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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하늘에서 모래알이 쏟아지고 있었다
게시물ID : lovestory_902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
조회수 : 2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6/29 08:06:24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최승호마을

 

 

 

나비처럼 소풍 가고 싶다

나비처럼 소풍 가고 싶다

그렇게 시를 쓰는 아이와 평화로운 사람들은 소풍을 가고

큰 공 굴리는 운동회 날

코방아를 찧고 다시 뛰어가는 아이에게

평화로운 사람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산사태는 왜 한밤중에

골짜기 집들을 뭉개버리는가

곰은 왜 마을을 습격하고

산불은 왜 마을 가까운 산들까지 번져오는가

한밤중에 횃불을 드는 마을의 소리

한밤중에 웅성거리는 마을의 소리

 

우리들은 고슴도치의 마을에서

온몸에 가시바늘을 키운다

평화로운 사람은 문을 걸고

잠속에서도 곰에게 쫓길 것이다

 

우리들은 고슴도치의 집에서

돌담을 높이 쌓는다

평화로운 사람은 한숨을 쉬고

문풍지 우는 긴 겨울밤엔 장자(莊子)를 읽으리라







2.jpg

신동집빈 콜라병

 

 

 

빈 콜라병에는 가득히

빈 콜라가 들어 있다

넘어진 빈 콜라병에는

가득히 빈 콜라가 들어 있다

 

빈 콜라병에는 한 자락

밝은 흰 구름이 비치고

이 병을 마신 사람의

흔적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는다

 

넘어진 빈 콜라병은

빈 자리를 생각고 있다

그 옆에 피어난 들국 한 송이

피어난 자기를 생각고 있듯이

 

불고 가는 가을바람이

넘어진 빈 콜라병을 달래는가

스스로 풀어내는 음악이

빈 콜라병을 다스리고 있다







3.jpg

김종문샤보뎅

 

 

 

하늘에서 모래알이 쏟아지고 있었다

인간은 바람결에 소리를 내며 이루고 있었다

평원과 산을 생각하는 모래알처럼

 

인간이 죽어간 폐허 위에

집을 지으며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었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생각하며

 

사막에서 떠나 살 수 없는 체념에서 해골바가지를 들고

오아시스를 찾는 여정을 더듬어 가고 있었다

 

태양이 흘리며 간 적은 핏자국들은

뉘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태양의 유형(流刑)처럼

 

하늘에서 모래알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도땅도사막

저 멀리 사막 사이를 가도 있었다

검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운 여인이







4.jpg

양성우꽃상여 타고

 

 

 

꽃상여 타고 그대

잘 가라

세상에 궂은 꿈만

꾸다 가는 그대

이 여름 불타는 버드나무

숲 사이로

그대 잘 가라 꽃상여 타고

그 가슴에 돋은 칼로

슬픔을 자르고

어이어이 큰 눈물을

땅 위에 뿌리며

그대 잘 가라

꽃상여 타고







5.jpg

박용래먼 바다

 

 

 

마을로 지우는 언덕

머흐는 구름에

 

낮게 낮게

지붕 밑 드리우는

종소리에

 

돛을 올려라

 

어디메막 피는

접시꽃 새하얀 마디마다

 

감빛 돛을 올려라

 

오늘의 아픔

아픔의 먼 바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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