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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너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게시물ID : lovestory_853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4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30 18:06:09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new
BGM 출처 : https://youtu.be/yz8YlDUZAyg




1.jpg

오춘옥이제부터 누가

 

 

 

헤어지는 마당 미처 나누지 못했네

함께 따라와주던 얼어붙은 밤길

기꺼이 젖어주던 가랑비 골목

사랑을 받아 적느라 흔들렸던 사월의 잎사귀

바람이 흔들다 두고 간 초저녁

우리 것이 되지못해 하늘로 옮겨 앉은 별들

이제부터 누가 돌보아야 하나







2.jpg

옥경운친구

 

 

 

빙긋이 웃으며

내미는 네 손

말없이 잡았다

 

너는 왼손으로

내 가슴을 툭 치고

나는 네 백 마디의 질책보다

가슴이 더 아프다

 

무슨 말이라도 하면

변명이라도 할 것인데

너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3.jpg

강성은나 없는 내 인생

 

 

 

내 집에는 혼자 사는 새가 있어

식탁 위에서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른다

죽은 자들은 지루함을 모르고

산 자들은 침묵할 줄 모르지

 

내 집에는 혼자 사는 새가 있어

창턱에 앉아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른다

내 집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어

내 노래를 듣고 춤을 추지

 

내 집에는 혼자 사는 새가 있어

지붕 위에 올라가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른다

내 집에는 들리지 않는 노래가 흘러나와

밤이 되면 길 가던 사람이 멈추고 들여다보지

 

내 집에는 혼자 사는 새가 있어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른다

내 집에는 혼자 사는 사람이 있어

방안을 걸어 다니며 귀를 막고 흐느낀다

 

내 집에는 혼자 사는 새가 있어

내 귓속에 대고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른다

내 집에는 날지 못하는 새가 있어

밤이면 은빛 날개가 조금씩 자란다







4.jpg

오명선건망증

 

 

 

달 속에 태양이 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모래알의 체온에서도 사막을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는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인다

수천만 년 묵은 바람은 돌 속의 수맥들 밟으며 명을 잇지만

내 기억은 백년도 살지 못한다

달짝지근한 날들을 되씹어보니

내 속을 빠져나간 내가

오래된 레코드판처럼 지직거린다







5.jpg

이문재마음의 지도

 

 

 

몸에서 나간 길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제 나갔는데 벌써 내 주소 잊었는가 잃었는가

그 길 따라 함께 떠난 더운 사랑들

그러니까 내 몸은 그대 안에 들지 못했더랬구나

내 마음 그러니까 그대 몸 껴안지 못했더랬구나

그대에게 가는 길에 철철 석유 뿌려놓고

내가 붙여댔던 불길들 그 불의 길들

그러니까 다 다른 곳으로 달려갔더랬구나

연기만 그러니까 매캐했던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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