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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호자입장에서쓴 큰병원이용 미세먼지팁
게시물ID : medical_19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거쓰려고가입
추천 : 10
조회수 : 68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5/26 12:30:59
 
환자 입장에서 써 보는 응급실 및
대학병원 이용 미세먼지 팁입니다.
출처는 제 경험입니다. -_- (남편의 투병생활로 인하여...)
 
 
1. 응급실은 절대로 접수 순서대로 진료를 봐주지 않습니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실...
물론 이거 다 아시겠지만
응급실은 급한 환자부터 먼저 진료합니다.
특히 대학병원은 진짜진짜 심해요. 제가 다녔던 데는 서울대병원이었는데
설대병원-_-을 비롯한... 보통 탑5 병원이라고 하죠... 제3차병원...
그런 데는 진짜 중환들이 많기 때문에
웬만한 병 가지고는 순서가 뒤로뒤로 밀립니다.
급한 환자부터 치료하니까요...
 
그리고 베드도 항상 모자랍니다!
그래서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기실에서 수액 꽂고 약물 꽂고 기다리는 환자가 부지기수입니다.
 
문제는,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거랑...
응급의 정도랑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환자 입장...이라기보다는 보통 지켜보는 보호자 입장에서
환자가 무지무지 힘들어 하는데 침대도 안 주고...
의자에 앉혀놓고...
기다리기만 하고...
그러면 화나죠...
실제로 이것때문에 항의하시는 보호자분들이 꽤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하다가
한 두어 번째에는 막 화나서 항의도 해 봤는데...
조금 더 지나 시스템을 납득(?)하게 되니...
 
제가 남편 때문에 응급실은 꽤 가봤는데
매번 처리 속도가 달랐어요.
겉으로 봐서는 멀쩡했는데 바로 다음날 격리병동까지 끌려올라간 경우도 있었고...
막 열나고 괴로워하는데 이틀 동안 응급실에서 (보호자가 느끼기에) 방치였던 경우도 있었구요.
물론 이 경우는 방치가 아니었고 열난다고 위급한 경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걍 응급실 대기실에 처박혀 있다가 퇴원처리 되었습니다 -_-
 
그래서 마지막에는...
음... 그냥 기다리는 거구나...라고 깨닫고 말았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중한 병이 아니라면 좀 자그마한 병원 응급실 가세요.
그런 데는 중환이 상대적으로 적으니까 훨씬 처리가 빨리됩니다...
 
게다가 제3차병원 응급실 같은 경우는
그 병원 다니던 중한 지병(대표적으로 암)이 있는 환자분들이
입원을 빨리 하기 위해 응급실로 들어오는 경우도 꽤 있어서...
순서가 더 밀립니다.
 
아무튼... 응급실... 속터지지만...
왜 앉혀놓기만 하냐 왜 기다리라고만 하냐
환자 힘들다 의사 언제 오냐
그런 항의가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_-
 
중한 병이면 병원에서 알아서(?) 처리합니다.
그러니 그냥 기다리시는데,
 
물론 예외가 있죠.
중병인데 병원에서 깜빡하는 보기드물지만 시껍한 경우...;
그래서 보호자는 환자를 잘 지켜보면서 주기적으로(?)
어케되어가냐 상황체크는 꼭 해주셔야 돼요. 의사나 간호사 분들한테 물어보고요.
 
근데 아무튼. 베드 언제나냐. 입원 언제되냐. 이런 말은 소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험상.
 
 

2. 입원실도 마찬가지
 
 
입원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환자를 입원시키는 건,
병원에서 지켜봐야 된다...는 의미가 가장 컸어요.
환자가 얼마나 아파하냐. 이게 기준이 아닙니다.
 
뭔가 의료적 처치를 했는데 이게 이 환자한테 어케될지 모르니까
지켜봐야 된다든가...
뭐 누가봐도 중환 같은 경우는 입원이 되지만요.
아니면 흔한 병인 것 같은데 이 병이 더 크게 진행될 위험이 있어보인다든가
뭐 그러면 입원을 시키더라고요.
 
