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존감 소설]불행하지 않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893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절씨구베이베(가입:2016-02-27 방문:1181)
추천 : 1
조회수 : 1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2/01 16:38:07
옵션
  • 창작글
[자존감 소설]불행하지 않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남성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노인에게 질문했다. 

남성 :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질문 드립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전 선생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살면 인생은 불행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노인 : 내가 어떻게 살라고 말했나?

남성 : 본인 기준에 행복이라면 행복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삶이라 생각합니다.

노인 : 어떤 부분에서 잘못되었는지 설명해보겠나?

남성 : 만약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불행이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럼 그 사람은 불행하게 살면서 스스로 행복하다 착각하고 사는 것 아닐까요?

노인 : 그럼 자네가 생각하는 불행한 삶이란 무엇인가?

남성 : 성적이 낮아 친구들에게 무시되는 학생이나, 어울릴 사람이 없어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나, 가난해서 여행 한 번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은 불행하다 생각합니다.

노인 : 그 사람들이 자신 삶에 만족하면 행복이야. 공부를 못해도 다른 걸 잘 하면 되고, 어울릴 사람이 없으면 혼자 잘 놀면 되고, 꼭 여행을 가야만 즐겁게 사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그런 삶이 불행하다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

남성은 잠시 말이 없었다. 조금은 당혹스러운 듯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입술을 물고 잠시 뜸을 들인 후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남성 : 전 사실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 했습니다. 부모님은 부자는 아니었어도 가난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고, 해외여행도 자주 다녀왔고요. 그래서인지 결핍이 많은 사람들은 불행한 것처럼 생각됩니다. 

노인 : 결핍이 많은 사람들? 어떤 사람들이 결핍이 많은 사람들인가?

남성 : 이런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보다 못사는 사람들이 결핍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노인 : 그럼 못산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나?

남성 : ... 저보다 경제적 수준도 낮고, 가진 것도 적고, 안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 같습니다.

남성의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몇 사람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남성의 이야기가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난 척을 하는듯한 태도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 수밖에 없었다. 노인은 웅성거리는 사람들은 진정시키고 남성에게 다시 질문했다.

노인 : 자네가 불행이라 생각하는 상황이 많이 싫은가?

남성 :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하고, 소외되고, 무시되고, 외롭고, 가난하고, 병든 삶... 이런 것들이 끔찍이 싫습니다. 

노인 : 그럼 반면에 공부하는 건 좋아했나? 일하는 건 어떤가? 충분히 즐기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나? 아내를 충분히 사랑하고, 아이들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남성 :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돈 버는 걸 즐거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배우자를 사랑해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이혼하면 안 되니까 그냥 사는 거지요.

노인 : 그래서 자네는 지금 충분해 행복한가? 자네가 생각하는 불행의 기준을 모두 넘어섰는데, 행복하냐 말이야.

남성 : 그건...

그의 삶에는 실패도 없었고, 소외도 없었고, 무시도 없었다. 그는 병들지도 않았고, 가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을 무시할 정도로 많은 것들을 이뤘지만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인 : 많은 것을 이뤄서 자랑스러운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 산다고 자랑하고 싶었나? 그런데 지금 사람들을 둘러보게. 자네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아무도 없지 않는가? 

남성 : 선생님. 전 많은 것을 이뤘고, 많은 것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불행에서도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행복하지 않은 걸까요.

노인 : 가난하지 않은 건 그냥 가난하지 않은 거지 부자가 되는 건 아니야. 병들지 않은 건 그냥 병들지 않은 거지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야. 무시되지 않은 건 그냥 무시되지 않는 거지 존경받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남성 : 어떤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노인 : 불행하지 않은 건 그냥 불행하지 않다는 거야, 행복한 삶이 아니란 말일세. 자네를 탓할 생각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자네처럼 살려고 하거든. 불행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을 벗어나면 행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하지만 그건 그냥 불행하지 않은 것뿐이지 행복한 삶이 아니야.

남성 : 그럼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건가요?

노인 : 실패와 열등감, 무시와 소외, 외로움과 무관심, 미움과 갈등... 이런 것들을 살면서 피할 수 있는가?

남성 : 노력하면 가능한 것 아닐까요? 그런 것들이 없어야 행복한 삶 아닐까요?

노인 : 그래서 자네가 많은 걸 가져도 행복하지 않은 거야. 예수님은 사람들의 무시를 피할 수 있었나? 부처님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나?

남성 : 아닙니다. 그분들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노인 : 그래, 예수님이나 부처님도 피할 수 없는 것들을 자네가 어떻게 피할 수 있다는 건가? 자네는 신도 이룰 수 없는 불가능을 꿈꾸는 거야. 그러니 불행하지. 

남성 : 하지만 무시되면 불행한 것 아닐까요?

노인 : 사람들의 무시는 그냥 무시지 불행이 아니야. 예수님이나 부처님도 대중에게 무시된 적이 있어. 지금도 타 종교의 성인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분들이 불행하게 사셨나? 오히려 본인의 행복을 넘어 대중을 행복하게 해주시려 했던 분들 아닌가?

남성 : 하지만 그런 것들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인 : 지금 자네가 가진 것들을 이루는 과정이 즐거웠나?

남성 : 그렇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고통스러웠습니다. 

노인 : 오늘부터 신나게 놀아보게.

남성 : 예? 어떤 말씀이신지...

노인 :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달라. 아이들을 생각해보게나. 넘어지기 싫어서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있나? 무너지는 것이 싫어서 블록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있나? 고무줄이 끊어지기 싫어서 고무줄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없다네. 이런 아이들의 표정은 얼마나 밝은가? 이게 행복이라네.

남성 : 놀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노는 것처럼 살라는 말씀이시지요?

노인 : 그렇다네. 자네의 삶 속에서 신나게 놀게. 일을 가지고 놀고, 노는 것처럼 돈을 벌고, 아내와 아이들과 신나게 놀게.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놀듯 말이야.

남성 : 그러고 보니 놀아본 적도 노는 것처럼 일한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사 진진해야 했고, 실패하면 자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돈도 죽을 각오로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는 것처럼 살면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워왔습니다. 아버지는 강압적이셨고...

노인 : 그래, 누군가에게 잘못 배웠겠지. 그래서 지금까지 행복하지 않은 건 자네 잘못이 아니라네. 하지만 지금부터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자네의 잘못이야. 

남성 : 예, 어떤 말씀이신지 알 것 같습니다.

노인 : 명심하게. 실패는 불행이 아니라네. 실패는 그냥 실패지. 진짜 불행은 일을 하기 싫어하며 억지로 하는 거야. 그 사람이 진짜 불행한 사람이야.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가지고 놀아야 행복이라네. 무시되는 건 불행이 아니야. 무시는 그냥 무시지. 진짜 불행은 곁에 있는 사람과 살기 싫어하면서 억지로 사는 거야. 그러니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신나게 놀게. 그게 행복이라네.

남성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조금 비친 눈물을 훔쳤다. 그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조금은 측은하게 그를 보기도 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노인의 말을 되짚는 사람도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를 깨고 한 여성이 큰 목소리로 노인을 불렀다.
출처 내 블로그
https://blog.naver.com/addictherapy/221792573691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댓글쓰기
리스트 페이지로
데이터절약모드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게시판요청 자료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