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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대대장님 썰
게시물ID : military_576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티나라
추천 : 3
조회수 : 133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18 15:32:50
안녕하세요!십몇년간 눈팅만 하는 눈팅유저에요
 
회원가입하고도 별로 쓴 글이 없네요
 
제가 밀게를 자주 보곤 하는데 갑자기 생각난 군생활 썰이 있어서 저도 쓰고자 합니다
 
때는 2011년 포항
 
전 해병1사단 33대대에 근무했던 한 상병이었고
 
그 당시에 저희 대대장님은 홍XX 중령(그 당시에)셨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해병1사단에 큰 사단연병장이 있는데요(진짜 엄청큼 몇만명이 들어와도 될 정도)
 
1사단에는 기타 예하부대까지 해서 60개 정도의 대대가 있답니다(저도 들은거임 확실치는 모르겠음)
 
그 대대들이 모여서 대대끼리 무적도,태권도 품새 확인 및 기마전을 붙는거에요 약 400명 vs 400명이요..엄청난 장관이죠(그 대대내에 병,간부 총동원)
 
이기는 부대 대대장은 사단장에게 뭐 칭찬도 받을 것이고 이기는데 일조한 병사는 포상도 받으니 이길려고 안간 힘을 쓰는데..
 
지는 부대는 대대장이 쪽 팔리니 주중 내내 기마전 연습에
 
내리 갈굼까지..그러니 엄청 스트레스였죠 어떻게든 이기려고...
 
나중에 누가 인권관리위원회에 아버지가 일해서 찔러가지고 높은 사람들이 유희목적으로 병사들 데려가 이상한거 시키고 구경한다
 
이래서 폐지되고 경고먹고 어쨌다는데..
 
아무튼, 이건 딴 얘기고
 
근데 저희 대대가 두개 중대가 다른 지역으로 파견 가 있어서 다른 연대에서 인원을 끌어다 하곤 했는데
 
기존 대대병력에 다른 인원들이 껴 들어왔으니 열심히 하겠습니까?자기네 대대도 아닌데 잘 해봤자 포상따는 것도 아니고 대충 해버리니..
 
두개 중대가 파견 가 있는 동안 엄청나게 깨진거에요 약 한달동안...
 
기마전을 보통 금요일날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금요일날 깨지고 와서는 대대 연병장으로 복귀해서 대대장님 하시는 말씀이
 
주말간 연등(10시 취침시간 이후로도 자유롭게 티비를 보거나 쉬는 시간을 갖는 것)통제,px통제,그리고 병장들은 부대내 후임들 이빨 안 보이게
 
잘 간수할 것!솔직히 오신 지도 몇 달 안 돼신 분인데다가 그런 말까지 들으니 대대장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죠
 
뭐 나중에 심한 것 같다 싶으셨는지 연등금지는 풀어주셨지만..
 
그 후에 파견 간 중대들이 복귀해서 이제 대대병력이 완전 편재가 이루어진 순간!
 
대대장님이 기다렸다는 듯 기마전 경기 전에 대대 전병력을 모두 소집하셨습니다
 
"이제 우리 파견 갔던 인원들이 모두 복귀해서 대대 인원이 완벽히 모였다.그 동안은 다른 부대 인원들을 빌려서 해서 대충 했기에 지기만 했는데
 
이제 완벽하게 33대대 힘을 보여주도록 하자!"
 
지금 생각해보니 대대장님은 진짜 자존심 걸고 하신 듯..새로 대대장 맡고 하시는데 계속 지니 얼마나 열받았겠어요?
 
아무튼!그날 기마전은 3선 2승제로 제 기억에 두판 먼저 다 이기고 승리를 거머 쥐었습니다!
 
