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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자를 여러 번 죽이는 면접후기. 죽고 싶네요..
게시물ID : menbung_58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이버해적단
추천 : 9
조회수 : 379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06/23 00:18:36

안녕하세요. 을지로에 있는 I업체에 대한 면접을 본 후기 입니다.

나이는 38세이고 좀 많은 편 입니다.  물론 전 경력자로서 여러 업체의 면접을 봤습니다.

근데, 굳이 이 I업체에 대해서 후기를 쓰는 이유는 지금 저의 정신적 변화에 엄청 영향을 준 면접이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45명 남짓한 에이전시 업체입니다.

전 이 업체에서 면접 요청에 대한 연락을 받았고,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한 직원이 노트북으로 인성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면접관님을 부르겠다고 합니다.

인성검사는 HMAT검사였습니다. 그걸 진행 후 다시 15분뒤에 직원이 오더니 검사 결과를 메모지에 적고 가더군요.

그리고는, 여자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오자마자 대표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젊으신 분인데 흰 머리가 많아서 나이 들어보이시네요."

아 물론 전 지금까지의 인생이 평탄하지 않아 흰 머리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염색이 풀렸다는 게 미쳐 인지하지 못해서, 신경을 못 쓴 부분이 있었습니다

처음 부터 외모 지적에 당황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이력서에 적힌 경력사항을 보면서 무난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리고는, 대표님이 하시는 말씀이...

"너무 여러가지 일을 해보신 경력이 오히려 전문성이 결여되네요."

"이직경력이 많으시네요. 뭐 2010년까진 업계가 어려워서 이럴 수 있지만, 그 이후엔..."


물론 이러한 경력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인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근무했던 업체들이 저러한 현실에 직면한 업체여서, 이직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업체 내 인력이 없어, 저 자신이 타인의 업무까지 배워가며 일해야 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대표님은 그러한 부분에 대해 이해하시는 듯 했습니다.

이런저런 경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제가 너무 안타까워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기분 나쁘게 들으시지 마시고요."

"님이 만약 면접을 보고 연락이 안온다면 이러한 전문성 결여가 원인일 수 있구요."

"그 나이면 관리직을 맡아야 할 나이인데, 이렇게 실무위주로만 탄탄하게 올린 건 업체 입장에선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님의 외모가 마치 집에서 막 나온 사람 같아요. 어울리지 않는 쟈켓은 왜 입고 나왔지요?"

"머리는 왜 흰 머리인채로 보이는거죠?"

"경력자체를 보니 일은 잘하실 수 있을거 같고, 성실하기도 하며, 착하신 분인거 같은데 안타까워요"

"님은 지금 나이가 많으니 갈 곳이 더 힘들거에요. 제가 하는 말 명심해서 좋은 업체 가시면 좋겠네요."

"님은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아마 앞으론 더 힘들거에요"


전 이런 이야기를 일단 듣고만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제 스스로에 대해, 현실에 대해 저 자신이 잘 알고 있는데,

이 대표라는 분이 굳이 꺼내서 저에게 퍼붓 듯 이야기하고 있는거죠.

저도 제 경력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인생을 저주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온지도 모르면서..

마치 다 아는 척 이야기하는게 많이 거북하더군요.

대표 본인은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하듯이 말하는거라 하지만, 제가 듣기론

'난 널 채용하기 싶지 않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라고 돌려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이미 불합격임을 느끼게 되었고, 그 와중에 대표는

"저희가 낼 모레까지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기다려주세요."

다시 말하지만, 전 여러 면접경험이 있습니다. 저런 말 자체가 상당히 불쾌하더군요...

저렇게 말할거면 굳이 조언이라는 명목으로 저런이야기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이 끝난 후 대표는 절 회의실에 남겨놓은 채 그대로 나가버렸습니다.

전 덩그라니 남의 회사 회의실에 남겨져 있었죠.


그리고, 3일 뒤 메일로 불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이 회사 면접을 계기로 제 인생을 더욱 저주하게 되었습니다. 이젠 모든 걸 정리해야 하나 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별로 살고 싶지 않네요.




[요약]

1. 을지로에 있는 i업체에서 여자 대표랑 1:1로 면접을 봄

2. 면접 도중 여자대표가 내가 면접에 떨어지는 이유를 대놓고 말함. 자신은 내가 좋은 업체에 가기 위해 말한거라고 함.
   - 흰머리 및 어울리지 않는 쟈켓 외모지적. (이 부분은 제가 할 말이 많은 게 정작 대표라는 분도 외모가 상당히 부담스러웠음)
   - 잦은 이직 경험 (실은 임금체불, 업체도산 등 여러 이유가 있었음)
   - 경력상에 너무 많은 경력이 있어 전문성이 떨어진다 말함 (실은 사람이 없어 다 떠안아서 일한게 많음)

3. 하고 싶은 말 실컷 다하고, 결과는 3일 뒤라고 함. 난 이미 여기서 불합격임을 깨달음.
   - 그냥 내가 꼴보기 싫으니 그냥은 못보내겠고 하고 싶은 퍼부었다고 느껴짐.

4. 면접이 끝난 후 대표는 뒤도 안돌아보고 회의실 밖으로 나감. 난 남의 회사 회의실에 덩그라니 혼자 남아 있었음.
   - 내가 사람취급은 받았나 라는 느낌도 강했음.

5. 3일 뒤 예상했던 대로 불합격 통보를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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