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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이생에서 사랑할 수 없다면 - 11 /김용국
게시물ID : lovestory_86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헤헹(가입:2012-01-29 방문:1323)
추천 : 2
조회수 : 2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11 1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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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26×42x11Cm. 조합토+테라시즐레타. 홍미자


 
 
이생에서 사랑할 수 없다면


이생에서는 사랑할 수 없다면
다음 생에서는 사랑이 가능한가요.

한 세상이 지고
다른 세상이 오는 시간을
겁劫이라고 하지만,

내 비단 속옷으로
당신의 무쇠 마음을 열리게 하는 시간보다 길까요.

아직도 도달하지 않은
저 뒤편 별빛보다 더 먼 겁劫의 기다림.

잠들고 꿈꾸면 한 생애이듯
죽어 스스로 아득해 지면
한두 겁劫도 쉽게 가겠지요.

그때는 정말 당신의 사랑이 가능한가요.


 
 
나는 얼마 전에 친구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일 년에 한두 번 식사하고 차를 마시는 사이입니다.
얼마 전 두 사람의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어느덧 남자와 여자의 머리에는 드문드문 흰머리도 내렸습니다.

가을이었지요.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고 한 여자는
“당신과 내가 처음 알게 된지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습니다.
남자는 머뭇거립니다. 여자는 “이십오 년”이라고 스스로 답합니다.

한 여자는 먼 곳을 쳐다보며 말합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그리고는 한 여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서서히 차오르다 떨어집니다.
한 여자의 어깨도 손가락도 여울처럼 떨립니다.
한 여자는 떨림이 잠시 멈추자 다시 말합니다. 아니 묻습니다.
“이생에서는 우리 함께 할 수 없으니 내생에서는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한 남자가 물었다지요. “어떻게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있겠냐하고요.”

그러자 한 여자가 대답합니다. “당신이 마음만 열어준다면 ‘잠들고 꿈꾸면 한 생애이듯/
죽어 스스로 아득해 지면 /한두 겁도 쉽게 가겠지요.’”라고.

ㅡ한 남자도 자신의 아주 깊은 곳에서 떨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자신도 언젠가는 흘려야 되는 눈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겁劫은 불교에서 천지가 한 번 개벽한 때부터
다음번에 개벽할 때까지의 오랜 동안을 이르는 말입니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유순由旬(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의
큰 바위를 1백년마다 한번 씩 비단 옷자락으로 닦아서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져도 겁은 끝나지 않는다는 시간입니다. 영원의 시간이지요.

우리는 오늘 하루만 살 것처럼 삽니다.
그러니 우리의 관계나 사랑은 짧고, 생활은 힘들고, 각박하고, 건조할 수밖에 없지요.

오늘은 영원이라는 시간에 자신의 영원한 사랑을 새기는 그 한 여자를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있다면 그 한 여자의 몫일 겁니다.
출처 http://www.newsroad.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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