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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고등학생들이 외박나온 군인들을 구타한 사건
게시물ID : military_20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어라이코스
추천 : 29
조회수 : 70155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3/04/25 21:26:3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101057221&code=940202


지난 2011년 3월 6일(일요일) 새벽.

강원도 양구 모 사단 병사 두명이 외박을 나와 새벽에 길을 걷다가,

고등학생과 어깨를 부딪혀 시비가 붙을거 같자 도주(?)했으나 십여명에 가까운 고등학생들에게 포위되어 집단구타당한 사건.


공교롭게도, 글쓴이도 그 시각 같은 군인 신분으로 외박을 나와 있었음 -_-;;;;;;;



1. 사건 발발

토요일 신나게 술을 마시고 슬슬 자러 들어가려고 일요일 새벽에 거리를 걷던

(사실 양구에서 거리라고 할게 없긴 합니다..) 군인 두명.

뭘 했는지 모르지만 떼를 지어 가던 고등학생 중 한명과 어깨를 부딪힙니다. (CCTV를 봐도 부딪힌지도 모를 정도로 미미하게)

군인들은 무덤덤하게 계속 갈길을 걷는데, 고등학생 중 한명이 주춤하더니 잠시 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뒤돌아서 군인들을 쫓아갑니다.


이후 군인들과 시비를 붙은 고등학생들은 "반격할 수 없는" 군인 두명을 집단 구타하여 심각한 부상을 입혔습니다.

부상 정도는 당시 알려진 바로는 코뼈가 함몰(?)되고 눈 아래 뼈가 부러졌다고 들었었는데 뉴스를 보니 비슷한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이 고등학생들은 이로부터 약 1시간 후에 또 다른 군인무리(4명)과도 시비를 걸었으나 군인들이 일방적으로 회피, 성공적으로 도주(?)함으로써 군인들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만 입고 탈출하게 됩니다.


(같은 날 외박나와 있던 글쓴이는 다음날 아침 부대에 보고 전화 걸었다가 당장 복귀하라는 명령에 ㅅㅂㅅㅂ거리게 됩니다.)



2. 사건 진행

부상당한 군인들은 당연히 병원에 실려갔고 부상이 심상찮다는 보고가 올라오게 됩니다.

이 보고는 곧장 사단장에게까지 올라갔고 양구 지역에 있는 3개 사단장은 우선 병사들부터 수습합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들 부모로부터 말도 군인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등의 헛된 항의를 받고 강경대응을 논의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cctv를 확보함과 동시에 병사들에게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네. 그 절대용지 입니다. 근데 문항이 선임의 구타/가혹행위가 아니라 양구 상인들의 악덕 행위에 대한 것들입니다.

평일 PC방 이용요금 1천원, 주말 이용요금 2천원의 바가지부터 가족들이 면회오면 묵을 수 밖에 없는 숙박업체들의 바가지 요금,

상인, 택시기사들의 업신여김 등 정말 수 많은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빠짐 없이 사단장에게 보고됩니다.


우리 멋쟁이 사단장님하들은 이때부터 빡치기 시작합니다.

(양구 지역 군부대 사단장이 총 세명입니다.)



3. 불을 붙이자~ 양구 주민들의 대응

가해 부모로부터 택도 없는 합의금과 사건을 마무리 짓자는 내용이 올라옵니다.

또 여기에 양구 주민들 반응 역시, "군바리가 좀 맞았다고 어린 애들 인생 망치려고 하느냐" 는 반응을 쏟아냅니다.


사단장님하들은 빡칩니다.

그리고 병사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받은 사단장님하가 결단을 내립니다.



4. 사단장 지시 사항. 기간은 명령 철회시까지.

-. 모든 부대의 외박/외출 금지.

-. 휴가자들은 무조건 터미널에서 각 부대 차량으로 부대 복귀 시킬 것.

-. 모든 병사/간부들은 일체 양구의 상점을 이용하지 말 것. (PX 이용)


5. 그 결과

무시무시한 대참사가 일어납니다.

- 휴가 출발시 부대 차량(도저히 없으면 대대장차량 타고 휴가나감 ㄷㄷ)을 이용하여 터미널에서 하차.

