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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사, 그 아픈
게시물ID : lovestory_890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2
조회수 : 21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9/12/21 10: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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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ㅇㅇ사, 그 아픈 




 오랫동안 껄떡댔던 그녀의 전화 왔네

 난데없이 ㅇㅇ사로 놀러갈까 물어보네

 나는야 콧노래 부르며 무기부터 점검하고


 요령소리 울리면서 약속 장소 달려가서

 옆자리에 올라타니 무릉도원 가는 기분

 길 옆의 모텔들에게 눈도장도 찍어 주고


 얼굴이며 가슴이며 다리며 엉덩이를

 샅샅이 스캔하며 나 혼자 결정했네

 그녀의 사랑에 묻혀 남은 인생 탕진키로

 

 여승들만 산다는 ㅇㅇ사에 당도하니

 풍광이 멋지더라 그녀는 더 예쁘고

 솔향기도 바람과 와서 그녀 뺨을 훔치더라


 그래도 우짤 끼고 절까지 들왔으니

 이곳저곳 돌아보고 사진도 몇 장 찍고

 대웅전 불상 앞에선 기도도 올렸는데


 두 눈을 살폿 감고 합장한 옆 얼굴을

 황홀하게 바라보며 침도 몇 번 꼴깍했고

 살짝 다문 그녀 입술을 훔치고도 싶었는데


 금욕의 땅에서도 내 마음은 모텔인데

 오늘따라 부처 얼굴 유난히도 예쁘댄다

 나는야 가시나 니가 세상에서 젤 예쁘다


 그녀 기도 길게 하데 짜증나게 길게 하데

 비빔밥 한 그릇에  빨리 가자 보챘는데

 아뿔싸 오호통재라 차 열쇠를 못 뺏었네


 할 수 없이 옆자리에 또 그렇게 앉았더니

 카레이서 울고 간다 그녀의 운전솜씨

 순식간에 모텔 몇 개로 배경을 만드는데

 

 잽싸게 머리 굴려 똥 싼다고 발광해도

 그녀는 못 들은 척 가속 페달 더 밟는데

 모텔들아 너흰 알리라 그날의 내 심정을


 우쨌거나 각설하고 신작로에 들었는데

 어찌어찌 차를 세워 입술은 덮쳤는데

 그녀가 평생친구가 되자면서 우는 거라


 가시나야 남녀간에 친구가 뭔 개소리

 말도 안될 소리는 하지도 말라면서

 싫으면 싫다 하라고 씅질을 부렸지만


 나만큼 사랑하고 나만큼 아프단 걸

 그때 처음 깨달았어 바보처럼 말이야

 그녀의 가슴앓이가 내 가슴도 울렸어


 별러서 간 무기도 삽시간에 녹이 슬고

 그녀를 웃게 하던 내 말빨도 빛을 잃어

 하염없이 우는 그녀를 껴안고만 있었어


 세상에 영원한 게 무엇이 있겠는가

 사랑보다 더 사랑하겠다던 그녀도 떠나가고

 죽어도 사랑하겠다던 나 또한 식었으니


 그날 내가 끝까지 옷이라도 벗겼다면 

 우리들의 사랑이 영원할 수 있었을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기라도 했다면



**

 이상도 하지요? '절'이 글에 등장하면 왠지 시조형식으루다가 써야만 될 것 같은 의무감이랄까, 사명감이랄까 그런 기분이 드는 겁니더. ㅎㅎㅎ. 그래서 시조 흉내를 내봤구요. 

 우쨌거나 지금까지 제가 쓴 잡설 중에서 이게 젤로 마음에 듭니더. 제 개성과 진정이 많이 드러난 것 같구요.

 이 글이 벗님들의 마음에도 들면 더 좋겠습니더. 


https://youtu.be/ZVIdecyw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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