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여친이 없음으로 당당하게 음슴체.
나는 04군번.
2002년 월드컵하던 해 성년의 날 차에 치어서 허벅지가 댕강 부러져
나이먹고 군대를 감.
나와 동갑들은 이미 전역하거나 말년 병장.
자대에 갔을 때 조피디의 친구여가 막 최신곡 인기몰이 중이였고
아직도 그 노래가 들리면 그때 그 장면들이 새록새록 떠오름.
여튼
나는 미대 디자인과 출신임.
미술은 데셍밖에 안했고 주로 데스크탑으로 3D 모델링 렌더링을 주로 했던 제품디자인과였음.
내가 있던 중대는 중화기 중대였는데
저팔계 바주카포같이 생긴 무반동총분대였음.
고생고생 개고생 무릎 아작나게 그거 들고 화천에 온산을 다 헤집고 다녀서 상병달고 사수가 되었는데
행벙병으로 불법 보직이동시킴.
불법이니까 명목상 분대는 중화기 분대이고
정작하는일은 교육계 행정병이였음.
감사 나오거나 하면 나는 다시 중화기 분대로 돌아갔다가
끝나면 본부 분대로 오고 그랬음.
행정병이 된지 일주일도 채 안됐을 때
주말이였는데 점심먹고 나서 뒹굴뒹굴 하는데
중대장이 나타남.
우리 중대장은 대대장한테 알랑방구 방귀대장 뿡뿡이 수준으로 건수만 있다면 다 해낸다고 꼬리 겁나 흔드는 사람이였음.
어떻게 대대장을 구실렀는데 나와보니 대대장 레토나를 타고와선
"종이하고 연필 챙겨서 타!"
하길래 얼떨결에 A4 몇장이랑 샤프 지우개 챙겨서 탐.
그리고 간게
"군단 사격장"
사격장 관측소 까지 비포장 도로로 쿠션없는 뒷자리에 골반뼈 까이면서 뱅글뱅글 올라가니 멀미나 남.
그렇게 꼭대기 까지 가니 내려서는
그때서야 설명함.
산입구 등산로 같은데 보면 그림으로 약도 그림 있잖음?
그거 그릴거니까 군단 사격장 그리라고 함.
두시간있다가 올테니 둘러보고 여기다시 오라고 하고
차타고 떠남.
"?????????????????????????????????????????????????"
아... ㅆㅂ........
진짜 혼다 덜렁 사격장에 남아서 샤프로 대충 지도를 그리긴했는데
막상 이걸 표지판 처럼 그릴려니 막막함.
나는 붓질해본적이 없으니.
그렇게 어영부영 2시간 지나서 다시 레토나를 타고 중대로 돌아오니 행정보급관이
내가 그림그릴 판을 이미 준비해두었고 어디서 났는지
포스터물감을 가져옴....
비오면 다 지워질텐데...
주는대로 시키는대로 하는게 최선인 군대임을 난 아니까
시작을 함...
근데 도저히 못하겠음.
그렇게 일요일 지나고 행정보급관이 월요일날 와서 날 부름
왜 아직 그대로냐고
그래서 난 보급관님한테 빌었음.
제발 혼자 못하니까 어디가서 그림그리는애 서양화나 뭐 그런과 나온애좀
붙혀달라고 못한다고 대학때 배운건 이런거아니라고 징징함.
점심쯤 되니까 보금관이 자대온지 일주일도 안된 회화과 나온 이등병 데려옴.
이등병이 빛이 나 보이긴 그때가 처음.
피엑스 구경도 못했을텐데 작업할때마다 피엑스 데려가서
겁나 사줌.
그렇게 냉동발 컵라면발 초코파이 발로 설렁설렁 3일만에 완성함.
나중에 알게 된건데
그 사격장에 간판세울려고 만든건 아니고
작전지도 처럼 쓸려고 했던것 같은데
그림이니까 정확하지도 않고
어디서 누가 디오라마 만들수 있다고 했나봄
결국은 그렇게 만들어 놓고 까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하게 왠지 오늘 그날일이 생각이 남.
그것 말고도 깡통으로 중대 환경미화 랍시고 조형물 만든다고 한거랑
진지공사 때 간판만든다고 중대에 몰래 남아서 일주일동안 용접하고 도색하고 했던거랑
웃긴일이 많았는데
글도 재미없는거 같고 작업해야해서 이만 씀.
다시 작업해야지...휴...
그럼 빠이짜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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