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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 칼럼] 메이플스토리2 고강화 시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게시물ID : maple2_33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وظ
추천 : 12
조회수 : 157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1/06 21: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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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느낌. 최근 메이플스토리2에 접속해보면 분위기가 낯설게 다가온다. 북적되지는 않았어도 적당히 모여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길드원들은 몇 일째 보이지 않는다. 월드 채팅도 많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더 이상 접속하지 않는다며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는 인사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모든 것이 일주일 사이에 생긴 일이다. 잠깐 바쁜 일이 있었는지 오랜만에 방문한 누군가는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 어리둥절해 한다. 그래서 묻는다.


"무슨 일 있었어요?"

▲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채팅 내용, 이젠 익숙한 단계다


이상한 현상. 최근 '지르고 떠난다'는 이상한 유행이 번지고 있다. 가지고 있는 재료를 총동원해 무기를 강화 시킨 후 실패하면 떠나는거다. 더이상 스트레스 받고 싶지도 않고 미련 없이 떠나는 계기를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다.


"고강화를 노린다고? 굳이 강화에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는게 메이플스토리2였잖아?"


물론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바뀌어버린 환경에 고강화는 의도치 않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확률이라는 모험에 운을 걸어야하는데 필수라니. 그 덕인지 강화는 차트 역주행을 보여주며 비호감 1순위로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다면 강화만 해결되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강화는 캐릭터 능력치 성장 측면에 속한다. 그리고 이는 던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파티 매칭에서의 문제점과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대미지 미터기도 연관이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다양한 부분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음을 봐야한다.

▲ "미안해요" 어쩔 수 없이 버리는 무기가 되었네요



강화 : 역대급 반전, 게임의 판도를 뒤집어 버리다

강화는 업데이트로 인해 변경 되기 전과 후로 나뉜다. 전은 사실 이야기할게 별로 없다. 적당히 +3이나 +5정도에 멈춰도 되고, 확률은 존재했지만 과하지 않았다. 무기 파손에 대한 걱정은 당연히 없었다. 강화에 의한 능력치 증가 정도는 '있으면 도움이 된다' 수준. 그만큼 스트레스는 적었다.

그리고 10월 29일(목)의 업데이트. 강화가 바뀌었다. 업데이트가 있기 약 일주일 전에는, 최대 강화 단계가 9에서 15로 상승 / 무기는 무기 공격력, 방어구는 방어력만 상승 / 강화 단계에 따른 무기 공격력, 방어력 증가량 상승 / 10강화 이상에서 강화 실패하면 단계 초기화 및 강화 불가가 될 것이라 사전 안내가 이루어졌다.

많은 이들은 "대미지가 상승하면서, 실패 시의 패널티가 강해지는구나" 정도로 인식했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실상은 달랐다. 변화 된 강화 능력치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현재 졸업 아이템로 인식이 되는 무기 중 '난폭한 빙하의 대검'을 예로 들어보자. +9였을 경우 예전에는 물리 공격력이 42증가했다. 그런데 바뀐 이후에는 무기 최소 공격력 327, 무기 최대 공격력 400이 오르게 된다. 이는 난폭한 빙하의 대검 기본 공격력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0이상을 보자. 실패 시 무기를 버려야하는 결과가 따르기 때문일까. 공격력 증가폭은 상상 이상이다. +10은 무기 최소 공격력 497, 무기 최대 공격력 608 / +11은 무기 최소 공격력 836, 무기 최대 공격력 1022 / +12는 무기 최소 공격력 1187, 무기 최대 공격력 1451이 오르게 된다. +11 혹은 +12에 성공하면 똑같은 무기를 하나 더 착용하는 격이다.


"왜? 공격력이 높게 상승하면 모두 강해지는 것이니 이득이잖아?"


