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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한쪽 손이 불편해졌다
게시물ID : lovestory_86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16 22:19:32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ILHyM






1.jpg

송기원바람꽃

 

 

 

단 하나 부족하여

너를 더듬게 하던 것이

 

단 하나 부족하여

너를 등지게 하던 것이

 

단 하나 부족하여

너를







2.jpg

정윤천불편한 손

 

 

 

한쪽 손이 불편해졌다

네가 온 뒤로

 

그러쥐면 상할 것도 같아서

펴주면 날아가버릴 것도 같아서

 

손바닥을 사알짝 오므려보는데

새장처럼 동그마니 옹동그려보는데

 

이제 남은 날일랑

구부린 손바닥 하나

 

새장처럼 말아쥐고 살아야 한다

불편한 손 하나로 견뎌야 한다







3.jpg

서수찬앉은뱅이 밥상 하나가

 

 

 

앉은뱅이 밥상 네 다리 중

흔들리는 다리 하나에 테이프를 칭칭 감아

안 보이는 쪽으로 돌려놓아도

거기 화살처럼 꽂히는 눈들

밥 얻어먹는 내내 내 마음도

테이프를 붙이게 되는데

밥을 다 먹고 난 뒤 밥상이

테이프를 붙인 다리마저 접고

냉장고 뒤에 난 좁은 틈으로 들어갈 때쯤

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린다

뼈다귀만 남은 몸으로 우편물 가방을 메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이십 년 동안

대림동 구석구석들 돌던 아버지

어깨와 다리에 다닥다닥 붙인

파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커다란 음식점을 놔두고

냉장고 뒤 같은 허름한 골목 분식집으로

밥상이 되어 들어가시는

아버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4.jpg

신경림새벽 안개

 

 

 

사랑을 배우고

미움을 익혔다

이웃을 만나고 동무를 사귀고

그리고 더 많은 원수와 마주쳤다

헛된 만남 거짓 웃음에 길들여지고

헤어짐에 때로

새 힘이 솟기도 했으나

 

사랑을 가지고 불을 만드는 대신

미움을 가지고 칼을 세우는 법을

먼저 배웠다

법석대는 장거리에서

저무는 강가에서

 

이제 새롭게 외로움을 알고

그 외로움으로

노래를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 노래로 칼을 세우는 법을 배우고

그 칼을 가지고

바람을 재우는 법을 배운다

새벽 안개 속에서

다시 강가에서







5.jpg


정재숙엄마는

 

 

 

엄마 하고 부르면

 

마른 꼭지도 안 떨어진 애호박 두어 개 조롱조롱 달고 있는

호박 덩굴조차 기다란 팔 뻗쳐 오냐 그래그래 하며

토닥토닥 등 두드려 안아 줄 것 같은 해거름 나절

내 눈물처럼 울어 주던 하늘도 붉어진 눈을 막 감아 버린

어둠

어둠

 

핏빛 놀이었어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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