심지어 입원실 나는 것도 병의 경중에 따라 달랐습니다.
이거 잘못하면 응급일 거 같다 그러면 알아서 엄청 빨리 입원되고
아니면 뭐...
지금 입원실이 없다. 알아보는 중인데 자리가 안난다.
뭐 이런 소리 하면서 입원 안 시켜줍니다 ㅋㅋㅋㅋㅋㅋ 어 이거 까는 건 아니고요 ㅋㅋ
잘 알지 못하는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픈데ㅠㅠㅠㅠ 왜 집에 가라는 거야ㅠㅠㅠㅠ
이게 다 이유가 있다는 거죠; 결국 걍 병원만 들어야 된다는 걸
또 깨닫고 말았습니다 -_-
 
그리고 이건 잡소리인데
개인적으로 3-4일만에 퇴원하는 환자들이 엄청 부러웠습니다.
우와! 낫는 병이네! 나아서 집에가니 엄청 부럽다!
뭐 이랬다는...
 
그리고 입원이 한 달 이상 잘 안되는 거 아시나요?
그게 30일인지 31일인지는 헷갈리는데
국가차원에서 한 달 이상의 입원을 권장하지 않아서
병원에서 한 달 이상 입원 잘 안시켜요.
그래서 보통 입퇴원을 반복하게 되죠.
만약에 한 달 지났는데도 퇴원을 안해준다... 그러면
진짜진짜 심각한 병입니다 ㅠㅠㅠㅠ
제 남편은 한 달까지 입원해 봤네요... 음...
 
 
3. 레지던트를 믿으세요.

쓰다보니 환자입장이 아니고 의사입장인가 싶은데요 ㅋㅋㅋㅋㅋ
근데 이거 사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보통, 교수님 언제오냐. 이러시는 보호자 분들도 꽤 있는데...
경험상...
레지던트들 공력이 상당합니다.
음. 인턴들은 예외로 하죠... 그분들은 뭐 시작하는 분이니까...
근데 경험상 레지던트 3,4년차 정도 되면...
현장에서 계속 구르셨던 분들이라... 뭐랄까 공력이 상당하죠.
교수 아니다. 젊다. 레지던트다. 이러면서 윗사람들 찾는 보호자분들 있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환자들과 부대끼고, 환자들 관리하는 건 레지던트입니다.
레지던트라는 의미가 병원에서 먹고자고 한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결국 환자들을 제일 잘 아는 건 레지던트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음... 확실치는 않은데...
주치의들이 레지던트 1년차인가 2년차인가 (아마 1년차였나?) 그럴거예요.
그 사람들이 실제적인 업무(?) 같은 건 다 판단하고 있어요.
음... 뭐 또 경험상 그 주치의분들이 다 괜찮았던 건 아닌데...
아무튼 1차적으로 그 분들을 믿고(?) 환자 상태에 대해서 공유하고
궁금한 걸 딱 집어서 물어보는 게 중요해요. 그러면 그 자리에서는 아니어도
그 다음날이라든가-_- 뭐 암튼 답이 나오긴 나오거든요...
회진 때 막 교수님들 붙잡고 어케해요? 어케해요? 막 그래봤자
별 쓸데있는 소리가 안나옵니다;;;;;;
음... 뭐랄까 교수님들 표정이 과장되게(?) 인자해지면서
덕담 비슷한 얘기는 돌아오는데...; 뭐 암튼 쓸데있는 얘기는 안나와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주치의분들을 믿고 족치시라는 ㅋㅋㅋㅋㅋ (용어선택 죄송합니다^^;)
 
아, 근데 덧붙이자면
이 레지던트들이 잘 안보입니다;;
한번씩 오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를 잘 노리셔야 합니다.
 
그 시간을 놓치고 나면
아무리 간호사분들한테 의사분 어디갔냐고 물어봐도
불러다 준다고만 하고 절대 안옵니다;;;;;;;
 
 
 
4. 의사 언어와 보호자,환자 언어가 다르다.
 

이건 솔직히 의사분들께 섭섭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제 남편을 치료하셨던 분은 그 분야의 권위자셨어요.
제 남편은 이제 다 나았는데(완치되는 병이 아닙니다. 반치인데, 이 정도면 굉장히 훌륭하게 나은 수준)
제 남편을 담당하셨던 교수님이...
지나고보니 명의셨어요. 그 분 말대로 됐으니까요.
그분한테 치료받고 나은 환자 실제로 되게 많구요.
 
