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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그 지점부터(2)
게시물ID : lovestory_905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설이취미
추천 : 1
조회수 : 2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9/04 09:34:54

나는 미용실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오후에 회사의 중요한 미팅이 있어 오전에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려고 미용실에 갔다. 오늘 미팅은 회사의 투자자를 만나는 아주 중요한 미팅이었다.

 

제가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단정하게 잘라주세요. 부탁합니다. 원장님

 

걱정 마세요. 제가 또 네임드 미용사잖아요. 맡겨만 주세요. 모델 뺨치는 키와 몸에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원장이 자신 있게 말했다.

 

머리카락을 들었다 놨다 하며 유심히 살펴보더니 거침없이 자르기 시작했다. 사각사각 거리는 가위질 소리가 내 귀를 통해서 들어왔다. 원장은 머리를 자를 때 말없이 머리만 잘라서 좋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가위질 소리가 멈췄다. 무슨 일이 있나 살포시 눈을 떴다. 원장은 갑자기 머리를 잡더니 중심을 잡지 못했고 결국 쓰러졌다. 나는 매우 당황했고 사람을 불렀다. 주변은 매우 소란스러워졌다. 메탈 손목시계를 보며 초조한 마음에 식은땀이 났다.

 

저기 원장님 갑자기 왜 쓰러지셨죠? 나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머리카락을 쓸고 있는 키 작은 여성분에게 물었다.

 

아마 혈당이 떨어지신 것 같아요. 오늘 풀 스케줄이라서 아무것도 안 드셨거든요. 그녀는 빗자루 질을 멈추고 대답했다.

 

그럼 언제 돌아오는 거죠? 나는 시계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잠시만요. 전화 좀 해볼께요. 그녀는 구석에서 전화를 끝내고 다시 왔다. 병원에서 수액 맞고 휴식 취하면 5시쯤이라고 해요.

 

5? ... 이러면 안 되는데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녀에게 도박을 걸었다. 저기 혹시 일단 당신도 미용사죠?

 

.. 뭐 일단 그렇죠. 그녀는 소심하게 말했다.

 

저 머리 좀 잘라주세요. 1시에 미팅이 있는데 그 전에 잘라야하는데 부탁합니다.

 

근데 저 경험이 별로 없는데요. 괜찮으신가요? 그녀는 일단 빗자루를 놓고 가위를 집었다.

 

네 괜찮습니다. 나는 그렇게 부탁했고 도박을 했다.

 

눈을 감으니 가위질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원장만큼의 부드러운 가위질 소리는 아니지만 일단 그녀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 끝났는데요. 조금 이상하게 됐는데.. 그녀는 안절부절 했다.

 

나는 눈을 뜨고 그녀를 힐끔 보았고 머리스타일의 상태를 봤다. 앞머리는 단정하게 정리가 되어있어 조금 놀랐다. 이 정도면 괜찮다싶었다. 그리고 뒷머리를 보기 위해 거울을 부탁했다.

 

저기 거울 좀 주시겠어요? 그녀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거울을 숨겼다.

 

시간이 없습니다. 나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말했고 그녀는 거울을 나에게 주고 도망치듯이 사라졌다. 신경 쓰지 않고 거울에 반사된 뒷머리를 보고 기겁을 했다. 표현을 하자면 마치 평평한 모래사장에 누군가 깊은 구멍을 판 듯한 흔적이 보였다.

 

그녀에게 당장이라도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일단 거래처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었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갔다. 목적지는 조용한 한 카페였다. 카페 정원에는 나무로 만든 그네와 벤치가 있었고, 관리를 잘한 것으로 보이는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있었다. 비어있는 머리 부분을 애써 만지작거리며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 안에는 회사를 같이 설립한 회사동기가 있었다.

 

미리 도착해있었어? 나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너무 게으른 거 아니야? 그는 약간 비꼬듯이 말했다.

 

나는 찝찝한 마음에 계속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그는 궁금한 듯 물었다.

 

야 왜 이렇게 머리를 만지냐 무슨 탈모라도 있냐? 어디한번 봐봐

 

나는 손을 살포시 떼고 그에게 보여줬다.

 

이야 너 머리에 싱크홀이 있는데? 이거 환불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나는 살짝 화났지만 물로 화를 식히고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진짜 운도 더럽게 없었네. 일단 미팅할 때 최대한 그 구멍 감춰둬라.

 

알았어. 근데 이번에 우리가 만든 신약2개 자료 가져왔지?

 

당연히 가져왔지 짜잔. 그는 자신의 서류가방을 뒤지며 자료들을 꺼냈다.

 

나는 창문 밖을 보는 순간.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세단이 세워졌고 세단에서 180cm 조금 안되는 남성이 내렸다. 대략 40대 정도로 보였고 약간의 푸른색이 도는 정장, 검은색 넥타이, 반짝이는 검은색구두를 싣고 카페로 오고 있었다.

 

. 오신 것 같은데? 나는 그를 툭툭 치며 말했다.

 

왔다고? .. 알았어 긴장하지마.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너가 제일 긴장한 거 같은데. 일단 평소대로 하자

 

그가 카페 안으로 들어오고 두리번거리며 찾고 있었다. 나는 앉아있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먼저 인사함으로써 우리가 있는 자리를 알렸다.

 

안녕하세요. 스타트 케미컬 이사로 있는 니지호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메디컬 폴 페이션트(MFP) 나츠키 입니다. 옆 친구는 히로라고 합니다.. 3명은 서로 소개를 하며 명함을 건네주었다.

 

나는 개발 중인 탈모 약과 진통제 대한 효과를 설명하며 필사적으로 어필했다. 투자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중하게 듣고 있었다. 그도 당연히 몇 가지 질문들을 했다. 가격은 얼마인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완제품은 언제까지 걸리는지 등등..

 

말을 주고받다가 선풍기 바람 때문에 서류가 떨어졌다. 그것을 주우려고 하는 순간 구멍 난 머리를 그에게 보이고 말았다.

 

당신... ...머리

 

아니. 이건 말이죠 어. 나는 벌써 다른 투자자를 알아봐야하나 생각했다.

 

당신도 그런 콤플렉스가 있었나요? 저도 그런데 뭔가 동질감이 느껴지는군요 허허. 그도 자신의 구멍 난 머리를 보여주며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당황했지만 능청스럽게 넘겼다. 저도 몇 년 전부터 부분탈모라서 탈모 약을 만들게 됐습니다.

 

마음에 들었어요. 약에 대한 설명 들어보니 투자에 대한 큰 리스크는 없을 것 같군요. 그는 테이블을 탁 치며 말했다.

 

나와 히로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기쁨을 맞이했다.

 

이야 성공할 줄 몰랐다. 우리는 서로 잔을 부딪쳤다.

그러게 나도 조금 놀랐어. 계약기간도 넉넉하게 잡았으니까 이 기회 놓치며 안 된다.

 

고맙다. 나츠키 내가 진짜 긴장해서 거의 말을 못했는데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괜찮아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까 약 개발에는 나보다 좀 더 힘써줘

 

아 맞다 너 머리 잘라준 사람한테도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구멍도 한 기여했잖아.

 

... 그런가

 

그렇지 어차피 돈도 환불 받아야 하잖아. 그냥 환불하러 가는 김에 따로 커피라도 마셔.

 

알았어. 그게 낫겠다. 나는 조금 남은 맥주를 다 마시며 시간이 남는 날에 미용실에 가기로 결정했다.

출처 http://www.joara.com/romancebl/view/book_intro.html?book_code=1483108&refer_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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