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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원장님 때문에 아끼라는 말에 스트레스 받아요...
게시물ID : menbung_478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구여신
추천 : 11
조회수 : 1014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7/06/07 02: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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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 종사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처자인데..
살면서 제가 낭비한다라고 생각해본적 없는데 요새 원장님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아요..
저희 원장님은 좋게 말해야 짠돌이이고 나쁘게 말하면 아주 쫌생이에요...
아끼라는 말 들은거 다 열거하자면 끝도 없는데 치과는 전문 분야다 보니 말해도 이해 못 하실 부분들이 많아서 이해하실 수 있는걸로만 말씀드리자면..

1. 달력.
제가 출근 시작한지 며칠 안되어서 달이 바꼈어요. 원장님 방에 벽에 걸어두는 달력이 있는데 달이 바뀌니까 뜯어서 저를 주시더라구요. 저는 버리라고 저를 주시는 줄 알았는데 주시면서 하는 말이 '종이 아까우니 작게 잘라서 이면지로 써라'입니다. 그런거 진짜 저 완전 어렸을적에나 그렇게 해봤지 커서 그런다는거 처음 들어요. 치과도 인쇄 할거 많아서 이면지 넘쳐나거든요. 이면지 할게 없으면 모를까 이면지 a4용지가 넘쳐나는데 굳이 달력 종이까지 잘라가며 써야 되는지 싶더라구요. 그 말과 함께 이렇게 아껴써야 잘 산다 잔소리까지 덤으로 주셨습니다.

2. 테이프.
 저는 바닥을 봐도 잘 안 보이는데 원장님 눈에는 머리카락이 어쩜 그렇게 잘 보이는지.. 출근한지 3일째에 바닥에 머리카락 하나 떨어진 걸 원장님이 발견하시고 저에게 테이프로 찍어서 버리라고 하시더군요. 저희는 바로 쓸 수 있게 테이프를 손가락 한마디(사실 한마디도 안되는 길이) 정도를 몇 개 뜯어 놓거든요. 그걸로 머리카락 찍어서 그대로 버렸더니 머리카락 한 올인데 왜 아깝게 테이프 채로 버리냐 찍고 머리카락을 떼서 버리고 테이프는 다시 쓰면 되지 않냐고 그 자리서 저를 혼내시더라구요(그것도 환자 앞인데..) 거의 3분간 혼났네요.. 졸지에 테이프 막무가내로 쓰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3. 티슈
이거는 아껴쓰는 걸 떠나서 빡치는 건데 출근 첫날이었습니다. 치과 기계에 문제가 생겨서 원장님과 같이 보던 중 손에 뭐가 묻어서 티슈 한 장을 뽑아 썼습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장이요. 근데 그걸 보신 원장님께서 거의 경기를 일으키실 기세로 저에게 뭐라 하시더군요. 이렇게 비싼 휴지를 왜 막 뽑아쓰냐 그냥 손 씻으면 되지 않냐면서 크게 혼을 내시더군요. 솔직히 휴지는 소모품이잖아요. 근데 그걸로 저를 혼내시더라구요. 그냥 원장님 눈 앞에서 직원이 티슈 뽑아쓰면 큰일나는 거에요. 그건 오직 환자용. 직원은 가끔 공공화장실서 볼 수 있는 질 안 좋은 두루마리 휴지 큰거 있죠? 그거 써야해요. 그마저도 아껴써야해요. 액체 흐른게 있어서 진짜 많이도 아니고 그거 닦을만큼만 뜯어서 썼는데 저보다 먼저 있던 직원이 아껴써야 한다고.. 그 휴지도 치과서 구입하는게 아니라 어디서 얻어오는거라 떨어지면 아쉬운 소리 해야하니까요. 심지어 환자가 쓰는 것도 아껴요. 환자가 입을 헹궜는데 물이 턱으로 흐른게 있어서 닦으시라고 제가 한장 뽑아드렸는데 나중에 다른 직원이 하는 말이 전에 원장님께서 환자가 찾기전에 티슈 먼저 주지 말라고. 환자가 찾지도 않았는데 왜 아깝게 휴지 주냐고 그랬었데요. 나중이 제가 또 그러다 혼날까봐 알려준다네요 ㅠㅠㅠ

4. 치과에서 쓰는 물건.
들어간지 얼마 안되었을때 치과 내에 락스가 없더라구요. 락스가 이곳저곳 많이 쓰이는데 없어서 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죠. 물건 사러가는 날에 다른 직원이 같이 가자해서 알겠다라고 하고 락스가 없으니 락스도 사자고 메모 같이 해달라고 했더니 직원이 우물쭈물 하면서 저희 살거 많은데 락스 사도 될까요? 원장님이 카드 주시면서 아껴쓰라고 했는데...이러는 겁니다. 그 카드로 직원 먹을거 놀거 쓰는 것도 아니고 치과에 필요한 물건 사러 가는거에요. 치과 기구 씻을 것도 많고 그래서 수세미 세제 락스 고무장갑 등은 항상 넉넉히 사놓을텐데 장보러 가서 그 직원이 이거 수세미랑 락스 하나 더 사도 되나 안되나 고민하고 있더라구요. 심지어 가격이 싼 다이소에서요. 다이소에서 파는 락스 2~3천원이면 사요. 근데 그거 하나를 가지고 고민하더구요. 제가 같이 장보다가 짜증나서 원장님이 뭐라하면 내가 말할 거니까 그냥 담으라고 했어요. 저 들어오기전까지 원장님이 장볼때마다 뭐라하니까 락스도 안 사고 그냥 있던거였어요. 

사실 요정도만 얘기해도 저는 짜증나는데 치과 재료니 그런거까지 들어가면 한도끝도 없습니다..
살면서 진짜 사람이 이렇게까지 아낄 수 있구나를 깨닫는 중이고 말끝마다 아껴라, 아깝다라고 하시니까 노이로제 걸릴 것 같고 저 지금 집 가족들한데 아끼다, 아깝다 라는 말 금지 시켰어요. 저 말 들으면 요새 화가 솟구쳐 오르더라구요.
내일 또 출근해서 저런 말 들을 걸 생각하니 잠이 안 옵니다 ㅠㅠㅠ


(혹시라도 어디로 가져가진 마세요.. 저 여기 아직 출근 중입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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