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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답답해서 글을 적어봅니다.
게시물ID : military_578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가생각나
추천 : 12
조회수 : 1167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5/08/21 01:51:00
안녕하세요. gop전방, 화력지원반( 상황발생시 포탄사격명령에 관여하는 병사. gop대대 당 1개 화력지원반이 있으며, 해당gop의 모든 화력을 관리. 화력이라 함은 각종 기관총 및 포) 에서 근무, 한달 이내 전역한 사람입니다.
 
글을 적는 이유는, 현재 군의 대응이 옳다, 잘했다는 평가의 경향이 짖어지기에 이에대한 반박으로 글을 적습니다.
현재 함께 전방에서 근무한 모든 선후임 병사와 간부들이 어이없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음으로 보아, 이 의견에는 미필과 여성분들, 후방근무 병사분들의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제가 미필때에 그랬듯이, 군필자가 아는척을 하면 보기가 싫겠지만, 부디 노여워 마시기 바랍니다.
 
gop에는 대응 지침이라는게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항을 하루에도 12번식 달달달 외웠습니다. 어디가 피격당할 경우 원점을 어느곳으로 판단해여 어떤 포를 몇발 어느소초에서 사격한다. 또는 원점이 식별되지 않을경우, 미식별시 대응지침으로 어느지점을 사격한다......
 
현재 상황은, 아군 지역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졌지만, 그에따른 피해가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리고 피해가 없기 때문에, 대처를 지연하였으며 이후 명백한 북의 도발이 확인 되었음에도 추가지연, 민간인 대피를 서둘렀다고 합니다.
민간인 대피 명령을 한 후 몇분, 우리 군은 북한의 원점이 아닌 dmz라인에 포탄을 발사했습니다.
그 발수가 몇발이건, 어떻게, 뭘 쐇건 아무관심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응지침은 무시하고 모든걸 누군지모를 상부 누군가의 지시로 대처를 지연했음과 도발 원점이 아닌 멘땅에 포탄을 쏴재꼇다는 점입니다.
 
다시 한번, 군대에는 '대응지침' 이 있습니다.
gop, gp 전방은 1초, 0.1초로 부대 전우의 목숨이 갈리고 한순간에 더이상 내가 숨을 내쉴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대응을 하는 것은 분명히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 대응지침에 즉각대응이 아닌, '몇 분 후, 아니면 지침 하달 후' 따윈 없습니다.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입니다.
 
gop는 전쟁의 시발점이 될 지 모를 북한과의 접점입니다. 서로간에 대치하는 부대는 가장많은 정보를 서로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제가 근무할 적에, 정말 긴박한 실제상황이 있었습니다. 북한군이 MDL (이곳을 넘으면 사살)에 거의 근접한 지점으로 이동했고, 우리는 기관총으로 경고사격을 했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GOP 지휘통제실의 모든 간부와 대대장님도 CCTV를 노려보며 녀석들이 MDL로 지정된 지점으로 다가오는 순간에 경고사격, 지날경우 사살할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화력지원반. 화력지원장교님께서 박격포 소초에 GOP근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격준비 지시 명령을 내렸고, 제 지시에 따라 박격포 포탄을 포신의 입구에 대고있었습니다. 병사한명이 실수로 포탄을 놓친다면,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 GP는 기관총을 경고사격 지점에 조준했습니다.
 
몇초 지나지 않아 적은 MDL이북 10M지점에 위치했고, 대대장님은 망설임 없이 경고사격을 지시했습니다. GP의 GP장은 되물었습니다. '정말 사격합니까?' 대대장님은 정말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으시고 사격하라고 이 씨XXXX를 외치셨습니다. 그모습은 군인이었습니다. 요즘 군대가 아무리 뭣같이 돌아간다지만, 그 순간 군인이 어떤건지 느꼈었습니다. 지휘통제실의 모두가 심장이 쿵쿵대고 손이 떨렸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함은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상부의 지시? 그런거 없습니다. 사격하는 병사가 실수로 조준사격을 하여 북한군이 사망할 경우? 그런건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응을 해야만 합니다.
경고사격 후 적진에서 종소리가 울리며 적 모든 소초의 화기가 개방됬습니다. 이는 포탄만 넣으면 탄을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이고, 마찬가지 GOP투입후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습니다.
다행히 추가발생사항은 없었지만, 지금도 적으며 손이 떨립니다.
 
