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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잡아가며 쓰는 회사 생존기 (6) 그것들의 대결_2
게시물ID : menbung_59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lkKingSINO
추천 : 6
조회수 : 124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1/01/21 09: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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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멘탈 잡아가며 쓰는 회사 생존기 (1) 내가 살기 위해선 글을 써야겠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59396&s_no=59396&page=1


멘탈 잡아가며 쓰는 회사 생존기 (2) 폐급 리더는 어떻게 일을 할까?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59397&s_no=59397&page=1



멘탈 잡아가며 쓰는 회사 생존기 (3) 우리가 의사는 아니긴 하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59399&s_no=59399&page=1


멘탈 잡아가며 쓰는 회사 생존기 (4) 너의 정체는 뭐냐?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59407&s_no=59407&page=1


멘탈 잡아가며 쓰는 회사 생존기 (5) 그것들의 대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59409&s_no=59409&page=1





그날은


팀장이 


프로젝트원들에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회유를 시작 한지


2주정도 지난 후 였다.







팀 주간 회의를 위해


회의실에 


프로젝트 원들이 


하나 둘 모여서 앉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큰 회의실이라


빈자리가 잘 보여서



팀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줄었는지


한눈에 보였다.





평소와 비슷하게


팀장과 인식이 근처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한 두칸 씩 떨어져 앉아 있었지만,




늘 쎈척하며


회의를 시작했던 팀장도


오늘은 이런 광경이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나보다. 







'왜 이렇게 주위를 비워놨어!


좀 붙여 앉아봐!'






팀장의  


머쓱한 투정으로  


회의를 시작 했다.

 






'오늘은


업무 리뷰는 하지 않을 거고.....


모두 알다시피 


퇴사자들이 많아서 


업무를 조율이 필요합니다'







팀장이 


업무 별 담당자를 지정하기 시작했다.




팀장이 한마디 한마디 이어갈 수록


두세명이서 


백업해주며 진행했언 업무들이


한명에게 몰아져 갔다.






다들 예상은 했던 상황이었지만,


시작부터 


축 쳐졌던 회의 분위기는


비에 젖은 빨래 쳐럼


점점 더 


무겁게 내려 앉았다. 









여기서도


성과내기 좋고 


돋보이기 쉬운 일은



인식이의 


몇 안되는 추종자들에게 배정됐고,





그 외에


팀 업무에는 꼭 필요하지만


팀장이나 임원 관심사에


멀어져 있는 일들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먹이 던져주듯


떨어졌다.







그리고 막바지에 팀장이


입을 열었다.






'..... 그리고


앞으로 대소멸씨에게


A 업무를 


맡기려고 하니 그리들 알고 있어요'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A 업무는


누가 봐도 


그들의 관심도가 


제일 높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팀장이 드디어 포기한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팀장이 말을 이었다.





'A 업무는 


대소멸씨가 실무를 뛰겠지만


코치는 


인식 리더가 해주세요.



사람도 없으니 


관리 업무는 조금씩 내려놓고


업무 가이드 많이 해주시고.....'






그 순간


나를 포함한 


나머지 프로젝트원들은


블록 버스터 예고편을 본듯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서로 미묘하게 웃는 눈으로 


신호를 주고받기도 하고



내 상황을 잘 아는 선배는


나를 쳐다보면서


테이블 밑으로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인식이와 대소멸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역시 대소멸은


별 생각 없이 


그런가 보다 하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인식이의 표정은


미묘하게 불편해 보였다.











회의를 마친 후


인식이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왔다.




'잠깐 나 좀 보지?'



'네?'



'잠깐 차 한잔하자고'





평소에는 말도 안걸던 놈이.....






나랑 인식이는


커피 한잔씩들고


흡연실로 올라갔다.





인식이의 목적은 대소멸이었다.


대소멸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나의 경험담을 듣고 싶어했다.




하지만 


내 대답은 평소와 같았다.




'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고


  ....


 그리고 그런 점이 저랑 소통이 안돼서


 같이 일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




한참을 듣고 있던 인식이가


갑자기 나에게 성질을 부리며 내 말을 끊었다.




'내가 말했지!!


그건 당신 후배 관리 능력이 부족한거라고!


에이.....'





