이다







5.jpg

서정춘()

 

 

 

왕은

둥굴고

잔잔한

호숫가로

미희(美姬)들을 불렀다

물의 물빛 물소리로 지저귀라고

지저귀며 물새가 되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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