단순한 결과로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강화의 입지는 너무나 굳건해져 버렸고, 모든 기준을 강화에 맞춰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 변경 된 강화 능력치, 실제 체감은 더 크다


▲ +12강화 무기쯤 되면 그냥 무기 하나 더 착용한 셈이다



 : 노력과 콘트롤은 옛말.. 내 앞길은 누가 결정하는가

취향과 선택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험가들의 주된 일상은 던전 공략이다. 필요한 부위의 장비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혹은 더 좋은 옵션을 바라는 마음에서 던전으로 향했다. 반복적인 패턴이 지루하긴 했지만 기대감은 있었다. 보스 처치 후 악세사리나 망토, 벨트가 떨어져 있으면 두근거렸다.

모험가들에게 물었다.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던전을 가야하냐고. 대부분의 대답은 "NO"였다. 필요한 것은 넉넉한 무기와 강화에 필요한 재료라는 답이 돌아왔다. 10강화 이상을 성공하느냐 마느냐로 캐릭터 세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현재다.

캐릭터 세팅의 재미도 사라지고 노력과 콘트롤은 고강화 무기를 이길 수 없는 현실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보스의 공격을 더 잘 피하고 조금이라도 더 공격을 이어 가기 위한 노력. 더 좋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끊임 없이 아이템을 파밍했던 시간. 이 모든 것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다.


"그럼 스트레스 받지 말고 9강화에서 멈추면 되잖아?"


그렇다. 강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아이템 파밍은 무의미해졌고, 새롭게 추가 된 일일퀘스트는 반복적인 일상의 연장선일뿐이었다.

문득, 발록이 생각났다.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파티찾기 창을 열고 둘러봤다. 그리고 귓속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았다. 그들은 나에게 +10강화 무기를 착용하고 있냐고 물었다.

▲ 공략 숙지, 숙련도보다 고강화 무기의 유무가 1순위인 현실



발록 : 최종보스, 입장 조건은 +10강화 무기?

현재 최종 보스인 발록이 쓰러졌다. 공략은 대부분 다 파악이 되었지만 10분이라는 시간이 부족해서 약 2달 가량 버티던 보스였다. 대놓고 말하기 민망하지만 공략 성공의 MVP는 강화라고 봐야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발록 공략에 시간을 매진한 모험가들의 노력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패턴 숙달에서 오는 능숙함에 대미지 상승이 더해진 결과라고 보면 된다. 

강화 변경 업데이트 전, 공략에 실패하던 숙련자 파티는 발록의 HP를 약 1,500만 전후로 남기곤 했다. 카오스 모드 데보라크의 총 HP가 2,910만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양이다. 모두가 생존했고 실수는 없었지만 시간상의 부족에서 오는 한계였다.

그런데 그 부족한 양을 채운 것이 강화였다. +10 혹은 +9으로 강화 된 무기를 착용하니 정확히 10분에 딱 맞춰 발록이 쓰러졌다. 허무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토록 노력했는데 새로운 파훼법이 아닌 무기의 강화로 결정된 것 같아 성취감도 덜 했다고 한다.

부작용은 여기에서부터 온다. 2달간 손발을 맞춰온 파티도 +9 혹은 +10정도의 무기로는 여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아무리 패턴에 통달해도 공격력 미달의 캐릭터는 논외가 된다. 결국 +10은 최선이 아닌, 커트라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발록은 현존하는 최종 보스야! 모든 사람이 다 잡으라는 법은 없지"


물론 메이플스토리2에 접속하는 모든 모험가가 발록을 잡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도전 조차 못하게 되어버린 현실은 전혀 다른 측면으로 봐야한다. 발록 공략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10강화를 성공해야 한다. 새로운 도전을 허락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운이었다.

열심히 무기를 얻어 +9까지 올린 후 강화. 성공하면 발록 파티에 노크. 실패하면? 다시 무기를 얻고 재료를 얻어 강화. 또 실패하면? 딱히 답은 없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성공률에 비는 수 밖에.

