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풀
오라는 이 없어도
갈 곳 많은 나그네
날마다 무슨 일로 그리
바쁘냐 핀잔 소리 뒤로
할 일 찾아 돌고 도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그것이 요즈음 퇴직자
일상이라는 말도 있는
행여 여기서 일당이라도
아니면 저기서 알바자리
평생을 사무실에서
연필만 굴렸다는데
어느새 정년 하고
특별히 할 일 없어
한땐 참 잘 나간다
남들 부러움 사던
본인 애타는 속 모르는
지인은 화백이라 놀리고
집안 돈 들 일 많은데
어느듯 정년은 했는데
곳곳 수군수군하는 말
예순은 노인 아니라고
퇴직한 이
앞서나가는 이 등 뒤에
“ 있을 때 저축 좀 하지 ”
“ 그렇게 마시기만 하고 ”
“ 저축은 좀 해두었는지 ”
“ 노후 준비 잘해두겠지 ”
걱정 반 비웃음 반인데
인간관계 내일을 모르는
언제 무슨 일로 또 만나
무슨 말을 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했는데
옛 경험 많은 이 말씀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내가 먼저 소식 전하면
행여 무슨 부탁 하나
겁먹는다 말도 있고
그래서 먼저 하기도
일 년 동안 전화 한 통
오가지 않으면 번호 정리
정년
정년퇴직하면 사회초년생
누군 예순 고개 잘 넘기라
또 누구 말하길 퇴직 후
친국 같은 해방감은 잠시
오라는 곳 없고 갈 곳 없는
그래서 생긴 말 화백이라고
남 눈에는 참 여유 있어도
본인은 답답한 나날이라는
한편 각국 걱정은 급증하는
노령층 복지문제라는 말도
미리 생각 못 했던 노령층을
그 누구도 어찌할 방법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