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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푸른 하늘이 고여 있다
게시물ID : lovestory_90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2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7/09 08:52:44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임강빈

 

 

 

언제부터인가

새는

 

울고 있거나

아니면

참회(懺悔)하는 노래일 것이다

 

또는

자비(慈悲)와 같은

 

그런 웃음이나마

경경(卿卿새겨가는 것인가

 

울고 있는 것인지

웃음 같은 것인지

 

스스로 분간 못하는

 

차라리

자유롭지 않아도

좋았을 날개를

 

또 한 번 하늘 높이

펴보는 것이다







2.jpg

김영랑그 밖에 더 아실 이

 

 

 

그 밖에 더 아실 이 안 계실거나

그이의 젖은 옷깃 눈물이라고

빛나는 별 아래 애닯은 입김이

이슬로 맺히고 맺히었음을






3.jpg

오세영발자국

 

 

 

누가 밟고 갔을까

진흙밭에 찍힌 숲 속의 작은 발자국 하나

지난 밤에 내린 빗물로

푸른 하늘이 고여 있다

하늘에

흰구름 하나 떠 있다

나비 한 마리 나래 접고

적막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오후

초가을 단풍이 곱다

 

내 가슴에 남겨놓은 당신의

발자국 하나







4.jpg

박목월청밀밭

 

 

 

달안개 높이 오르고

청밀밭 산기슭에 밤 비둘기

스스로 가슴에 고인 그리움을

아 아 밤길은 간다

풀잎마다 이슬이 앉고

논귓물이 우는 길을

달빛에 하나 하나 꿈을 날리고

그 떠가는 푸른 비둘기

눈물어린 눈을 향긋한 달무리를

길은 제대로 숨어 버렸다







5.jpg

김남주달도 부끄러워

 

 

 

차마 부끄러워

밤으로 찾아든 고향

달도 부끄러워 숨어 버렸나

보이는 것은 어둠뿐

들판도 그대로 어둠으로 깔리고

어둠으로 보이는 것은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허수아비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어둠으로 기어든 마을

똥개도 부끄러워 짖지를 않나

길은 넓혀졌지만 지붕도 벗겨졌지만

개똥불처럼 전깃불도 가물거리지만

원귀처럼 소소리처럼 들리는 한숨

소리 껍데기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도둑처럼 밀어 여는 사립문

고양이도 부끄러워 엿보지 않나

텅 빈 마당이 허전하고

텅 빈 마굿간이 허전하고

발길에 밟히는 것은 소스라치게 놀라

달아나는 쥐새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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