실력이 아무리 좋고 +9강화의 무기로도 +10강화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 자부해도 소용없다. 대미지 미터기가 사라진 마당에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 "잘 할 자신 있는데.." +9도 계속 실패하면 상위 던전은 못 가는건가요


대미지 미터기 : 결국 사라진 최후의 보루

대미지 미터기는 단순히 자신 및 타인의 대미지를 보여주는 기능에 그치지 않았다. 수월한 던전 공략을 위한 지표가 되기도 했고, 후평가를 통해 전체적인 상황 파악 및 자신의 노력을 더할 수 있는 소중한 지침으로 활약을 했다. 

그런 대미지 미터기가 사라졌다. 일찍부터 찬성, 반대로 나뉘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라짐으로 우려했던 결과는 이미 많은 곳에서 속출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던전 공략 실패다. 파밍용으로 방문하는 던전에서 제한 시간 내 보스를 처치 못했으나 누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는지 판별할 수가 없다. 정말 열심히 공격하며 2인분 이상의 몫을 해냈으나 마지막에 실수로 죽었던 A, 처음부터 끝까지 몸을 사려가며 0.5인분의 몫도 소화하지 못했으나 마지막까지 살아있던 B. 누가 얼마나 공격에 기여를 많이 했는지는 본인만 아는 상황.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게 될까.

[설문조사] 혼자만? 기존 유지? 대미지 미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바로가기
[설문결과] 대미지 미터기의 긍정적인 기능, 원활한 레이드를 위해 필요하다 ◀ 바로가기

강화 시스템의 변화와 맞물리며 생긴 부작용도 있다. 바로 파티원의 선별 과정이다. 예전부터 잘 알던 사이가 아닌 이상 파티를 신청하는 불특정 다수의 실력을 가늠할 방법은 없다. 결국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은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장비 아이템의 수준이다. 현재의 발록 공략을 위한 파티 구성도 이런 일환이다.

그렇다고 효율적인 던전 공략, 즉 안전을 위해 가려 받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할 상황은 아니다. 시작부터 깔려 있던, 던전의 구조적인 부분에서 발생하는 원초적인 문제점이다.

▲ 우리도 던전 들어가고 싶어요


10인 던전 : 예상 외의 하드코어와 특정 직업을 강요하는 전투 구성

사실 10인 던전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정말 놀라웠다. 아기자기한 그래픽 속에 숨겨진 의외의 모습이랄까. 생각 이상의 콘트롤과 이해도가 필요했고, 누군가의 실수가 생기면 대처할 수 있는 상황보다 포기해야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많다. 

던전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서로간의 벽을 쌓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던전의 기본 속성이다. 제한 시간, 공략 실패 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 전투 중 사망 시 부활 불가. 이 세 가지의 조합은 의외의 부작용을 불러왔다.

주 요인은 제한 시간에서 찾아볼 수 있다. 10분 혹은 20분, 정해진 시간 안에 보스를 쓰러뜨려야만 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격 능력에 눈을 돌리게 된다. 강한 캐릭터와 약간 캐릭터 사이에 차별이 생겼다. 그리고 지금은 고강화에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로 옮겨왔다.

최종적으로는 시간 안에 완료를 해야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는 던전이 완성 된 것이다. 특별한 역할이 필요한 카오스 모드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제한 시간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시간 안에 보스의 모든 HP를 소진시켜야 한다.

가끔은 굳이 제한 시간을 둬야 했는가에 의문을 가진다. 아이템 드랍 및 획득의 확률이나 콘텐츠 소모 속도 등 고려해야할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작용이 더 두드러지는 상황이 속상할 뿐이다.

▲ 현실에 순응하기 위해 널 계속 찾아오는 내 자신이 싫어..


현재 카오스 모드 던전 및 발록 공략에서 보이는 특정 직업 선호 현상은 파티 매칭의 어려움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면 선택되지 못한 부분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 예가 현재의 파티 구성이다.

