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5 자주포 조종수로 군생활을 했었죠...
예전에 또라이 김병장글을 썼을때 군생활 이야기를 거의 다했었는데 불현듯 지금 쓰고자하는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구요...
사회생활 하면서  군생활이 떠오를때 있으시죠들?
오늘 딱 그생각이 나더군요
저는 논산을 거쳐 상무대 포병학교로가서 후반기를 받고 강원도 화천으로 자대배치를 받았죠 
자대가서도 조종교육을 받고 첫훈련을 나갔을 때였어요.
차들이 다니는 일반 도로를 나가는건 처음이라서 정말 엄청 긴장을 했었죠...
훈련나가기전 이런저런 사고 사례도 많이들어서....
길가던 할머니 치마자락이 궤도에 끼어서 할머니가 사망했다는 사례도 있었고 자동차를 밟고 지나갔다는 사례도 있고...아무튼 엄청 긴장한 상태로 첫기동훈련을 나갔습니다.
자주포 나 전차 운행을 할때는 포탑에 포반장들이 통신으로 조종수들과 교신을 하면서 운행을 합니다.
근데 그때 우리포반 포반장은 이제 포반장을 막단 상병이었었습니다.
조종을 하면서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데 통신으로 포반장이 쌍욕을 해가면서 난리를 합니다.
나는 왜그러지 하면서 무슨일인지 물어보는데 대답은 하지않고 계속 욕을하면서 똑바로 가라고 난리를 합니다.
나는 분명 배운대로 라이트커버를 중앙선에 맞추고 똑바로 가고있는데 위에서 쌍욕과 함께 난리를 하니 뭐가 잘못된건가 하고 불안하고....어떻게 해야하나 하다가 기동중에 그냥 포를 세워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또 위에서 포반장이 쌍욕을 하면서 빨리가라고 뭐하는거냐고 난리를 하고....
나는 무슨 문제냐고 물어봐도 니가 똑바로 안가서 그러는거 아니냐고만 하고....
다시 출발하니까 또 똑바로 안가냐고 난리고....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나는 또 포를 세웠습니다.
그러니까 뒤에있던 간부가 와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나는 위에어 자꾸 똑바로 가라고 하는데 뭐가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죠...
간부가 포반장이랑 이야기를 좀하더니 뒤에 있던 다른포반 병장포반장과 우리포반장을 바꿨습니다.
뒤에 포에는 짬이좀 되는 조종수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다시 주행을 하는데 위에 포반장이 잘가고 있다고 근데 좀만 바깥쪽으로 틀어서 기준점을 잡고 가라고 하더군요.
조종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포조종할때 앞이 다 보이지않아 자기의 기준점 하나를 잡고 거기에 맞춰 조종을 하거든요.
그래서 조금 바깥쪽을 기준점으로 자고 주행을 했죠
그러니까 포반장이 지금 딱좋다고 지금처럼 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긴장을 풀어주는 우스개소리도 해주면서 주행하기 편하게 만들어 주더라구요. 앞에 상황을 말해주면서 속도 컨트럴도 해주고 뒤에 상황도 말해주면서 정말 편하게 해주더라구요.
그렇게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수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포는 원래커서 중앙선을 어느정도 먹고가는데 우리 포반장은 그걸 모르고 중앙선을 먹으니까 난리를 한거더라구요....자기도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니까 답답한마음에 쌍욕하면서 저만 몰아세운거고...
근데 짬이좀된 포반장은 그상황을 아니까 맞춰서 말을 해준거구요...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정말 말한마디가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더 놀랐던건 그때 우리포반장 대신 나에게 말해주던 포반장이 평소에 장난만치고 진짜 생각없이행동하는것같이 보였던 선임이었다는거였습니다.
진짜 겉보기에서 실없이 장난만치고 군생활진짜 못한다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훈련중에는 진짜 믿음이가고 확실히 책임감있게 행동하는걸 보면서 짬은 진짜 그냥 짬이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정말근데 사회생활 하면서도 느끼는게 그냥 생각없이 실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과 함께 일해보면 이사람이 그사람 맞나? 라고 느껴지면서 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거에요....반면 진짜 일잘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던사람과 일하다보면 완전 엉망인사람도 있고.....
쓰다보니 주절이 주절이 말이 많아졌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