 
다시, 한번 더, GOP는 '대응지침'이 있습니다. 이는 높은 비문이며, 합참이상의 서명을 받은 사항이며 이는 판단이아니라 적의 '침투' 또는 '도발'이 사실일 경우,
                                                                                '국가의 명령' 입니다.
 
선 조치, 후 보고. 이 조치사항에 대해 지침을 어긴 경우 징계는 말할 것이 없으며, 선 보고 후 조치를 하려 할 경우 그보다 우스운 경우가 없습니다.
1초만에 어떤 상황으로 번질지 모르는데, 1초만에 적이 10M를 뛰어와 조준사격해 사살해야 할지 모르는데 상부로 보고를 하고 지침을 새로이 하겠다구요?
 
GOP를 TV에서 보고, 말로만 들어 별거 아니고 우스울지 모르겠습니다.
GOP를 다녀온 전방 전역자들도 웃으며 얘기합니다. 뻉이좀 쳤는데 별거 아니였다고. 오히려 페바(비교적 후방)가 더 힘들었다고.
그런데 우린 알고 있습니다. 우린 누구보다 위험한 곳에 있었고, 우리가 나라를 지켰다는 것을. 뺑이도 가라도 치고, 눈치보며 부조리도 일삼았을지 모르지만, 실제상황에서 우린, 단 한순간도 흐트리지 않고서 북한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했을 겁니다. 모두 다.
 
왜냐하면 내가 선 곳이 전쟁의 시발점이 될 곳임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곳의 분위기는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매일에 전쟁을 실감하게 만들거든요. 한 순간이, 겨우 300명정도의 대대 하나가, 나라를 책임질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음을 잘 아니까요.
 
 
 
 
 
그런 곳에서, 적 사격 후 약 2시간 후에 대응사격을 했습니다.
이 내용을 적어도 될 지 모르겠지만,
대응사격은 단 2가지로 나뉩니다.
아군에 인명피해와 시설물 피해가 없고 1발 이하 낙탄시.(1가지라도 미충족시 해당되지 않음.) - 즉시 적 GP 하단 기관총사격.
아군 인명 피해가 있거나 시설물 피해가 있거나 1발 초과 낙탄시 (1가지라도 충족 시 해당) - 도발 원점에 대응사격. 박격포는 즉각대응 포병은 군단장 승인요청.
 
이 단 2가지 입니다.
금일을 예로 들자면 첫 도발은 전자를, 2차도발은 후자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원점이 식별되지 않았단 얘길 하는데, 웃기지 마십쇼.
원점 미식별시 낙탄지에 따라 원점을 지정합니다. 우리나라 어떤땅에 떨어지더라도, 원점이 식별되지 않으면 쏴야할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절대 강도, 멘땅도 아닙니다.
 
우리가 대처를 잘했다구요..?
적이 도발하고 우리의 대처까지 2시간
데체 어떤상황이 벌어졌어야 우린 바로 대응 했을 겁니까..?
우리땅에, 내 국토에 포탄을 떨어뜨렸는데
인명피해가 없으니 괜찮다구요?
민간인 먼저 살리고 봐야하는거 아니냐구요?
 
민간인 대피 명령을 내리는동안 아군 핵심부에 탄이 하나만 떨어졌어도
이 얘길 할 수 있을까요.
 
2시간..
2시간이라니.. GOP가 돌파당하는데 7분이면 충분하다는데,
 
2시간이요......
출처 제 군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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