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보니 참... 기분이 묘하네요.

제가 군생활했던 09~11년 중 1년을 사단장으로 모신(?) 장군 입니다.

사단 직할 정보통신대대 전산병이어서... 매일 사단 상황실에 통신 기기들 점검하고 아침마다 사단장이 주최하는 회의를 보면서...

2스타 장군을 매일매일 보니 그냥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

특히 같이 생활관을 썼던 병사중에 사진병이 있어서... 중대장 근황보다 사단장 근황을 더 잘 알았었죠 -_-;;;;

여러 에피소드들이 생각나네요..

1. 양구 고등학생 군인 폭행 사건 당시...

인근 사단장과 함께 모든 병사+간부들의 양구 시내 소비활동을 금지시키고 위수지역 확대 논의를 통해 상인회를 압박해서 승리(?) 했던 일...

2. 업무상 잘못을 저지른 군무원에게 경고장을 주며...

고함을 치며 군무원 따위 목아지 날려버릴 수 있다며 지금 경고장은 시작이고 더 조사해서 잘못된거 나오면 각오하라고...

평소에 목에 힘주고 다니며 사단장을 봐도 시큰둥해 하던 군무원을 일갈했던 일...

3. 한 여름에 사단장 진급심사가 걸린 훈련을 하던 도중...

땀 뻘뻘 흘려가며 좁디 좁은 작전차량에서 xx참모 고장난 노트북을 고쳐주는 저와 제 후임을 보더니 부관을 부르더라구요.

"애들 아이스크림이나 사다 줘라"

2스타가 사준 아이스크림도 먹어보고 -_-;;;;;

4. 화상회의에서 ㅋㅋㅋ 합참의장인가 누군가가 부르니까

"네 소장 이순진" 이라며 2스타도 4스타가 부르면 관등성명 해야 한다는걸 보기도 했고...;;;;

5. 사단장 이취임식 이후 육군본부 무슨 뭐로 가는 날....

나름 병사들은 그때 사단장에게 불만보다 '호감'이 더 많았던듯...

사단 사령부 건물부터 사단 정문까지 꽤 길이 긴데...

병사들이 우르르 나와서 그 길에 서서 박수로 보내줌...

의도치 않은 카퍼레이드;;;;;

3사관 출신으로 4성장군이 됐을때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군생활 당시 지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게 엊그제 같은데...

(3사 출신 4성장군은 세번째인가 라고 하더라구요)

저런 뉴스를 다음 뉴스 메인에서 보게될 줄은 몰랐네요....

뭔가 아는 얼굴, 아는 사람이... 내가 생각했던것과 전혀 엉뚱한 행동을 하는 걸 보니 기분이 참 묘하네요....

사람 대 사람으로써 존경할만한 어른이었고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준 사단장이었지만...

.... 저런 생각이라면 합참의장은 어렵지 싶네요.

3사관 출신이 4성장군... 더 나아가 합참의장 후보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로지 실력만으로는 힘들었을 겁니다.

정치적 빽이 있던, 후원자가 있던, 다른 무언가가 있던... 어려웠을 거라는 것도 알지만...

아닌건 아니잖아요...

아는 사람이 청문회에 나와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걸 보게 될 것 같네요...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