내 말을 듣고있던 인식이는 


갑자기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끄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평소 같았으면


나도 


'왜 나한테 x랄이야'


생각 했을테지만



나는 그 뒷모습을


흐믓하게 쳐다 봤던거 같다.







다음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인식이가 


임원 근처 회의실로


대소멸을 끌고 들어갔다.




사람들은


아무 도움도 안되는 업무 잔소리만 하는 리더와


설명을 해줘도 하나도 못알아 듣는 실무자와


도대체 무슨 얘기가 오고가는지 궁금해 했다.




그 둘이


회의실로 들어가자


평소보다 


사무실은 고요했고


사람들의 귀는 그쪽을 향해 있었다.






근데 


의외로 첫날 회의실은 조용했다.




회의실 안을 힐끗 쳐다보니


대소멸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인식이는 조용 조용 뭔가 지시를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인식이의 말도 안되는 업무 지시를 


커버 치기 위해 


야근을 했을테지만



대소멸은 


무슨 자신감인지 정시퇴근을 이어갔다.







그리고 


인식이도 


평소와 같이


회의실에서만 입으로 일을 했고


중간 코지는 전혀 없이


사무실 구석에서 


모바일 배그로 킬수를 올리는


업무 자세를 이어갔다. 









몇일 후.



인식이는


보고를 위해 대소멸을 자리로 불러서 


같이 업무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료를 훑어보던 인식이가 입을 열었다.





'....... 이게 뭐야?'



'네?'



'이게 뭐냐고?...... 이게 뭐지?'



'시키신거 한건데요?'



'내가?'









시작이구나.




나는 속으로는


미친듯이 웃고 있었지만


내 눈과 손은


모니터와 마우스에 고정을 하고


침착한 표정을 유지했다.








인식이 다시 


대소멸에게 물었다





' .......


이거 도표에서 이 항목 뭐야?


무슨 기준으로 정리한거지?'





'아... 


이거.... 


이게.....


뭐였지?'






'..........'





'잘 기억이 안나요'





'아니 대소멸씨!


이거 본인이 정리한거 아니야?


당신이 한 것도 몰라?'







인식이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회의실로 다시 대소멸을 소환했다.








그리고 악순환이 시작됐다.





인식이는 대소멸을 바로잡기(?) 위해


그 시덥잖은 회의를 더 오래 하기 시작했다.




지 나름으로는 코치를 하는 거였겠지만,


그럴 수록 


대소멸이 업무를 이해하고 실무를 뛰는 


시간은 줄어들 뿐이었다.





대소멸은 


부족한 시간 내에서


나름대로 일을 해서 자료를 만들어 갔지만


그 결과는 인과 관계가 전혀없는


무의미한 것들이었다.





인식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본인이 데리고 일했던 사람들은


상식적인 사람들이라


'이정도 쪼면 알아서 하겠지?' 가 


게속 통했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대소멸은 완전 다른 차원의 사람이었다.




인식이의 미간은 


점점 깡통처럼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처음 몇 주는


인식이의 말빨로 수 많은 보고들을 버텨냈다.


(참 이건 능력이다. 


이 x끼에게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건 말빨이다.)




하지만 


그 후에는


인식이도 말을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자료가 없었다.





팀장도 


처음에는 지켜보더니 한계가 왔나보다.



'야 인식아! 이건 아니잖아!


지금 뭐하자는거야!'




'..... 죄송합니다.'




'이거 안됐으면, B, C 업무도 같이 넣어서 정리해


그럼 커버 칠수 있어.'




'..... 예'




팀장은


자기가 신경쓰던 


A업무가 궁지에 몰리자 



이를 풀기 위해 


추가 업무를 주고 스토리를 제시해 주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괜찮은 


가이드 였겠지만,


이 둘의 조합에는 통하지 않았다.





팀장이 인식이에게 


추가 업무를 던질 수록 


업무의 중요도는 점점 높아 졌지만


나오는 결과는 전혀 없었다.




진짜 정말로 전혀 없었다.





고맙게도


두 사람이 만들어낸 


업무 블랙홀이


반복될 수록


나머지 사람들이 편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인식이는


이런 상황에도 실무를 직접 뛸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런식으로


오랜시간이 지난 후 


결국 사건이 터졌다.





그 날도 


두 사람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대소멸의 큰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얘기 안하셨다구요!'