정말 거짓말 같이 저희 대대가 기마전을 사단 전체에서 3~4위안에는 무조건 들다가 두개 중대 파견가고 계속 지더니 다시 인원들이 다 제대로 모이니까
 
또 거짓말같이 금방 이겨버리더라구요
 
아무튼 대대복귀하자마자 사열대에 마치 일본군 쳐부수러 가는 이순신처럼 겁나 늠름하게 대대장님이 대뜸 사가제창을 지시하는 겁니다
 
'사가란 군가같이 정식으로 국방부나 군부대내에서 정해진 노래가 아닌 병사들이 임의로 욕이나 맘대로 개사하거나 음을 붙인 노래를 의미합니다
 
해병대의 경우는 욕이 들어가거나 상스러운 노래가 많기도 하고 군 병영내 부조리나 군기침착을 유도한다고 해서 금지 시키는 이유가 많습니다'
 
사가라니?
 
그렇게 군대내에서 군가만 부르라고 하더니 왠 사가?
 
사가 부르면 영창 보낸다고 뭐라 하더니?(참고로 그당시에 사단장님께서 정식 군가제외하고 딴거 부르면 군기교육 보내버린다고 으름장 놓음 사단전체에)
 
하는 순간!
 
"반동중에 군가 한다 군가는!...소양강 처녀!군가시작 하나,둘,셋,넷!'
 
그러더니 진짜 부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다들 부르면서 낄낄 웃었습니다.대대장님이 가요를 부르라는 것도 웃겼고..이겨서 즐겁기도 했고..
 
근데 그 다음에 다 부르고 하시는 말씀이
 
"내가 여기 33대대에 오고 나서 우리 부대원들이랑 처음으로 이렇게 좋은 날을 만끽해본다!
 
처음으로 우리 부대원들이랑 이렇게 웃어보는 것 같다.
 
만약에 말야 우리 33대원들이랑 같이 놀고 같이 즐기는 축제같은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
 
무조건 그 때는 33대대 인원 전체 중에서 내가 제일 먼저 부른다,알았나?분명히 말했다 내가 제일 먼저 부르겠다
 
33대대는 잘 기억해놨다가 훗날 그런 경우가 오면 꼭 대대장 먼저 노래를 시키도록"
 
그렇게 웃고 약속을 하다가 몇달이 지났습니다
 
그 당시가 아마 7월?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약 3~4개월 후
 
제가 5호봉때 알을 달고 상말이 돼서 사단내에 모든 연대별로 돌아가면서 위문공연을 하는 주가 있었습니다
 
연예인은 아니고 각 대대에서 장기자랑을 해서 제일 잘 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민간 단체에서 무명가수?같은 사람들이 와서 섹시하게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주는?그런 날이었는데
 
연대 연병장에 모두 모여서 대기하다가 연대장님이 입장하시고 잘들 즐겨라 하는 말씀과 함께
 
와~이제 노는 순간!
 
갑자기 우리대대 맨 앞열에서 누가 날다람쥐처럼 연대 사열대로 튀어나가는 겁니다
 
근데 보니까 우리 대대장님?
 
어?
 
하는 순간
 
연대장님께 벼락같이 경례를 하더니..
 
"33대대장 중령 홍XX입니다.제가 다름이 아니라 저희 33대대 부대원들한테 언제가 다 같이 이렇게 축제를 즐기는 자리가 있다면
 
제가 제일 먼저 노래를 부르겠다고 저희 부대원들에게 약속한 바가 있습니다"
 
이 때
 
아!맞다!그 때 그 약속이구나
 
라고 생각한 순간
 
"제가 오늘 그 약속을 지키러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대 총원 모두 모이신 자리에서 제가 33대대 대표로 노래 한 곡 뽑겠습니다"
 
그리고!
 
그 때 기마전 이겼을 때!
 
불렀던 그 노래를!
 
소양강 처녀를!
 
다시 부르는데!
 
대박 소리밖에 안 나왔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아무튼 즐거웠습니다 ㅋㅋ
 
다른 대대분들도 즐거워 하시더군요
 
짬이차서 이제 후임들은 냅두고 뒤에서 멀찌감치 선임들이랑 보면서 노는데
 
'우왘ㅋㅋ우리 대대장님 멋있다 ㅋㅋㅋㅋ'
 
이 생각만 들더라구요
 
아무튼 그 날 잘 놀고 그 이후에는 대대장님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네요
 
몇 안 나는 군생활관련 기억중에
 
꽤 짜릿 했던 것 같습니다
 
두서 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출처 내 실제 경험이니까 내 머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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