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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습니다.
게시물ID : medical_20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본망해라
추천 : 3
조회수 : 165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9/11 17:49:42

8월말에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습니다.
아버지가 그날 하필이면 저녁약속이 있으셔서 나가셨다가 3시간 반만에 발견하고 119에 연락하여 응급실에 갔습니다.
천만 다행인건 쓰러지실때 잠자듯이 똑바로 누워계시고 기도확보가 되어 숨을 쉬고 계셨답니다.

그러나 시간도 시간이고 출혈량이 많아서 개두술을 해야하고, 뇌가 부어있기때문에 개두술후 당장 닫지도 못할꺼라 하셨네요.
더욱 안타까웠던것은 수술중에 돌아가실 수도 있다고 하셨고요.
다행이도, 살으셨고 뇌출혈된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제거를 하셨지만, 출혈에 비해 다른 부분은 깨끗하다고 하셨어요. 개두술한 머리뼈도 닫으셨고요.
하지만 왼쪽뇌이기 때문에 언어장애 와 몸의 오른쪽은 마비가 올 거라고 하셨고요.
하지만, 출혈된 부분빼고 다른 뇌는 깨끗했고 수술은 정말 잘 되었기때문에 차후 경과를 보자고 하셨습니다.

출혈원인은 혈압은 조금 있으셨지만, 고혈압으로 인한 출혈은 아니고, 모야모야병으로 확실시 된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혈관 기형이 의심된다고 하셨지만, 조직검사 결과를 보니 혈관 기형은 아니고 모야모야병라고 하셨습니다.

수술후 거의 5일만에 눈도 뜨시고, 의식도 어느정도 회복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의사말로는 죽을뻔한 사람을 살린것이 때문에, 지금 당장 의식회복 한것 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아니라고 하네요.
뇌출혈같은 경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보통 보호자들은 대부분 성급하게 생각을 해서 환자보다 보호자가 먼저 지쳐 나가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일단 1차 목표는 재활치료 받을정도로 회복이고, 그때당시(수술후 7일)는 그 1차 목표까지의 점수가 100점이라면 인제 10~15점 밖에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수술후 약 10일정도 지나 2주정도 되었습니다. 아직 중환자실에 계시고요.
호흡기도 떼시고, 물마시는 훈련을 하고 계십니다. 물론 말을 하시지만 많이 어눌하시고요. 그리고 언어장애인지 횡설수설 하시네요.
정말 자식으로서 안타깝고 보기힘든것은 물론 회복중이긴 하시겠지만,....
인지하시는것이 현저히 떨어지셔서 6~7살정도로 행동하시네요. ㅠㅠ
왼손을 묶어 놓으셨는데, 풀면 코쪽에 심어 놓은 관(물과 음식 투입관)과 소변관을 빼시려고 하시고, 간호사와 의사에게 불만이 많아서 물마시는 연습 및 인지회복을 위한 치료를 화난듯이 입꾹닫고 말을 듣시 않으십니다. ㅠㅠ
여기가 병원인지도 모르시고요. 왜 묶어 놨냐는 듯이 화내셔요.

제가 어렸을적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었는데, 치매가 있으셨거든요. 그 모습과 너무 겹쳐보이는 겁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면회온 사람들은 알아보시는것 같긴한데, 물론 자식은 잘 알아보십니다.
의사에게 상태를 여쭈어 보니, 아직은 회복이 덜 되셨고 섬망일 수도 있긴한데 재활치료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라 하시고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보통 여기서도 보호자들이 환자 상태가 이전과 너무 다른 모습이라, 섣불리 포기한다고도 하네요.

주치의께서는 그래도 희망적인 말을 하셨었어요. 오른손을 꽉 쥐어 보라고 하셨는데 어느정도 힘이 들어가셨나봐요.
"예후가 그래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어요. 아직 연세가 70도 안되셨기도 하고요.
저한테는 집에가고 싶다고 하시네요. 소고기 먹고 싶다고 하시고요. 평소 고기를 잘 안드시던분이 고기 먹고 싶다고 하니 울컥하더라고요.
오늘 의사께서는 섬망증세이신것 같은데 최악의 경우는 영구적일 수도 있지만, 지금 회복상태와 나이등을 고려하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네요. (저는 서울에 있고, 어머니는 지방에 계시는데 지방에서 가정꾸린 동생이 항시 보고를 해줍니다 :) )

지금은 회복중이라 인지장애가 있으시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모습으로 돌아가시겠죠?
포기하지 않고 어머니 믿고 시간 지나면 다시 괜찮아 지시겠죠? 물론 100%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으시겠지만...
평소 주의분들과 말하는거 좋아하셨는데 힘내서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부모님들께서 머리아프시다고 호소하시면 주저말고 병원에 무조건 꼭 가보세요.

제가 지금도 가장 생각나는것은 저번주말 면회갔을때 잠시 정신을 차리셨는지 면회끝날때 어머니에게 또 올께요. 라고 돌아섰을때 손흔들어 주신것이 너무나 기억에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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