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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내 사소한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
게시물ID : lovestory_933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43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7/06 14:43:04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박연준, 붉은 체념




다리가 생겼어

목소리가 사라졌어

사랑을 영영 잃었으니

평생 손끝으로 말해야 해


물거품이나 될 걸 그랬지

 

 

 

 

 

 

2.jpg

 

배홍배, 그리운 이름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저장된 이름 하나를 지운다

내 사소한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

더듬거리며 차에서 내리는 나를

일격에 넘어뜨리는 가로등

일어나지 마라

쓰러진 몸뚱이에서

어둠이 흘러나와

너의 아픔마저 익사할 때

그리하여

이 도시의 휘황한 불빛 안이

너의 무덤 속일 때

싸늘한 묘비로 일어서라

그러나 잊지 마라

묘비명으로 새길 그리운 이름은

 

 

 

 

 

 

3.jpg

 

서덕준, 추방




눈가에 시 몇 편이 더 흘러내려야

나는 너 하나 추방시킬 수 있을까

 

 

 

 

 

 

4.jpg

 

오인태, 난감한 사랑




산은 좀체 안개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나도 그 산에 갇혀

꼼짝할 수 없었다


그 해 여름 내 사랑은

짙은 안개 속처럼

참 난감해서 더 절절했다

절절 속 끓이며

안으로만 우는 안개처럼

남몰래 많이 울기도 했다


이제야 하는 얘기다

 

 

 

 

 

 

5.jpg

 

임곤택, 뷰파인더




이런 때를 잘 잡아야 해

비가 그치면서, 해가 질 때

사람과 집들이

수천 개의 유리잔으로 보일 때


그리고 우리 며칠 만에 웃어보는지

붐비지 않아 다행이구나

부딪히다 보면 아무 데서나 멈추게 되거든


구름은 빠르고 으스스 추워지는 때 있지

한 손은 주머니 속에서 축축해지고

다른 손으로는 가방을 꼭 쥔


셔터를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봐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되는 곳까지

세상과

더는 세상이 아닌 곳


구름 걷히면서 해가 질 때

하늘과 지붕은 물웅덩이에 맞닿아 출렁거리고

신호를 기다리는 자동차들 일제히

공중으로 날아오를 찰나


한 프레임 전체가 커다란

공백이거나

아주 작은 공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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