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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짐꾼도 아닌데 ㅋㅋ
게시물ID : menbung_501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4수자리
추천 : 17
조회수 : 884회
댓글수 : 47개
등록시간 : 2017/07/22 19:10:07
멘붕게에 글 쓸일 생길줄이야

오늘 날이 엄청 더워서 슈퍼에 아이스크림을 사러갔음

요 앞 슈퍼는 메로나 스크류바 같은건 500원이라 10개 한번에 사서 나갈라고 하는데

슈퍼 옆에 오르막길이 있거든요 경사가 꽤 되는 오르막길인데

오르막길 올라가면 전부 주택가임

슈퍼 딱 나오니까 한 아주머니가 아기를 등에 업고 초등학생 좀 안 되 보이는 애는 한손 잡고

물 2L 짜리 6개 된거 있잖아요 그거를 들고 올라가려고 하시는거 같았음

'워미 힘드시겠네'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학생 잠깐 이리 와바요" 하길래 네? 하고 쳐다봤음

"이것 좀 잠깐 날라요" 라고 뜬금없이 말함

아는 사이도 아니고 뜬금 없기도 하고 부탁하는 느낌도 아니고

짐꾼 마냥 시키는 말투였는데

그래도 좀 힘들어 보였으니까 고민 좀 하다가

좀 가까우면 도와드릴까 하는 생각에

어디까지요? 물었음

쩌어기 목욕탕 앞까지 가달라고 함 ㅋ

목욕탕이 어디냐면 오르막길 끝나는 부분에 목욕탕 있음ㅋㅋㅋㅋㅋㅋ

오르막길이 경사도 경산데 쓸데 없이 길어서 진짜 다 올라갈라면 힘듬

거기 다 올라서 옆으로 쭉 가면

옛날에 다녔던 초등학교 근처까지 감

좀 과장하면 등산임...

"그건 좀 안될듯... 죄송" 하고 돌아설라는데

"아니 그것도 못날라줘요?" 

???

고대로 벙찜 ㅋㅋㅋㅋ

와 이게 대체 뭘까 뭐지 생각하는데

아줌마가 옆에 애 한테 " ㅇㅇ 아 엄마 힘든데 이 형이 못 도와주겠데 ㅇㅇ이가 부탁해봐"

??? 애까지 팔아먹음

"가까우면 도와드릴라 했는데 안 됨 ㅈㅅ" 이라 했는데 쌩까고 할 말 만 함

도와달라고 도와줘 빼액!

쌩까고 집에 갈라했는데

옆에 지나가는 할머니까지 거듬 

남자가 그거 하나 못 도와준다고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이야 슈밤 ㅠ

할머니가 한 마디 하고 아줌마도 계속 빼액 거리니까

옆에 애도 가만히 있다가 아저씨 도와줘요 거림;;

힘든건 니네 엄만데 내가 왜 도와줘 니가 들어 임마 ㅠ 글고 아저씨 아니야 ㅠ

부탁 거절 잘 못하고 쓴소리 못하는 나에게 상황이 점점 개 난감하게 됬는데

슈퍼 앞에서 이러고 있으니까 슈퍼 아저씨가 나와서 아줌마 한테 쿠사리 넣고 도와줘서 집에 무사히 옴 후...

에어컨 밑에서 아이스크림 빨면서 쉬는데도 시원해지지가 않음 짜증

그 잠깐 동안 정신이 피폐해진거 같았음

내 성격이 좀만 ㅈㄹ 같아서 한 마디라도 하든지

아예 쌩까든지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후회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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