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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동화-이상한 나라의 김상병
게시물ID : military_35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졸려버라
추천 : 20
조회수 : 1385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3/12/16 22:40:00


어느 따스한 6월이었어요. 산지사방에는 귀여운 멧돼지가 뛰어놀고 햇빛이 쨍쨍 웃고있는 그런 여름이었지요.

연병장의 풀때기들은 방긋방긋 경쟁이라도 하듯 자신의 몸을 키우는 평범한 군대의 여름이었답니다.


이 부대에는 정말 착하고 아름다운 김상병이라는 청년이 살고있었습니다.

후임을 어찌나 사랑하는 착한 청년인지 후임들은 그를 무지개 같다고 뒤에서 늘 칭송했지요.

그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언제나 눈이부셔 후임들은 그를보면 눈이부셔 늘 눈을 깔고 다녔답니다.


김상병은 주말인데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새로 부임한 쏘가, 아니 소위 소대장님이 마법봉을 휘두르며 내무실을 청소하기 시작했거든요.

마법봉을 휘두르자 이등병이 마법의 함에 휩싸여 바람을 타고 걸레를 빨러 날아다니고

일병왕고 한명이 후임들이 힘이나게 하는 주문을 외울때마다 후임들의 손과발은 더욱 빨라졌답니다. 

물론, 까마득히 예전부터 존재한다는 말년석상들은 굳건히 tv앞에서 오늘도 누워있었지만 말이죠.


하루죙일 걸린 청소가 끝나고 저녁을 먹고오자 김상병은  너무너무 피곤했어요.

저녁시간에 막내가 밥을 적게먹는것 같아 px라도 데리고 갈까 했지만 피곤함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요.

막사 앞 벤치에 앉아 김상병은 한숨쉬었어요. 왜 내 군생활은 편하지가 않을까?

짬찌일때는 개같이 구르기만 하다 이제 좀 편해지려더니 어디서 미친 소대장이 와서 지랄일까?

아무리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려고 해도 마법의 전투복은 착용자의 행복감을 미친듯이 깎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김상병은 걸렛물을 들고 뛰어가다 지발에 걸려 넘어지는 사랑스러운 일병 한명을 보며 또다시 한숨쉬었어요.

그런데 이런,  김상병이 아직 모르나봐요.

예비역들이 보기엔 너나 짬찌나 똑같이 불쌍한 존재란걸 말이죠.
 

그때였어요!

담배를, 아니 구름과자를 냠냠하던 김상병은 보일러실쪽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답니다.

겨울이었으면 개땡보 보일러병이겠거니 여기겠지만 지금은 여름이라 사람이 있을리가 없잖아요?

김상병은 덜컥 겁이났어요. 괜히 기웃거렸다가 마귀 행보관을 만나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그래도 용감한 김상병은 용기를 내었어요.  확인 안했다가 사고나면 후임관리 안했다고 덤탱이 쓰는건 김상병이니까요.


김상병이 험한 분리수거장을 거쳐 도착한곳은 무시무시한 먼지가 떠도는 보일러실 문 앞이었어요.

청소를 게을리한 일병들을 조져야겠다고 마음속 깊이 귀여운 다짐을 한 뒤 


문을 벌컥! 열자 어머나! 그곳에는 우리 귀염둥이 막내가 웅크려 앉아있는것 아니겠어요?

혼자 다닐수 없는 막내가 이곳에 어쩐일일까? 김상병은 고개를 기울이고 갸우뚱 거렸어요.

김상병은 생각했답니다. 내가 미친건가 아니면 이 짬찌새x가 뒤지고 싶은건가 하고 말이에요.


'신병아 여기서 뭐하니?'

김상병이 다정하게 묻자 신병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자요.

신병은 한마리 토끼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어요. 문득 안쓰러운 마음이든 김상병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혼내려는거 아니니까 말해봐. 여기서 뭐해?'

신병은 김상병이 웃자 안심한듯 함께 헤죽 웃으며 말했어요.


'입맛이 없어서 뽀글이 해먹고 있었습니다.'

김상병은 웃었고 신병도 함께 하하호호 웃었어요.

모두가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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