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병과 도드라키, 야라의 강철함대와 마르텔, 그리고 티렐 가문의 병력을 배에 태워서 이끌고 가면 게임 끝나는 줄 아시죠?

킹왕짱 용 세 마리도 있고 2개 대가문의 지지도 있고, 주변에 유능한 책사도 있으며 측근인 핸드가 무려 티리온 라니스터입니다. 거기다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병력도 짱짱하죠. 기마병(도드라키)에다가 보병(언설리드)까지 갖추고 있어요. 다들 경무장이라는 게 조금 걸리지만 뭐 어떻습니까. 역사적으로 경무장한 몽골 기마병이 중무장한 유럽 기사단 엿먹인 적도 있는 걸요!

허나

마틴 옹이 어떤 사람입니까. 뭔가 일이 잘 풀리려 하면 꼬아버리고, 조금 풀린다 싶으면 또 꼬아버리는 심술쟁이 아닙니까.

드라마는 이미 소설과 다른 스토리로 간다고 하나, 전체적인 큰 틀은 마틴옹이 정해준다고 하셨으니

마틴옹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또는 생각하기 싫은 방법으로 대니를 엿먹일 겁니다.

당초 칼 드로고가 대니를 위해 철왕좌를 차지하겠다고 했다가 죽어버리죠? 이번에도 이와 비슷하게 전개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제가 예상하는 시즌7 대니의 고생 리스트입니다.

2. 미린 통제권 잃음 -> 미린에 남겨두고 온 다리오가 변심하여 대니가 에소스에서 일궈놓은 것들을 스틸

3. 를로르가 광신도로 변함 -> 안 그래도 웨스테로스는 일곱신 신앙이 강한데 를로르가 끼어드니 민중의 저항이 거세짐... 거기다 칠왕국에서 를로르 신앙에 대한 민중의 이미지는 "제물로 인간을 바쳐 불태우는 종교"이니, 를로르에서 밀어주는 대니를 "우릴 다 불태워 죽일 거야!"하면서 강하게 거부할 가능성 높음

이중 1번에서 한번에 너프 당하겠죠. 천 여척이던 병력이 1화에서 10척이 될 수도... ㅜㅜ 그치만 제가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2번입니다.

대니가 웨스테로스를 정복하러 오긴 했지만 그래도 본거지는 미린이죠. 그런데 그 미린에 측근이랍시고 남겨둔 게 다리오입니다. 그런데 다리오랑 좋게 헤어지지 못했잖아요? 일전에 어떤 예상글에서, 다리오가 하피의 아들들 수장이라고 하였고 시즌6 내내 복선이 깔려있었지만 결국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죠. 그런데 실제로 수장이었건 아니건 다리오는 대니에게 차여서 제대로 빡쳤을 것이고, 진심이건 아니건 대니에게 반기를 들어 미린을 개판으로 만들어버릴 겁니다. 본거지를 잃었는데 어떻게 원정을 수행하나요? 여기서 대니의 철왕좌 복귀 프로젝트가 제대로 막혀버립니다. 결국, 대니는 다시 미린으로 돌아가서 재평정을 하거나 아니면 다 포기하고 철왕좌에서 다시 새로이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제로에서 시작하는 고생길이 열리는 겁니다.

3번은 대니의 철왕좌 복귀가 어떻게든 성립되더라도, '지도자'로서의 대니의 역량을 시험받게 되는 첫번째 난관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니는 불탄 집에서 무사히 걸어나오고, 포효하는 용 위에서 일장연설하는 데몬스트레이션을 위시한, 소위 카리스마의 정치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리스마만 있다고 정치를 잘하게 되나요? 물론 대니는 매드킹이나 서세이 같은 애들보다는 주변에 인물도 많고 그 사람들 말을 들을 줄도 압니다. 하지만 결국 정치란 것은 얼마나 민중의 지지를 받느냐 하는 데서 판가름이 나는 거죠. 사람들이 "라니스터 망했네 서세이 망했네"하는 것도, 서세이가 민중에게 지지는 커녕 오히려 조롱만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떄문 아닐까여.

이때 민중에게 가장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종교"입니다. 비록 하이스패로우 같은 광신도들은 왕권을 뒤엎으려고까지 했지만 결국 민중들에게 왕권의 정당성과 영향력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건 종교 밖에 없어요. 그런데 대니는 지금 칠신교와 척을 지는 를로르의 지원을 받습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수백년 넘게 웨스테로스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칠신교 신앙을 단박에 갈아엎겠다, 이제 를로르만이 유일한 종교다, 이렇게 선전되어 웨스테로스 민중은 물론 귀족들의 반발을 사게 되리란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대니의 능력에 달렸죠. 단순히 용만 보여주는 것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는 것은 어려우리라 봅니다. 토착(?) 신앙인 칠신교를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자신을 지원해주는 를로르를 강요하느냐, 어느 쪽이든 대니는 자신의 지지 세력 중 하나를 자신의 손으로 꺾어야 하는 운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