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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그에게 매달려 봄을 지냈다
게시물ID : lovestory_927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12/28 22:22:04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박신지, 세한도(歲寒圖)




구름 한 점 없는 겨울 허공에

허리 굽은 노송 몇 그루

솔향기보다 짙은 묵향 어리다

삭정 바람 말고는 찾아올 손님 있을까

외딴 오두막 하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디까지 마음의 길 닿아 있을까

 

 

 

 

 

 

2.jpg

 

전성미, 꽃과 기억 사이




그가 나를 잊어가기 시작할 때 쯤

나는 줄곧 그에게 매달려

봄을 지냈다

피는 꽃들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그도 핀다는 것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절정에 이른 꽃잎들 떨어지고

순식간 연둣빛 속살들이 그 자리를 메꾼다

온통 푸른빛 속에서

조팝나무 가는 가지마다 흰 꽃을 달고 있다

달빛으로 환해진 그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오래도록

잎들이 꽃을 기억할 때까지

 

 

 

 

 

 

3.jpg

 

강유정, 청춘




비 내리는 단풍 끝 무슨 그리움이 남았는가

환하게 낡은 골목길 위로

우리는 젖어서 접었다 펴는 우산 사이

잠시 붉었다 지는 꽃이었다

 

 

 

 

 

 

4.jpg

 

김영재, 순간




당신이 내게 온

흔들, 바람이라면

나는 당신 앞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피었다

순간에 진들

어찌 꽃이 아니랴

 

 

 

 

 

 

5.jpg

 

문숙, 집착




그물망 속에 든 양파

서로 맞닿은 부분이 짓물러있다

간격을 무시한 탓이다

속이 무른 것일수록 홀로 견뎌야하는 것을

상처란 때로 외로움을 참지 못해 생긴다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상해서 냄새를 피운다

누군가를 늘 가슴에 붙이고 사는 일

자신을 부패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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