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드라마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라이프 온 마스(Life on Mars. 2006. BBC) 이다.
대체로 미드를 좋아하긴 해도, 미드가 결코 따라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영드에는 있는데,
라이프 온 마스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느낌을 준다.
그 드라마가 주는 독특한 느낌의 절반은 데이빗 보위의 음악에 기인한다.
드라마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맨체스터의 어느 형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타임슬립을 하게 되는데,
1973년 맨체스터로 돌아간다.
이것이 코마 상태의 환상인지 실제 타임슬립인지 불분명 하나,
그가 왜 이 시대로 돌아왔는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하나하나씩 풀려간다.
주인공 존심(John Simm)이 현대의 법의학, 수사과학 지식을 가지고
1973년의 영국 범죄를 해결하는 재미도 있지만,
'라이프 온 마스'라는 동명의 타이틀 곡을 드라마 제목으로 그대로 쓸 만큼,
이 드라마에서 데이빗 보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며,
1973년을 배경으로 그의 음악들이 드라마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맨체스터의 붉은 벽돌과 미스터리하고 초현실적인 분위기,
코마 상태의 무력감과 68혁명 이후의 정신적, 예술적 혼돈이 표현되며
BBC의 자본으로 재현한 1973년의 맨체스터 시가지 사이로
데이빗 보위의 음악이 은은히 흘러나오는....그런 드라마다.
한동안 그의 음악을 무한 반복으로 듣기도 하던 때도 있었는데,
역시 그 시기 데이빗 보위의 음악은 Epic.
인류에겐 너무 빨랐다고나 할까..
오늘 데이빗 보위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의 별로 돌아갔을 것이다.
데이빗 보위를 추모하며.
Rest in peace..
David Bowie (1947~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