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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에 예비군 훈련한 썰
게시물ID : military_254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칸드
추천 : 2
조회수 : 9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6 01:05:33
예비군 6년차인 흔한 모솔 오징어임다. 이번 향방작계 날짜 정할 때 24, 25, 26일이 있길래 6.25에 한 번 해 보자 하고 전화로 신청했슴다.
5시 40분 쯤 3층에서 자전거를 끌고 교장으로 갔슴다. 개포4동은 구룡초등학교에서 함다. 전 해당사항 없지만 금연구역임다.
소대를 확인하니 이번에도 1소댐다. 2소대 한 번 해 보고 싶슴다. 홍진호 팬임다.
군장 받고 들어가니 어째 사람이 많슴다. 그보다 동대장님이 안 보임다. 정훈교육용 동영상은 무시하고 게임하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앞에 나와서 우리 동대장님 전 군에서 2명 뽑는 모범뭐시기에 뽑혀서 태국 가셨담다. 자기는 1동대장인데 땜빵하러 왔담다. 그러면서 폭탄을 하나 터뜨림다.

오늘은 강남구에서 3개 동대만 훈련이 잡혀 있는데 대항군으로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온담다. 이게 무슨 온라인 게임 만렙 찍고 접었다가 재접하자마자 현 만렙이 PVP 신청하는 상황임꽈? 우리는 평범한 예비군일 뿐임다. 덤으로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 처음 향방하는 사람이 반 정도 됨다. 어째 공근 애들 총기에 유탄발사기가 달려 있다 했슴다.
분대장 아저씨가 제대하고 살이 쪘는지 상의 단추가 안 잠긴담다. 1동대장 아저씨가 그럼 우리 분대는 안 보이는 곳에 짱박아 두겠담다. 어딘지는 대충 짐작이 감다.

예상대로 초목이 무성한 구름다리 위로 가게 됐슴다. 동초가 2번 지나가는 거 봤슴다. 우리는 교대 없슴다. 교대하면 사이에 쉬는 시간 있는데 교대가 없어서 자의적으로 쉬었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섭다고 합니다. 구름다리 입구에서 멈칫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았슴다. 우리 나쁜 사람 아님다. 훈련 끝나면 다 이 동네 사는 아저씨들일 뿐임다. 무섭다고 한 사람은 특히 커플 중 여자 쪽이 많았슴다. 커플은 해롭슴다. 괜히 사람 맘에 상처 주고 그럼다. 밤에 잠이나 잘 것이지 이 더운 날 뭐 하자고 싸돌아다니는지 모르겠슴다.

2시간 훨씬 넘게 있어도 대항군 코빼기도 안 보임다. 아군도 동초 2번 돈 것 빼곤 안 옴다. 심심함다. 핸드폰은 몰라도 게임기는 안 맡길 걸 그랬슴다. 차도 이젠 띄엄띄엄 지나감다. 빗방울도 조금 떨어짐다. 골프채 든 아저씨는 벌써 세 번째 지나갔슴다. 저쪽 수풀에 개도 아니고 고양이도 아니고 너구리도 아니고 멧돼지도 아닌 것이 두어 마리 돌아댕김다. 모기도 하이바 언저리에서 어른어른거림다. 한 마리 잡았슴다. 대신 손은 두 방 물렸슴다.

드디어 가자고 1동대장님이 오셨슴다. 대항군 한 마리도 못 잡았담다. 사람들 담배 피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동대장님 무전기에서 라운드하우스 발령됐다고 현역들 소집명령이 들림다. 6.25라고 현역 예비역 할 것 없이 굴리기로 작정한 모양임다.

총기 반납하고 군장 돌려주고 평가 듣고 돈 받고 돌아왔슴다. 이번에도 한 시간 일찍 집에 감다. 동원이든 기본이든 향방이든 한 번도 조기퇴소 시간 놓쳐본 적이 없슴다. 요즘은 육군 갈 걸 그랬다 하는 생각이 자꾸 듬다. 오는 길에 더워서 메로나 망고맛 사먹었슴다. 별로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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