버서커와 어쌔신은 카오스 모드 데보라크 파티에 들어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되었다. 특별한 역할을 부여할 것도 없고, 똑같은 딜러라면 다른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위자드, 헤비거너, 레인저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발록에서는 마법 딜러가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가장 심한것은 나이트 선호 사상이다. 2초간 자신의 주변을 모두 보호하는 '기사의 의지'는 필수 스킬이 되었다. 카오스 모드 데보라크에는 2명의 나이트가 필요하고, 카오스 모드 캡틴 모크에는 1명의 나이트가 필요하다. 

문제는 발록에서 더 커진다. 안정적인 공략을 위해 발록은 무려 3명의 나이트를 데려가는 것이 추세다. 공략을 성공하면 초기화 될 때까지 입장이 불가능하다. 기한은 일주일. 즉, 한 파티마다 3명의 나이트가 묶여버리는 사태가 생기고, 차기 주자들은 나이트가 없어 도전 조차 못하는 현실이다.

역할을 부여하고 이를 해결하며 진행하는 공략은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어 나쁘지 않다. 다만, 그 역할 수행에 있어서 특정 직업의 스킬에 의존해야하는가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모두가 각자만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믹이라면, 현재의 특정 직업 선호 사상은 조금 줄어들지 않았을까.

▲ 나이트의 기사의 의지는 분명 좋은 스킬이지만, 필수가 되면 안된다



변화 : 일방통행 금지,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맞는가

새로운 변화의 일환일까. 앞으로 있을 업데이트 내용과 함께 던전 및 대미지 미터기에 대한 개선안이 공개되었다.

먼저 눈 여겨 볼 것은 던전의 변화다. 10인 던전에 집중 되어 있던 아이템 파밍 루트가 다양화 된다. 현재의 10인 던전 중 일부는 하드코어 모험가를 위한 최상위 콘텐츠로 자리잡고, 일부는 4인 던전으로 리뉴얼 된다. 여기에 새로운 던전도 추가된다고 한다.

그리고 보스 한 마리만 만나 대미지량으로 공략 성공 여부를 결정짓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믹으로 배치 된 구간을 통과해야 최종 보스를 만나는 구조로 변경된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

왜인지 10월에 있었던 강화 콘텐츠 변화 예고 당시가 스쳐간다. 가장 아쉬운 점이랄까. 여전히 '어떻게'인지 청사진이 제공되지 않는다. 음식의 맛을 보고 "맛있다" 혹은 "맛이 없다"를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인데, 여전히 음식 메뉴는 보여주지 않고 맛있는 음식이 나올 것이니 기다리라 한다.

▲ 이미 벌어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기믹이 존재하는 4인 던전은 왕궁 지하, 카트라무스, 루디블 타임홀 등에서 경험한 부분이다. 처음이야 신선하지만 똑같은 루트를 따라 반복적으로 작업을 해야하는 형태라 모두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설마 리뉴얼 된 파밍용 4인 던전이 이런 형태라면? 그 뒤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10인 던전도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지금처럼 깔끔하게 보스 하나만 잡고 나오는 방식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이는 많지 않다. 다만, 과도하게 책정 된 제한 시간의 압박에서 오는 대미지 할당량이 싫을 뿐이다. 카오스 모드에서는 특별한 역할을 부여할 수 있게끔 구성한 것이 면책 사유는 되지 않는다. 생각 이상으로 높은 자신의 몫만큼 대미지량을 채워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실제 피로스 파드급 혹은 난폭한 세트의 장비 아이템으로 무장한 6명의 나이트와 3명의 프리스트, 1명의 어쌔신으로 구성 된 파티로 카오스 모드 캡틴 모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모두 숙련자급이라 실수가 없었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결과는? 아무리 노력해도 20분 안에 캡틴 모크의 HP를 다 소진시킬 수 없었다. 정말 열심히 공격했던 어쌔신이 손가락에 쥐가 나서 더 이상 못하겠다는 슬픈 말을 했다.