- 휴가 복귀시 터미널 앞에 각 부대 차량들이 대기중-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태워서 부대 복귀

- 사고사례1) 이 명령이 심각한 내용인지 몰랐던 모 병사들이 부대 복귀 전 분식집에서 떡볶이 먹다가 헌병대에 발각되어 전원 영창갔음.

- 사고사례2) 역시 양구에서 식사하던 간부들 헌병대에 적발되어 전원 사단장 대면보고함.

- 이때 헌병대의 임무는 사고치는 군인들 감시가 아니라, 무언가 상점을 이용하는 군인이 있으면 그걸 잡는게 주 업무였음;;;


6. 정신 못차림

택시 기사들 영업방해냐고 아우성

상인들 사단장따위가 무슨 권한으로 상점 이용을 막느냐고 아우성


사단장 白 : X까.


이 명령은 계속 유지됨.

처음엔 불편해하던 간부들도 인터넷 쇼핑, PX이용등으로 극복해나감;;;;



7. 모니터링

군인들은 무식할지 몰라도, 지휘관은 무식하면 안됨. 고로 사단장님하들은 똑똑함.

매일매일 인터넷 여론조사를 함;; (<--이걸 글쓴이가 했음;;)

당시 대세이던 네이트온 뉴스와 판, 네이버 뉴스, 양구군청 자유게시판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번 사건과 사단측 대응에 관련된 모든 반응들을 스크린샷하여 정리, 종합하여 매일 보고함-_-

이때 오유를 알았다면 오유도 스크랩해서 보고했을듯..



8. 위수지역 확대카드

두달가까이 되도록 양구 주민들이나 가해자나 반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흥 그래 늬들이 할 수 있으면 해봐라. 영업방해로 국방부로 민원 넣겠다"는 협박들이 나옴.


사단장님하들 모여서 회의함.

안건은... 위수지역 확대.

여차하면 춘천에서 양구까지 1시간이면 올 수 있음.

도로도 잘 갖춰져있고 다른 지역 부대들을 참고할때 춘천까지 위수지역을 확대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

또 물가 역시 춘천이 훨~씬 쌈.

(춘천이 싸다기보다는 평범한거고 양구가 살인물가)


간부들 역시 춘천까지 풀리면 매주 위험을 안고 점프하던걸 편안 마음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찬성함.

긍정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함.

이맘때쯤 다음주쯤이면 위수지역 풀릴거다 라는 카더라 뉴스가 막 퍼지기 시작함.

(결국 안풀리긴 했지만 ㅠㅠ)



9. 드디어 항복할 기미가 보임

양구군수로부터 "아이 사단장님하들 왜그러세요~" 라는 연락을 받음.

또 홈페이지가 폭파될정도로 항의여론이 몰리고 군인들 역시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한다는 심정으로 똘똘 뭉치자

슬슬 양구 시내가 망하기 시작했을때임..

(당시 군인들도 불편하더라도 구타 당한 병사들과 동병상련이라는 느낌이라 모두 알아서 동참함)


가해자로부터도 이제야 좀 현실적인 합의금 제시와 사과가 시작되었음.


하지만 이대로 쉽사리 마무리하면 우리 멋쟁이 사단장님하들이 아님.



10. 요구조건(?)을 제시함

-. PC방 등 차별적인 요금제 폐지

-. 숙박업소들의 바가지 요금 조정할 것. (춘천 숙박업소 수준으로)

-. 기타 상가에서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바가지 씌우던 것 없앨것을 요구함.


이것도 꽤나 진통이 많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망해가는 상권을 보며 결국 군인들이 승리함.

요구 조건을 수용하여 언제까지 가격을 내리기로 정하고 차츰차츰 인하하기로 .. 무슨 양구 상인협회?와 합의함.

(이후 조금 내리긴 했음)





결국 긴 싸움 끝에 군인들이 승리하긴 했지만,

바가지 요금이 보통 요금이 된 것 뿐이고... (그나마도 요즘 다시 올랐을듯)

다친 병사들은 치료 받고 합의금 받아봐야 부상 당한게 완치되는 것도 아니고.. (코뼈 나간 사람 어쩌나...에휴)

지역사회랍시고 가해 학생들 보호해주는 꼴은 여전하고....

그렇다고 양구가 군인들을 보는 시선이 호갱님->고갱님은 커녕 여전히 호갱님임.


여러모로 씁쓸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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