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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 갓 전역한 예비역이 쓰는 현 군대 상황.txt
게시물ID : military_626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0빠빠
추천 : 10
조회수 : 3255회
댓글수 : 237개
등록시간 : 2016/05/09 12:23:09

14년 임병장과 윤일병 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국방부는 '선진병영'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약 2년이 지난 지금, 군대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1.일과 시간 이후 '다나 까'어체 사용 금지 (단, 훈련이나 근무는 예외)

ㄴ자, 제가 있던 부대의 기준으로 일과는 17시 30분에 종료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간부나 병사(용사) 선임에게 더 이상 다나 까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Ex) 생활관에서 김 병장이 TV를 보는 상황. 하지만 이 일병은 그 프로를 전혀 보지 않는다면?

이 일병 : 김 병장님. 그 프로 안 봐요. 딴 거 틀어줘요."

Ex) 생활관에 박 상병이 TV를 보는 중에 간부가 들어온 상황. 바뀌기 전에는 당연히 생활관 현황을 말해야 했다. (쉬어! 화랑! 7생활관 개인 정비 중! 이런 식으로)

ㄴ최 하사 : 박 상병 그 프로 재밌어?

박 상병 : 네 재밌네요ㅋㅋㅋㅋ



2.맞선임(윗선임) 제도 X

ㄴ군대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건 뭐니뭐니 해도 선임에게 받는 갈굼인 건 군대 다녀온 분들은 느낄 겁니다.

자기가 잘못하면 맞선임을 불러서 혼내고, 큰 잘못 하나 하면 '니 위로 내 밑으로'라는 말로 유명한 내리 갈굼 먹는 건 일상이었죠.

지금은? 하면 ㅈ됩니다.

요즘은 '찌르면 ㅈ된다'가 아닌 '찌르면 산다'라는 게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찌르고 봅니다.

이걸로 인해 부조리가 뿌리째 뽑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합? 상상도 못합니다. 집합 시키면 바로 영창입니다.

욕설? 당연히 못합니다. ㅆㅂ, ㅄ, ㄳㄲ 등등 했다간 최소 휴짤입니다.

구타? 네. 물론 없습니다.

근무 중 가혹 행위? 근무 중 부조리는 처벌이 두 배로 들어가기 때문에 물론 더더욱 없습니다.



3.역부조리 (이등별, 일등령)

ㄴ그러나 이로 인해 부작용이 생기고 있는 추세인데, '역부조리'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저희들끼리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던 '갓진병영'이 되고 말았다는 거죠.

이·일병이 왕이고, 상·병장이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등별, 일등령(저희끼리는 대령보다 높은 계급입니다)

'분대장을 제외한 병 상호 간에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할 수 없다.'

병영 생활 행동 강령 첫번째 항목입니다.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일례로, 제식을 똑바로 안 하는 후임에게 분대장이 아닌 병사 선임이 보다 못해 지적을 합니다. 

'제식 때 장난 치지 말고, 옆 사람이랑 얘기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 라고 했다가 지시 불이행으로 영창 3일 갔다 왔습니다.

훈련 때도 더 이상 짜증을 내거나 큰소리를 치지 못합니다.

후임이 너무 답답해서 큰소리로 짜증을 냈다가 훈련 복귀 후, 그 후임이 찔러서 영창 7일 가고 전출 간 제 동기도 한 명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점점 후임 층은 개념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선임들은 '에휴 전역이 답이다'하면서 사라지면 되는 반면, 남아 있는 간부들은 스트레스가 두 배, 세 배로 쌓이고 있죠(실제로 친하게 지내던 제 동기층(저 포함)이 하나 둘 갈 때마다 저희를 붙잡고 신세 한탄을 하곤 합니다).

이제 후임에 대한 모든 지적 권한은 간부와 병 분대장에게만 있습니다.

일반 병사가 하면 안 됩니다. 큰 일 납니다. 군생활 늘어나요. 하지 마세요.

※물론 그런 사람 없겠지만... 분대장 달았다고 날개 단 듯이 막 지적하고 하면... 안 돼요. 분대장 짤릴 뿐더러 잘못 걸리면 징계 받습니다.




4.오히려 간부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ㄴ이건 저희 중대만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간부들이 다 착해요. 당직 같이 서면 자기 일 짬 때리는 경우 한 번도 못봤고, 당직 때마다 카드 주면서 3만원 밑으로만 긁으라면서 카드 쾌척합니다.

고작 15시간 근무를 위해서 (간부들은 당직을 일과 끝나고 투입하죠. 병사는... 24시간ㅋㅋ) 3만원 쾌척하기 쉽지 않잖아요. 근데도 하더라고요.

당직 설 때도 안 자려고 노력하고요.

군대 가기 전에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 아닌 간부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듣고 가서 걱정했는데, 간부가 최곱니다. 간부 짱짱맨

훈련 때도 고된 일, 귀찮은 일, 다 자기들이 합니다. 자기가 하기 싫어서 짬 때리는 간부 없었어요.

가끔 가다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긴 한데(결혼한 간부는 아내 분과의 트러블이 대부분...) 그때는 가만히 제 할 일만 하면 절대 건들지 않아요.

건들면...? 걔는 그 날 개인 정비 삭제되는 거죠.




5.그렇다면 군대가 돌아가긴 하냐?

ㄴ네, 물론 돌아가긴 합니다. 남아 있는 간부 님들이 불쌍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부조리의 마지막을 겪었던 15년 3월 후임들이 제일 불쌍하지만요.

동기들끼리 후임 때 수시로 욕 먹고, 갈굼 당하면서 '우리가 선임층 되면 부조리 다 없애자.'라고 입버릇처럼 말했고, 결국 실현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어쨌든 돌아가고는 있습니다.

선임, 후임 아예 남남처럼 지낸다는 거 빼면 말이죠.

소대? 그런 거 이제 소용 없습니다. 분대끼리도 요즘은 별로 안 친해요.

아마 14년 12월 애들까지 다 전역하면, 이제 소대고 나발이고 선,후임 간의 교류가 아예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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