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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마드모아젤 사강 (17) ㅡ19금 절때로 아님.
게시물ID : lovestory_896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2
조회수 : 7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3/17 21: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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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연재》
  아듀, 마드모아젤 사강 17


 
 나는 말순이에게 열심히 기타를 배웠다. 말순이 아무리 가르쳐도 별 진전이 없는 나를 보고 진짜 음치라고 타박할 때는 자만심도 상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어쩌든지 나는 빨리 기타를 배워야만 했다. 

 내가 기타에 매달려 있는 동안 시봉넘들은 제대로 된 캠프 파이어를 하겠다고 한달하고도 열흘은 불을 지펴도 될만큼 나무를 해왔다.

 해가 빠지기 전부터 모닥불 대형으로 둘러앉은 우리는 말순이의 능숙한 기타에 맞춰ㅡ이날은 야외 전축이 쓸모가 없었다ㅡ 신나게 놀았다. 수건을 돌려서 술래에게 노래를 한 곡씩 부르게 하고, 노래를 안하는 애들은 물을 먹이는 장난을 했다. 말순이의 단독 공연도 봤다. 모닥불에 점화를 했을 때 우리는ㅡ당연히 팔선녀들을 포함해서ㅡ 불을 처음 본 원시인처럼 탄성을 지르며 발광을 하고, 몸부림을 쳐댔다.

 내가 주재해서 5:7 즉석 미팅도 했다ㅡ예쁜 여자애들이 천지베까리인 나는 당연히 스스로 제외를 했다. 사다리 타기를 조작해서(미리 알려줘서) 그나마 조금 예쁜 말순이를 봉필이의 짝이 되도록 만들었고, 현재 여자친구가 없는 두 넘도 ‘꽝’이 비켜나도록 해줬다. 졸지에 여자친구가 생긴 세 넘은 입이 찢어졌고, 여자애들도 그런대로 불만이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웃고, 떠들며 더없이 즐겁게 놀았다. 

 그런데 9시가 좀 지나서였다. 

 “야아, ㅇㅇ, 느그들 재밌네!”  

  욕을 해대면서 토박이 다섯이 나타났다. 딱 봐도 논두렁 깡패들이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지 두 넘은 머리가 많이 길었다. 나는 튀어 나가려는 봉필이를 제지하면서 시봉넘들에게 짧게 내뱉았다. 

 “약속했제!” 

 어떤 일이 있어도 싸우지 않기로 한 약속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상필이가 정색을 하며 싫은 표정을 지었다. 

 “종내기야, 여기는 우째 찾았노?"

 “가시나, 지랄하고 있다! 니가 뛰봤자 부처님 손빠닥이다!”  

 여기서 살다가 상필이는 중 2때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고 했다. 그래서 이 장소를 알고 있었고, 읍내 터미널에서 버스를 내려서 오는 중에 우연히 국민학교 동창인 이넘을 만났고, 이넘은 논두렁 깡패 네 명을 더 데리고 짝을 맞춰서 찾아온 것이었다.

 나는 아차, 싶었다. 이곳이 아무나 찾아올 수 있는 장소가 아니란 걸 나는 지나치고 말았던 것이었다. 팔선녀들이 왔을 때 그 생각을 했어야 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없었는지를 물어봐야 했다. 출발하기 한참 전부터 특히 토박이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시봉넘들에게 누누이 강조했던 나였다.

 꼭 문제가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넘들은 눈빛이 날카로운 것이 예사 논두렁 깡패는 아닌 것 같았다. 어떤 넘은 술냄새도 풍기고 있었다.

 그넘들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만도 했다. 나름 어떤 기대를 하고 왔을 터인데 우리가 떡하니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넘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줬다.

 “반갑다. 잘 온나! 우리, 같이 놀자!”  

 그리고 봉필이에게는 절대로 가만 있으라고 눈치를 주고 말순이를 따로 불렀다.

 “느그 여기 있으머 우리 분명히 싸움 날 것 같다. 니가 봐도 글체? 내가 느그들 가서 잘 집 맹글어 주께 여기서 놀다가 내가 신호하면 거기 가서 자라. 알았제?”

 말순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애들에게도 그리 말하겠다고 했다.

 상규도 살며시 불러서 외갓집에 갔다 오라고 했다. 

 “갑자기 여자친구들이 찾아왔는데 잘 데가 없어가 델꼬 올 거라 캐라. 재워 줄 수 있냐꼬 물어보라고. 그라머 느그 외숙모 니 착하다꼬 좋다 칼 끼다.“  

 불청객이 찾아오니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말았다. 이래선 내가 짠 작전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어떻게 하든지 시간을 끌어야 했다. 

 내가 사회를 자청해서 나섰다. 

 “우리 무포 명성고의 모범생 클럽인 봉브라더스의 여행지에 본토 친구들이 출연을 해좄습니다. 먼저 귀한 걸음 해주신 본토 친구들에게 열화와 같은 함성과 박수 부탁드립니다!”

 내가 끊임 없이 눈을 껌벅거렸으므로 눈치를 챈 뽕브라더스 멤버들과 팔선녀들이 힘찬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우렁찬 함성과 박수에 그넘들은 좀 어리둥절한 모양이었다.

 “열렬한 함성과 박수, 좋습니다. 이렇게 멀리 와서, 이렇게 멋진 친구들을 알게 돼서 영광입니다. 우리, 오늘 진짜로 재밌게, 멋지게 놀아봅시다. 그런 의미에서 본토 친구들의 자기소개와 인사말씀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함성, 박수우!”  

 다시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오고 나는 토박이들을 한넘씩 불러세웠다. 그리고 뽕브라더스 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는 싫다는 넘들에게 억지로 노래까지 한 곡씩 시켰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했다. 그넘들이 노래할 때엔 팔선녀들이 얼마나 열렬하게 환호하는지 저러다가 진짜 팬티를 벗어서 던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본토 친구들 전부 노래가 진짜 카수 뺨칩니다. 내 평생에 이래 노래 잘하는 남자들 첨 봤습니다. 다음에는 부산이 인정하고, 한국이 인정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카수 킴 마리안느, 마리안느 킴ㅡ내가 즉흥적으로 지은 말순이의 예명ㅡ의 축하 공연이 있겠습니다. 열렬한 함성, 박수우우!” 

 다시 말순이의 공연이 시작되고 상규가 돌아왔다. 예상했던 대로 외숙모가 여부가 있겠냐면서 방을 치워놓겠다고, 보내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상규 외갓집에 신세를 많이도 지고 있었다. 

 공연은 30분 넘게 계속됐다. 그넘들은 우리에게 시비 걸 꼬투리를 잡으려 안간힘을 썼겠지만, 우리는 아랑곳 않고 신나게 놀았다. 


  ㅡ18편에서 계속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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