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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겨울, 안부를 묻다
게시물ID : lovestory_867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2/24 12:50:55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ADePH_VK4Eo






1.jpg

김선굉물의 방향

 

 

 

대체 몇 굽이를 돌아 흐르는 물길입니까

출렁거리며 흘러가는 푸른 문장입니까

내 인생의 허전한 기슭을 적시며

어느 낯선 곳으로 접어드는 유정한 강물입니까

자호천 기슭 여뀌꽃 자욱이 핀 곁에 앉아

내 꽃 피운 것 무엇이었나 헤아립니다

강물은 비와 바람과 구름의 길이며

무너지고 일어서고 무너지고 일어서면서

땅 위에 새기는 어떤 기록이 아니겠는지요

뒷물이 앞물을 밀어 끝이 없는

이 강 기슭에 서서 부르는 당신의 이름

당신지금 어느 생의 물가에서

내가 보내는 그리움의 물결

그 물 위에 적은 내 마음을 읽고 계시는지요







2.jpg

신현정고슴도치는 함함하다

 

 

 

나는 고슴도치가 슬프다

온몸에 바늘을 촘촘히 꽂아놓은 것을 보면 슬프다

그렇게 하고서 웅크리고 있기에 슬프다

저 바늘들에도 밤이슬 맺힐 것을 생각하니 슬프다

그 안에 눈 있고 입 있고 궁둥이 있을 것이기에 슬프다

그 몸으로 제 새끼를 끌어안기도 한다니 슬프다

아니다 아니다

제 새끼를 포근히 껴안고 잠을 재우기도 한다니

나는 고슴도치가 함함하다







3.jpg

강은교아무도 몰래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을 만지고 싶네

빛을 향하여 오르는 따뜻한 그 상승의 감촉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의 문을 열어보고 싶네

 

문안에 피어 있을 붉은 볼 파르르 떠는 파초의 떨림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에 별똥별 하나 던져 넣고 싶네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추락의 별똥별을추락의 상승이라든가 추락의 불멸을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떨리는 추락의 눈썹에 빗방울 하나 매달고 싶네

그 빗방울 스러질 무렵이면

돌아오는 귀이고 싶네







4.jpg

오인태포옹

 

 

 

등을 서로 어루만져 주는 일







5.jpg

이송희겨울안부를 묻다

 

 

 

미닫이 문틈으로 겨울바람 쏟아진다

 

얼어붙은 창마다 눈발들이 다녀갔나

 

추억은 바람막이 비닐

창문을 감싼다

 

누군가 기다리며 문을 닫아걸었던가

 

어둠에 대고 속삭이듯 너의 안부를 묻는다

 

소복이 쌓인 눈밭에

그림자 긴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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