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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1 2부 후반 스포일러/짧은 소설] 전조
게시물ID : mabinogi_149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이린♬
추천 : 8
조회수 : 3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2/02 17: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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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시안 1인칭. 종족의 특성을 살려 되도록 논커플링으로 갔습니다만, 보기에 따라 커플링으로 보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 공식쉐리덜~~ 이렇게 엔딩을 냈어야 했냐 ㅅㄲ덜~~~~ 하면서 쓴 짧은 소설.
* 상황만 따왔을 뿐 대사는 맞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도 맥락은 맞을 거에요.








배신자라고 주변에서 웅웅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피를 토하진 않았지만 온 몸의 기운이 미친듯이 날뛴다. 초점조차 흐릿해 온전히 보이는 것이라곤 그저 색깔이 응집된 덩어리 몇몇 개일 뿐. 그것보다 칼에 관통당했는데 죽지 않은 거 보면 스스로가 밀레시안인 걸 알면서도 내구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 있는 그 누구도 제대로 된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충격에 귀가 어떻게 된 것일까. 배신자라고 웅웅대던 소리마저 이젠 제대로 된 단어로 결집되지 못한 채 귓가를 지분거리다 흩어졌다. 마지막으로 봤던 게 알터였던가?
움직이기 버거운 다리를 어떻게든 들어올려 알터에게 옮겼다. 
젠장, 미치겠다. 제대로 움직이는 거 맞는거야? 그것보다, 색깔만으로 알터를 알아채야 하다니 너무하잖아 톨비쉬. 내가 그렇게 잘못된 길로 가는 거야? 
아벨린, 카즈윈, 피네... 그리고 멀린. 누구라도 제대로 말해줬음 좋겠다. 볼썽사납게 기는 건 아니겠지. 이래봬도.... 영웅인데.
영웅인데.

영웅?
웃기고 자빠졌네.

눈 앞에 있는 달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무슨 영웅이라는거야. 뭐가 수호자야. 뭐가 반신이냐고.
알터 근처로 가자 아벨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은 괜찮다고,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 같다. 솔직히 이 말조차 제대로 된 말인지는 모르겠다. 신성력이, 모리안의 힘이, 키홀의 힘이 심장을 꽉 조여온다. 어차피 죽어도 다시 살아날 몸이라지만 좀 고통스럽다. 지금 이 말은 그나마 몸 안에 날뛰는 힘 중 신성력이 조금 잦아든 덕에 들려오는 것이었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자마자 근처에서 멀린의 말이 제대로 된 형태로 들려왔다.
"네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봐!"....라고 했다.
나의 삶.
모리안이 강제로 육신을 만들고, 영혼이 붙들려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밀레시안의 삶.
재미없는 삶이었다. 봐봐,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뒷통수 맞고 대치하고 있잖아. 이게 한 두 번이냐.
분노도 짜증도 아닌 헛웃음이 살풋 소리를 냈다고 '생각한다'. 멀린의 말이 계기가 되어 어째서인가 마음이 평온해진다. 나의 삶. 나의 과거. 그리고 지금.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싸우는 것만은 아니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눈앞에서 날 기만했다고 생각하는 자를 보면서도 앞뒤없이 해치워라! 같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꼭 그래야 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나의 힘은 그렇게 쓸 때도 있지만, 지금은 망가트려야 할 적으로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헝클어진 힘들이 켜켜이 정리되어 쌓여가는 기분이 들자 어쩐지 제대로 걸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닌 듯 해도, 멀린의 말대로 하니 마음만은 한없이 고요해졌다. 
"밀레시안 님, 지금 당신의 몸은 제 상태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저를 막으실 겁니까?"
아, 이제 말도 제대로 들린다. 사람들의 형태도 조금씩 제대로 맞춰지기 시작했다.
정면에 보이는 톨비쉬의 모습이 낯설지만, 그 역시도 주저하고 있다.
"....적어도."
일어서서 한 걸음, 내딛었다.
"날 구해준 이에 대한 보답은... 해야지."
다시 한 걸음.
"역시 안되겠어. 밀레시안으로 태어났는걸. 이게 별에서 온 사람들의 천성인가봐."
제대로 올려지지 않는 입꼬리를 올리며 나는 웃었다.
"그렇다면 저는 당신 앞을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요."
그래,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내 목숨은 내 거라서 그건 좀 곤란할 거 같은데."
난 실없는 미소를 지으며 후들거리는 손으로 무기를 고쳐잡았다.



- 개인적으로 특정 커플링을 지지하진 않습니다. 굳이 지지하겠다하면 저도 톨비쉬와 밀레시안을 지지할 듯 하지만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관계는 다른 분들이 실컷 이으실테니 저 하나 안잇는다고 뭐 어떻게 되진 않겠죠!
- 하지만 저도 일종의 집착을 느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키홀 파트에서 특히 그러했는데, 분명 죽일거면 그냥 내버려둬도 됐는데 죽여도 내가 죽이지! 같은 톨비쉬의 마음이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어느 한 곳에서 절대 만날 수 없는 관계는 그렇기에 더 애잔하지만 이럴거면 좀 더 묘사가 있었어야....
- 제목의 전조는 '(이신화의) 전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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