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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 구타에 대한 안좋은 기억들
게시물ID : military_217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기73
추천 : 14
조회수 : 12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16 14:59:08

나는 93년 3월군번이다.

 

논산이 아니고 뒷자리 군번이 73으로 시작하는 3군의 사단군번이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모든 게 낮설고 괴로운 훈련병 시절이지만 가장 무서웠던 건

 

역시 형들에게 들었던 군대 내의 무지막지한 구타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교관과 조교들의 살벌한 말투였다.

 

그리고 가장 어이 없었던 것은 식사할 때 식판들고 식당 앞에 서서 외치는 구타근절 구호!!!

 

이 무렵부터 군대 내 구타를 근절하는 시도가 처음 시도된 것으로 기억된다.

 

이제 시간이 20년이 지나 뭐라고 외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

 

나는 키가 182센티 정도 된다(부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몸무게가 95키로니까. 물론 군대 시절에는 75키로 정도).

 

키 순서대로 서서 훈련병 번호를 받은 나는 네 명씩 오와 열을 맞출 때마다 항상 줄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 날도 맨 앞에 순서를 기다리다 조교의 명령에 의해 구타근절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마자 들려오는, 아직도 귀에 생생히 살아있는  조교의 목소리

 

" 이씨발새끼들, 목소리가 그것밖에 안나오지?"

 

하는 목소리와 함께 전투화를 신은 발이 맨 앞에 서 있던 내 명치에 와서 꽂혔다.

 

정말 거짓말 같이 하늘이 노란 장막으로 서서히 덮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숨이 턱 막히면서 진짜 손과 발 모두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는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동기들 말에 의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온 몸이

 

전기에 감전된 듯이 부르르 떠는데 내 뒤에 서있던 동기 녀석이 말하기를

 

아...동기가 한 명 줄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단다.

 

점심시간이었는데 바로 사단 의무실로 실려갔고 나는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서운 게 그 정도로 위험했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했슴에도

 

외부의 병원이나 수도 통합병원 등의 큰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냥 물수건으로 이마에 덮어준 정도가 처치의 끝이었다.

 

나는 일사병으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되었고 아무런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다.

 

나는 오후 내내 쉬다가 8시쯤 내무반으로 복귀했는데 그 조교가 찾아왔다.

 

훈련소 입소할 때 들었던 사단장의 하늘과같은 말씀은 이제 군대 내 구타는 없다.

 

때리는 놈은 영창간다. 즉 인생에 빨간줄 생긴다. 마음 놓고 훈련 받으라 하는 것이었다.

 

그 말씀이 생각나면서 조교가 엄청 미안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솔직히 사과 정도는 받을 줄 알았다. 21살의 순진한 청년이었으니까.

 

나를 데리고 나온 조교는 조교들의 내무반으로 나를 데리고 갔고 그 내무반에는

 

우리 훈련병 소대장이었던 병장과 훈련소를 책임지던 대위가 있었다.

 

그 대위가 하는 말이.....

 

"아팠냐?? 니가 겨우 한대 맞았다고 그 엄살 지랄병을 떠는 바람에

 

내가 얼마나 식겁했는지 아냐?? 너 훈련소 퇴소할 때까지 내가 지켜본다.

 

이 날 이후로 오늘 일 입 뻥긋한다던지 훈련 벋을 때 농땡이 피는거 눈에 띠면 내가

 

직접 죽인다...너 하나 죽이고 사고로 처리하는 거 일도 아냐"

 

진짜 이런 말을 들었다. 그 당시에는 어린 나이라 그런지 얼마나 살 떨리던지...

 

정신 없이 "예,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는데 무릎에 힘이 안들어 가더라...

 

그 날이 훈련소 입소한지 2일 째 되던 날이었다...

 

내가 훈련소 있는 6주 동안 동기 한명이 실제로 줄었다.

 

옆 소대 녀석이라 나는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지만....

 

훈련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통나무 위를 팔 벌리고 큰 걸음으로 걸어서 건너가는 훈련이 있다.

 

그 훈련을 받던 동기 한명이 자세가 맘에 안든다고 한 조교가 걷어찼는데 자빠지면서

 

허리로 통나무 위에 떨어졌다....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그 녀석은 훈련 중 낙상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처리되었다.

 

우리는 그 날 저녁 모두 모여 그 대위의 말씀(?)을 들었다.

 

만흔 훈련병이 눈 뜨고 그 장면을 봤슴에도 불구하고 훈련 중 다치지 않게 몸조심하라는

 

훈화 말씀을, 부주의하게 조교 말안듣고 이상한 행동하면 다친다는 말씀을.........

 

이틀인가 뒤에 헌병도 왔지만 우리 모두는 훈련 조심히 받고

 

몸 안다치게 주의하겠다는 종이만 써서 제출했다....

 

지금은 군대 어떤지 모르겠다.

 

나는 그냥 군대가 X같다.

 

이건 훈련소에서의 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나는 수도 통합병원에서 골반 수술도 받았다.

 

골반이 깨진 후(왜 깨졌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골반이 깨질 일이 뭐가 있겠는가...

 

물어보지 않아도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구타라고 얘기하지 못했다. 그냥 넘어져서 깨진 것으로 했다.

 

간부들의 농간에 의해서. 내가 70먹은 노인이냐?? 넘어져서 골반이 깨지게?? 넘어져서 골반이 깨질 놈이

 

현역으로 군대왔다면 그것도 문제아니냐??) 상당 시간이 흐른 뒤

 

그 깨진 부위가 계란만하게 썩었다. 깨진 골반의 반대 방향에서

 

뼈 일부를 떼어내고 독일산 인공소뼈(개같은게 국산으로 하면 안좋다고

 

독일산으로 하라면서 그러려면 돈이 든다고 그 당시 금액으로 30만원을 어머니에게

 

요구했다. 어머니는 양주 한병과 30만원을 군의관에게 주었고...) 를 썩은 뼈를 긁어내고

 

그 부위에 넣었다. 이 과정도 참 기가 막힌 사연이 있다....

 

기니까 다음에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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