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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드리는 꿈(10-2)
게시물ID : lovestory_95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1
조회수 : 14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5/09 12: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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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그대에게 드리는 꿈


    10. 신탁통치(2)



 “좋은 의견이오. 계속해서 임정의 승인을 요청은 하되 이제 기대는 완전히 버리기로 합시다. 나는 그래도 설마설마 했소. 어떻게 보면 오히려 잘 된 일일지도 모르오. 이제는 오직 우리 손으로 나라를 되찾고 지키는 수밖에 없소. 어느 나라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알게 된 것이오. 우리나라는 소련이 초강대국이 된 이상 지정학적 위치때문에 중립국이 아니면 강대국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힘들겠소. 지금 미국이 하는 태도를 보면 우리나라를 소련과의 완충지대로 이용하려는 것이 분명하오. 군사력에서 미국은 왜나라 보다 절대 우위요. 그런데 왜 왜놈들과 남방에서 지루하게 싸우고 있겠소. 왜나라를 온전하게 보전한 채로 자기네 것으로 만들려는 속셈이 아니라면 그 병력으로 바로 왜나라 본토를 무자비하게 공격해야 되는 것 아니겠소. 그랬다면 벌써 끝났을 전쟁이오. 그런 연유로 미국은 우리의 자주독립을 원하지 않는 것이오. 또한 소련이라고 다르겠소. 우리나라를 이용해 이득을 얻으려는 속셈은 미국과 결코 다를 바 없을 거요...... 우리, 독립투쟁이 성공하면 즉각 대한민국을 영구중립국으로 선포하도록 합시다. 그래도 그들이 쉽게 신탁통치를 포기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모르니 건국연맹에도 그렇게 훈령을 내리도록 하시오. 그리고 지금부터 독립 후를 상정하고 세부 계획을 세워 나갑시다. 작금의 전황을 볼 때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소. 앞으로 계속적으로 의제를 정해서 논의를 합시다. 동지들,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뭐라고 생각들 하시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해방이 되고 나면 조국이 어떻게 바뀐다, 하는 청사진을 이해하기 쉽게 동포들에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모든 독립운동조직이 통합됐다고는 하지만 동포 전체가 봉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손으로는 해방을 쟁취할 수 없습니다. 다시 왕정으로 돌아간다면 목숨을 바쳐 싸워 줄 동포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 되고난 뒤에는 이렇게 삶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하는 것을 찾아내서 동포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

 손광규가 김구의 말을 받았고, 김진근이 일어섰다.

 “우리나라가 가장 시급히 일소해야 할 것이라면 봉건잔재일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여러번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정리했으면 좋겠습니다.”

 “동감이오. 누가 의견이 있는 사람은 말씀해 보시오.”

 김구가 요인들을 둘러보았고, 잠시 뜸을 들인 뒤 김진근이 다시 일어섰다.

 “첫째, 반상(班常)의 차별이 완전히 철폐돼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왜제 하에서 일부 달라진 면도 없지는 않으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재산이 많거나 배움이 많은 상민 출신의 경우일 뿐입니다. 그것도 자신들이 그렇게 생각할 뿐이지 양반들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봉건 왕조사회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반상차별 철폐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유림의 소요가 심각하지 않겠소?”

 “그것은 염려하실 것이 없을 듯합니다. 지금 조국에서는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양반들이 별로 없습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성과 이름까지 버린 자들이 어떻게 반상을 따질 수 있겠습니까? 그 문제를 공론화하면 그들도 입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제 의견이 아니라 안대순 선생님의 한결같은 주장이십니다.”

 “그 말씀 옳습니다. 그 문제는 그냥 밀어붙이면 될 것입니다. 아직도 고루한 사상을 버리지 못한 자들은 분명히 반대를 하고 나올 것입니다. 예전부터 늘 그래 왔으니까요. 그러나 양반집단은 이미 대세를 거스를 세력이 되지 못합니다. 왜제 하에서 그들이 보여 준 매국과 부왜로 인해서 양반들의 권위와 영향력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무장봉기의 주체는 극소수 양반계층이 아니라 절대다수의 민중입니다. 이 문제는 절대다수인 민중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최태호가 김진근을 거들었다.

 “여기에 덧붙일 다른 의견이 있는 분은 없소이까?”

 김구의 물음에 아무도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됐소. 그럼 이 문제는 해방된 조국에서는 타고난 신분 때문에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법으로 명문화하도록 하시오.”

 모두들 동의를 표시했고, 하희종이 일어섰다.

 “다음에는 반상 철폐 문제와 마찬가지로 여러번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역시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던 토지개혁 문제입니다. 지금 절대다수의 동포들이 소작인입니다. 그들의 소망은 한 뙈기의 농지라도 자신의 소유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살인적인 소작료 때문에 한 뙈기의 땅도 취득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 그들의 일생입니다. 그런데도 매국 부왜파놈들과 왜놈들의 재산은 점점 많아져서 국내 토지의 7할이 그놈들 소유로 추정됩니다. 그놈들의 재산을 몰수해야 된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신 것으로 이미 확인이 됐습니다. 그놈들의 토지는 경자유전의 원칙에 의해 농민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저가 유상분배입니다.”

 “그러나 좌파 사람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모든 재산의 국유화를 주장할 것 입니다. 아니면 모두 국유화해서 재분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현주찬의 말이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요. 그분들도 우리 동포들의 정서를 잘 아는 사람들이오. 우리의 결정이 합당하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좋은 방안이나 내놓도록 하시오.”

 김구의 말에 하희종이 이어나갔다.

 “왜놈들과 부왜파들의 재산에 대해서만 강제환수해서 분배하면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단지 재산이 많다고 해서 죄악시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렇게나마 우리가 독립운동을 이끌어 온 것도 민족자본가와 뜻 있는 지주들 때문인 것이 사실 아닙니까.”

 송상혁이 동조했다.

 “다들 이견이 없을 거라 생각하오. 구체적인 것들은 건국연맹에 넘기도록 하는 것이 좋겠소. 아무래도 연맹이 국내사정에 대해서 더 소상하게 알고 있을 터이니 세부사항은 연맹에서 처리하는 것이 좋을듯하오.”

 김구가 결론을 지었고, 최창익이 일어섰다.

 “다음은 남녀평등에 관해서입니다. 여자들도 남자들과 같은 권리를 갖는 것은 참된 민주주의의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너무 심한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남녀차별 철폐는 봉건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여성들도 공민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부왜파들과 악질적인 왜인들의 처리에 관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그날 나온 의견들은 손광규를 중심으로 한 법제위원회에 넘겨졌다.

 법제위원회에서는 ‘자유 프랑스’의 훈령을 참고해서 ‘반민족・반인간행위자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특별법은 반민족 행위자를

 1. 조선을 왜국의 식민지로 만드는 데 기여한 자.

 2. 작위를 받거나 습작한 자와 중의원 의원, 중추원 고문, 중추원 참의, 관선도・부평의원.

 3. 총독부와 산하 기관의 고급관리와, 하급관리 중 악질분자.

 4. 군사・고등정치경찰과 밀정.

 5. 훈도를 비롯한 교원 중 악질분자.

 6. 황민화・내선융화・창씨개명・지원병・징병・학병・징용・성노예강제동원 등의 문제에 있어서 이론적・정치적으로 앞장선 자.

 7. 군수산업의 경영자로서 왜제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적극 협조한 자.

 8. 전쟁협조가 목적인 파쇼적 성질을 가진 단체의 주요 책임간부와 적극가담자로 규정하고 각 항에 해당하는 자들은 사형을 시키도록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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