▲ 생존도 잘 했고 역할 수행도 완벽했지만..


대미지 미터기는 단순 표시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투 정보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한다고 한다.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은 좋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 공유 기능을 추가할 예정은 없어보였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대미지 미터기는 자신이 꾸린 혹은 참여하고 있는 파티를 지킬 수 있는 최후의 수단과 같은 존재였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9명이 단 1명의 블랙홀 때문에 공략에 계속 실패한다면? 대미지 미터기가 있을 때는 이를 가려낼 수 있었다. 

지금은 불가능하다. 누가 우리 파티의 엑스맨인지도 모르는체 맨땅에 헤딩만 해야한다.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악용을 하는 1명의 스트레스를 방지하고자 9명에게 고통을 내려준 격이랄까. 결국 서로 불신만 쌓여가며 고강화라는 명품 옷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웃지못할 사회가 되었다.

대미지 미터기 공유 기능을 꼭 없앴어야 했다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나 부작용에 대비할 최선책이라도 함께 줬어야 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모험가들의 몫이다. 단체 계주에 열심히 임하지 않는 한 선수를 보호하려고 다 같이 눈가리고 뛰자는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정보] 10인 던전의 변화, OX퀴즈에 낚시 등 신규 콘텐츠 등장 예고 ◀ 바로가기

▲ 대미지 커트라인은 압박이 아니라 최소한의 양심선 정도였던 시절도 있었다



대화 : 일방적인 통보의 아쉬움, 주고 받는 소통의 필요성을 느껴야할 때

요즘 문득 생각이 든다. 모험가와 개발진, 서로가 더 진솔하게 대화를 나눴으면.. 상대방의 의중을 조금 더 잘 파악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초창기부터 메이플스토리2를 접했던 이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자주 등장하던 GM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서버에 이상이 생기거나 무언가 이슈가 있으면 바로바로 등장해서 전체 공지로 대화를 나눴다. 모험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또 흡족할만한 피드백이 따라왔다.

요새는 어떤가 돌이켜본다. 단절 된 대화 속에서 아쉬움과 안타까움만 커져가는 것은 아닐까. 물론 모험가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해달라는 소리가 아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살펴봐야할 콘텐츠의 질과 양, 개발 속도, 일정 등이 있을 것이다. 그 뜻이 서로 통하기를 모두가 바랄 것이다.

다들 각자의 생각이 있는지라 의견 충돌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민이 필요한거고,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소통과 노력이 필요한거다.

모험가들이 크게 바라는 것은 없다. 예전처럼 마음 편히 파티를 꾸리고 하하호호 웃으며 공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 

11월에 있을 두 번의 업데이트로 O:X 퀴즈, 뷰티 데이, 최적화가 추가된다. 또 겨울에는 낚시, 펫, 연주 등 추가 될 예정이다. 새로운 콘텐츠는 언제든 환영이다. 다만, 놀이터가 안전해야 새로운 놀이 기구 역시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 민감한 이슈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기대감을 가지게 한 시절이 왜 그리울까


서로 생각하는 바 혹은 원하는 바가 달라 속상하고, 계속 만나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하는 상황이랄까. 최근의 메이플스토리2를 보면 이상하게 연인 사이가 떠오른다. 우리만의 100일 기념일도 보냈고 앞으로 더욱 잘 지내보자며 서로를 토닥였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변해가는 연인의 모습에 적잖이 실망하고 눈물이 난다.

그래도 헤어지지 않았으면 아직은 연인이 아닌가. 마음 속에는 크든, 작든 희망을 품고 서로 더 나은 모습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가끔씩의 서프라이즈 파티가 있을테니 매일매일이 새롭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고 즐겁게 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 있으며, 소소한 곳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서로가 벽 없이 마주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곳. 메이플스토리2를 사랑하는 모험가들이 바라는 일상의 행복은 그런 것이다.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46024&site=maple2

출처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46024&site=mapl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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