근데,
뭐랄까 정확하게 설명을 안해줘요.
설명을 해주기는 해주는데 통계상 어쩌고...
뭐 좀 더 봅시다...
이런 말만 하고...
 
그래서 병이 나을 때까지 어마어마한 불안감에 시달렸는데,
이게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되게 괴롭죠.
 
통계적으로 나을 확률이 더 높다.
이렇게만 말해주었어도 좋았을 텐데...
 
근데 이해는 합니다.
낫는다고 했다가 안 나으면... 더 안좋으니까요.
 
근데 뭐랄까...
희망을 가지세요 뭐 이 정도 워딩은 해 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근데 이런 말씀도 안하시더라구요.
 
지나고보니 다 이해는 하는데...
 
근데 보통 다들 이렇게 말합니다. 대체로 다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ㅠㅠ
되게 방어적인 워딩?
 
그게 환자 및 보호자 입장에서는 참 힘들죠...
 
대체로 좀 최악의 경우부터 얘기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의사분들 말 들을때는 일단 희망을 갖고 들으세요^^
방어적인 워딩이 진짜 많거든요; 가장 안 좋을 경우에 그렇게 된다. 뭐 일단 전제가 그런 거니까요.
 
그리고 뭔소린지 못알아듣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ㅜㅜ
저 진짜 뭔소린지 못알아듣다가
남편 병 공부한 다음에야 의사들 말을 알아들었음.............
 
 
 
5. 의사한테 말하는 방법
 
 
이거 4번이랑 관련된 건데요.
그래서 보호자 입장에서 의사한테 얘기할 때,
환자 상태를 얘기해 줘야 되는데요.
 
몇 일 몇 시부터 어떤 증세가 어떻게 나타났고
이게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그래서 지금 이러한 상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경험상 이렇게 얘기하면 의사들 두 번 더 안물어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얼마전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소아과에 갔는데....
 
그저께 저녁때부터 열나서 체온 재보니 37도였고
오늘 아침에 열이 더 나서 해열제 먹였고요
기침은 그그저께부터 있었고 기침소리가 멍멍이 소리랑 비슷하고
밤에도 기침하느라 잠을 좀 설쳤고
콧물도 좀 났는데 처음에는 맑게 줄줄 흐르다가
오늘 아침부터 누런 콧물이었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바로 오더 나옵니다;
 
이거 동네 병원에서도 정말 적용 잘 됩니다.
 
제가 1년여의 남편 투병생활로 인하여...
이러한 방법을 익혀 아이 아파서 소아과 가면 꼭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소아과 선생님이 설명을 들으면 상당히 흡족해(?)하면서
바로 약 처방 내고 이후의 예상되는 증상을 보고(?)해 주신 다음에
내보냅니다.
매우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말 두 번 안해도 돼요 ㅋㅋㅋㅋㅋ
 
 

5. 결론
 

일단 병원 가면 병원을 믿으세요.
근데 그냥 믿으라는 게 아니라
보호자 입장에서 환자 체크 열심히 하시면서(기록해두심 더 좋음)
의사랑 공유하면서 믿으세요.
글고 쓸데없이 열내지 마세요.
열 내받자 병원 시스템이 그런 거라...
그냥 감정만 상합니다.
 
간혹 진짜 이상한 의사나 간호사 분들도 있는데
항의를 하면 좋은데... 음... 항의해도 별로 안바뀌어서 -_-
이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지만요 음음...;
 
 
 
덧)
 
다 아시는 얘기지만 큰 병원에는 내성균이 많아요.
원칙적인 이야기지만 마스크 쓰고 계시면 좋고요. 손 자주 씻으시고.
다 아시는 얘기겠지만 애들 데려가지 마세요.
글고 웬만하면 입원은 안 하는 게 좋아요. 멀쩡한 사람도 누워서
링거 꽂으면 바로 환자됩니다 ㅋㅋㅋㅋㅋㅋ 건강할 때 건강 지키시고요;
 
그리고 또 경험상 보호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웃음입니다. 힘들어도 웃으세요. 그래야 환자가 웃어요.
 
 
 
 
 
그럼 이만... 예상보다 길어진 글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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