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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1 스포일러/짧은 소설]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을 이야기
게시물ID : mabinogi_1497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이린♬
추천 : 4
조회수 : 41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2/07 00: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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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3인칭. 여전한 논커플링. 하지만 커플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 생각해보니 밀레시안이 존대를 쓰는지 반말을 쓰는지를 모르면서 그냥 반말쓰겠지~ 하고 써버렸네요. 근데 지금까지 쓴 조각글에 등장하는 밀레시안은 모두 동일인물이기 때문에.... 여러분 뇌 속에서 존댓말로 치환하셔도 좋습니다. 이게 다 갑자기 삘받아서 써서 그래여 ㅎㅎ; 알고 난 뒤에도 특별히 존대로 바꿀 거 같진 않고;;
* 의도적으로 플레이어명이 안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밀레시안이 아니라 이름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싶은 부분에 자유롭게 본인 이름을 넣어주세요. 저는 그러기엔 너무나.... 창피하고.... ㅇ<-< 성별조차 제대로 묘사하지 않는 것 또한 같은 이유입니다. 애초에 성별이 있다고 해도 '현재 몸의' 성별이지 근본적인 성별은 아니니까요.
* 스크립트를 보면서 쓰긴 합니다만 상황만 같고 진행되는 대사 등은 상당히 다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밀레시안은 에린에서 탄생한 것이 아닌 외부 세계에서 온 이들이었고, 무한에 가까운 헌신을 통해 에린에 녹아들었다. 그 의도가 무엇이건, 에린은 몇 번이고 그들에게 구원받았다.
그래서 잊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별에서 온 자들이 규격 외의 능력을 쓰는 게 뭐가 이상하단 말인가. 오히려 지금까지 에린에서 새로이 하나 둘 착실히 배워온 것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는 그저, 자신조차 모르는 힘을 개방했을 뿐이다. 아발론의 힘을 빌어서 말이다.
성소는 격전이 있었던 때를 잊었다는 듯 심연과도 같이 고요했다. 우스운 일이었다. 이계의 신들이 노리고자 하는 곳, 수 많은 희생을 통해 봉인했어야 했던 곳. 
왜 그랬는지 스스로도 모르겠지만, 장식물 중 하나를 조금 떼내어 성소의 수원지에 흘러가게 떨어트렸다.

*

하루 가지고 될 상처는 아니긴 하지만 일단 쉬고 있으니 좀 나았다. 아무리 회복력이 빠른 몸이라지만, 키홀의 공격에, 톨비쉬의 공격에 몸이 금방 성하리라곤 생각치도 않았다. 지금도 검에 뚫렸던 부분이 욱신거리는 듯 한 건 물론이고, 몸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 키홀의 공격 탓에 온 몸의 감각이 제 것이 아닌 것처럼 한 박자씩 느린 것 같았다.
그래서 카즈윈마저 보다 못해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가 보기에도, 지금 밀레시안의 상태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비록 그 사이에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다고 했어도, 오히려 그렇게 변했었기 때문에 더 무리가 간 게 아닐까 하고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아발론에서 있던 일을 생각하면 티르 코네일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평화로웠다. 한 쪽에선 나름대로 목숨까지 걸고 싸워야 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이 여기엔 없다. 섭섭하다고 하기엔 그간 일어났던 일들이 대부분 그런 식이라 섭섭할 일도 이젠 없었다. 그저 그는 묵묵히, 자신이 해왔던 일을 해올 뿐.
"여기서 예전에 물 떠보라고 했었는데..."
밀레시안의 '예전'이 얼마만큼의 예전인진 알 수 없어도, 스스로 내뱉고도 밀레시안은 얕게 웃었다. 과연 그 예전은 이들의 시간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몇 년 수준은 아닐 것이다. 최소 몇 백년은 따지고 봐야 할 지도 모른다.
티르 코네일의 작은 시내를 그렇게 멍하니 보던 밀레시안이 개울가에 흘러온 무언가를 보고 눈이 커졌다. 얕은 개울가고 워낙 맑은 곳이라 뭔가 조그만 것만 눈에 띄게 흘러가도 멀리서도 보일 정도였다. 그게 붉다면 더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이거... 어디서 봤었는데..."
흘러내려 가려는 것을 잡아채려고 옷이 물에 젖는 것조차 신경쓰지 않고 뛰어들었다. 건지고 난 후에야 물에 젖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로 당황해 그 자리에 선 채 장식품에 시선을 고정했다.
물을 뜨던 예전 정도로 과거를 돌릴 필요가 없었다. 얼마 되지 않은 과거였다.
"톨비... 쉬?"
낮게 읊조리자 밀레시안의 몸은 어느새 베그 절벽에 와 있었다.
"어? 왜 여기에...?"
당황스러움도 잠시, 변이된 와이번이 공격하려고 순식간에 활강하는 것이 보여 밀레시안은 자신도 모르게 결계를 통과해 성소로 들어섰다.
강가에서 주운 장식물은 톨비쉬가 사도화 하면서 변했던 장신구의 일부였다. 낯선 모습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다. 특출나게 기억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바로 얼마 전 있던 일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발론에 있을 그의 장신구 중 일부가, 어떻게 티르 코네일까지 흘러오게 된 걸까. 무엇보다, 그걸 보고 이름을 외자 대뜸 베그 절벽에 온 것은 무슨 기묘한 일인가.
"....모르겠다."
밀레시안이 내놓은, 누구도 듣지 않는 짧은 답이었다.
결계가 쳐져 있던 성소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답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좋은 것일까. 그 결계도 아무 무리없이 통과해 들어왔다는 건, 자신은 허락받았다는 의미인가? 아니, 허락받았다는 표현도 조금 이상했다. 일전까진 동료였고, 적이었는데.
복잡해진 머리를 진정시키려 밀레시안은 성소의 공기를 한 번 크게 들이마셔 보았다. 베그 절벽과는 다른 어딘가 풋풋한 공기. 신성력 탓일까?
"이젠 괜찮다는 건가?"
아무도 듣지 않는 혼잣말. 아니, 어쩌면 이 곳에 있는 톨비쉬는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밀레시안이 입을 꾹 닫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는 어째서인가 결계를 풀어 자신을 이 성소에 불러들였다. 기다려달라고 했던 말대로, 밀레시안은 기다렸다. 그렇다면 어느정도 스스로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이겠지.
좋게좋게 생각하자고 생각하며 밀레시안은 그가 있던 신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신성력일지, 혹은 이계의 침략 때문일지 모르는 엉망진창의 성소. 밀레시안이 이신화를 이루었을 전부터 성소는 이런 모습이었다. 알 수 없는 거대한 수정들과 원래 성소를 장식하고 있었을 동상 중 일부였을 거대한 무기들이 난잡하게 엉켜져 있는 모습. 신전은 예전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그저 몇 개의 기둥만이 이 곳이 신전이었다라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걸 알 수 있는 정도.
그 신전에, 얼마 전까진 동료였고, 배신자인 그가 있었다.


- 이 이후 내용이 원래 조금 더 있었는데 톨비쉬가 사과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얘 생각해보니 사과도 제대로 안하고 사라진 거 같아서(.... 야 너만 깨달음 얻으면 다냐!
- 그것보다 사과하는 내용으로 가자니 밀레시안이 종특이 호구라지만 뭐 괜찮아! 하고 넘기고는 싶지 않아서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입니다. 생각같아선 같이 칼빵해버리고 싶지만 주밀레 성격상 그럴 리는 없고 으으으음... 내가 겪은 고통 지금이라도 겪어봐라! 안되면 그냥 넘길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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