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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아내 알아가기 - 15 /김용국
게시물ID : lovestory_869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헤헹
추천 : 1
조회수 : 3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2/13 14: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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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3, Ceramic, 50x30x30cm, 유성이


 
아내 알아가기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아내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었다.

내가 백반을 좋아하면
아내도 백반을 좋아했으며
내가 짜장면을 좋아하면 
아내 역시 짜장면을 좋아했다.

내가 서부활극을 좋다고 하면
아내 역시 그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내가 모차르트나 베토벤을 들을 때라도 아내는 함께 좋아했다.

문학과 미술은 어떤가.
그것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아는지 모르는지 손뼉을 치기도 했다.

정치적 소양도 틀림없이 같았다.
나는 아내가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부턴가 아내는 나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뉴스를 보자고 하면 아내는 '먹방'을 보고
내가 '동물의 왕국'을 보자고 하면 아내는 연속극을 본다.
아예 TV리모컨을 주지도 않는다.

내가 익은 김치를 찾으면  아내는 설익은 김치를 찾고
내가 커피를 끓이면 아내는 녹차를 끓인다. 
내가 일찍 자면 아내는 늦게 자고, 
내가 일찍 일어나면 아내는 늦게 일어난다.
선거 때만 되면 
아내와 나는 정당이 다른 후보처럼 싸우기도 한다.

아내와 나는 같은 점이 없다.
이제껏 아내는 슬쩍슬쩍 나와 같은 것처럼 흉내를 냈을 뿐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같지 않았다.
같다고 내가 착각했을 뿐이다.
어쩜 아내는 남들보다도 더 다른 사람일 수도 있었다.

아내와 내가 같지 않다는 걸 지금에야 비로소 알아간다.
나와 같은 것만 알고 나와 다른 것을 모른다는 건 반만 아는 것.
'같은 아내'와 반생을 살았으니
남은 반생은 '다른 아내'와 사는 것에도 솔솔 재미를 낼 때다.

 
많은 사람들은 좋은 관계가 자기가 잘해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상대방에게 선의를 베풀고 협조를 해서 그랬다는 거지요.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 수가 있습니다.
자기가 아니라 상대방이 좋은 관계를 만들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나도 그랬으니까요. 우리 가정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이렇게 편하게 유지되는 것은
무엇보다 내 노력이 컸다고 말입니다.
결혼 생활이 얼마 지나고 나서 아내가 자신의 뜻과 의지를 내보이기
시작하자 이런 생각이 삐걱거렸습니다.
가정의 평화(?)가 사실은 내가 아니라 아내가 만든 것이었지요.
나의 나쁜 버릇을 눈감아주고 짜증을 받아주고 여러 가지 어렵고
번거로운 일을 아내가 대신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지요.

가정에서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도
나름 잘 살아내는 이유는 아내가 남편을 남편이 아내를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사랑과 이해와 관용이과 소통이지요.
이것이 행복한 부부들의 덕목이겠지요.

나는 내 아내와 이제껏 나름 편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것이 모두 아내의 노력이었습니다, 이제껏 아내는 나의 비위를 맞추려고
얼마나 노력했겠어요. 자신이 좋아하지 않은 음식도 나를 위해서 만들어야 했고,
나를 위해서 아내는 자신의 시간도 아끼지 않았겠지요.
내가 좋아하면 보기 싫은 TV채널도 돌리지 않았겠지요.
내가 하기 싫어하는 모든 일을 아내는 묵묵히 했을 겁니다.

이제는 내가 아내에게 이렇게 해야 될 때가 된 거지요.
이것이 ‘아내 알아가기’의 시작이랍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타인도 변하지 않습니다.
출처 http://www.newsroad.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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