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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너는 내 속에서 샘 솟는다
게시물ID : lovestory_878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6/24 07:38:51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i3i8atXB5ZA






1.jpg

김승희새벽밥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2.jpg

박노해회향

 

 

 

부처가 위대한 건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 아니다

고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다

 

부처가 부처인 것은

회향(廻向)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을 크게 되돌려

세상을 바꿔냈기 때문이다

 

자기 시대 자기 나라

먹고 사는 민중의 생활 속으로

급변하는 인간의 마음속으로

거부할 수 없는 봄기운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욕망 뒤얽힌 이 시장 속에서

온몸으로 현실과 부딪치면서

관계마다 새롭게 피워내는

저 눈물나는 꽃들 꽃들 꽃들

 

그대

오늘은 오늘의 연꽃을 보여다오







3.jpg

이병률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해가 진다

나는 나만을 생각하느라

다리를 건너다

다리에서 한없이 쉰다

 

우리가 우리만을 생각하는 것도 모자라

나는 나만을 생각하고

그 이유에 관여하는 것들이 우주의 속살로 썩는다

 

생각을 앉히고

생각 옆으로 가 앉지만

나는 지렁이

 

나는 나만을 생각하여서

나에게 던진 질문 따위로 흘러내리고

그러고도 지구를 지구의 손금대로

살게 할 수 없음을 방관하면서

 

해가 진다

고개를 들 수 없는 땅을

끊어지지 않는 몸으로 기어야 해서

나는 나만 생각하느라

참으로 그래서

해가 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별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나는 한사코 나만 생각하는 것이고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채

나에게로만 가까워지려는 것이다







4.jpg

마경덕어처구니

 

 

 

나무와 돌이 한 몸이 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

 

근본이 다르고

핏줄도 다른데 눈 맞추고

살을 섞는다는 것

아무래도 어처구니없는 일

 

한곳에 붙어살며 귀가 트였는지

 

벽창호 같은 맷돌

어처구니 따라

동그라미를 그리며 순하게 돌아간다

 

한 줌 저 나무

고집 센 맷돌을 한 손으로 부리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일







5.jpg

정현종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 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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