'야! 내가 녹취까지 해서 보여줘야돼? 


 나는 ㅇㅇ을 만들어야 한다고 업무 지시를 했다고!'




'ㅇㅇ이 아니라 ㅁㅁ였어요!


 제가 똑똑히 기억해요!'






맙소사.


드디어 싸우기까지 하는구나.






하지만 대소멸의 


[똑똑히 기억한다]는 


발언과



인식이가


[업무 지시를 했다]는 


이 표현들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의 팝콘각만 안겨줄 뿐


말릴 생각을 망각하게 했다.




한 동안 두사람의 언성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기 시작한다.





'야이 x신같은 년이 어디서 자꾸 말대꾸야!'



'뭐라구요? x신?'



인식이는 끝까지 말대꾸 하는 대소멸을 참지 못했다.



인식의 손에서 


서류뭉치가 날아가기 시작했고


그 서류는 대소멸의 얼굴에 잘못맞아 상처를 남겼다.




우리는 회의실로 뛰어들어갔다.




몇몇 사람들은 인식이를 말렸고 


나는 동료와 함꼐 대소멸을 데리고 커피숍으로 갔다.






우리는 대소멸에게 이러저런 말로 


위로를 해주었다.



마음에도 없는 말들이었지만 


그래도 효과가 있었는지 


얼마 안있어 대소멸은 흥분을 가라 앉혔다.



그러다 대소멸이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했다.



'선배님. 


선배님이 얼마나 좋은분인지 이제 깨달았어요.


저는 선배님 정말 못된 사람인줄 알았어요 ...........


죄송했어요.......'




'.....'





참.....


여기다 대고 


뭐라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실타래 처럼 얽혀서


한동안 내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날 오후.



갑자기 


인식이가 나에게 


저녁에 술자리를 하자고 메신저를 했다.


평소 같았으면 


백번을 물어봐도 약속있다고 거절 했을테지만



그 꼴을 보고난 이유에서인지,


대소멸의 사과를 받아서 인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수락을 했다.




그 날 


술자리의 대화는


인식이의 하소연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하소연들은


내가 평소 


인식이나 팀장에게 했던


그 말들과 다르지 않았다.



속으로 비아냥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봐라... 사람 말 개똥으로 알더니 


결국 똑같은 소리하는거 봐라.....


덜된 것들......'





나는 


약간 통쾌한 마음으로


술이나 얻어 먹자 라는 심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서 술기운이 한참 오르자


인식이가 


목빠진 인형처럼 


갑자기 고개를 푹 떨구더니 중얼 거렸다.



 '저기.... 내가 미안해.... 


 대소멸에 대해서 니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제 알겠어....


 이제 알겠어.....


 내가 미안해 .......'




진짜 미웠던 사람들인데.....


우리들끼리는 암살 계획까지 세워서


진짜 


토막내서 죽이고 싶을정도로 미웠던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오늘 하루만에


모두 내게 사과를 했다.




참....


살다보니 이런날도 생기는구나.



그 말을 듣자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인식이를 다독여 줄 수 있는 힘이 새어 나왔다.



그렇게 나는 끝까지 자리를 같이 해주고 술자리를 마무리 했다.


나도 참 무른놈이다....


 


 




큰 싸움이 있고,


바로 다음날.



대소멸은 


우리 몰래 인사팀을 찾아갔다.



그렇게 깜깜 무소식이던 인사팀에서는 


대소멸의 인맥 때문인지


아니면


대소멸의 충격적인(?) 제보 때문인지


갑자기 일사 분란하게 일처리를 시작했다.




인사팀에서는 


프로젝트원들 대상으로 


인식이와 팀장의 인원 관리 능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고,


퇴사자들 증가사유에 대해서 조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결국 


인식이는 


대소멸에게 했던 발언과 행동 때문에 징계에 들어갔다.




팀장은 


△△상무도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블랙홀이 만들어 버린 


업무 성과 문제와


팀원 관리 능력을 문제로 면팀장이 되었다.




그리고 대소멸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다.








사건 종결 후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한템포 정비하자는 듯한


한숨을 쉬며


업무 상황을 조용히, 천천히 수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들 내심


곪고 곪던 폭탄이 터져서


우리의 주적들이 한방에 나가 떨어진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쁨은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또라이 보존의 법칙은 너무나도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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