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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때 눈물 질질 싼 썰.
게시물ID : military_62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nosizo
추천 : 13
조회수 : 224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9/11 17:10:01

공군이므로 음슴체.


입대날 날씨가 아주 다이나믹해서 (진주훈련소로 들어가는데 시간상 딱 태풍의눈이 진주 머리위) 

엄마는 수술해서 몸이 안좋아서 집에 있고.


나는 아빠랑 단둘이 태풍을 뚫고 입소. 입소식이고 나발이고 아빠 안녕~ 이 전부였음.

다들 입소때 엿 같았겠지만. 나는 입소날 왠 체육관에서 완전 쫄딱 젖어서 쭈구리고 앉아 2시간을 아무것도 멍잡이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음(뭐 나중엔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처음에 뭐 테스트 한다 뭐한다 하면서 1주일은 사복"만"입고 돌아다님 보급품도 안줌.

찝찝한 마음에 처음 받은 보급품은 솔직히 말하면 정말 너무 행복했음.


여튼 2주차부터 훈련이 시작되고. (나때 공군 훈련은 8주 였음. 이후엔 특기별로 달랐고)

2주차가 끝나고 부터 편지를 줬던가. 3주차 부터 편지를 줬던가 여튼 편지를 받았는데.

다들 알꺼임 훈련소에서 어깨 힘들어가는건 편지 갯수 라는거.


내가 있는 내무실에 내 군번이 좀 뒤쪽이라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서 어떤놈이 여자친구한테 40장인가 50장인가가 왔음.

와... 속으로 별 ...ㅅㅄㅂ... 생략

부러움과 놀라움을 느끼고 있는데.


나한테 편지가 30장 넘게 온거임. 


와? 이건 뭐지? 장난치나? 편지 보낼사람이 없는데? 


난 입대 날짜도 주변 친한 사람들 몇 명한테 밖에 얘기도 안하고. 

뭐 그냥 생활하다 어느날 툭 들어온 기분으로 들어와서 편지는 기대도 안했는데.


첫번째로 부모님 편지를 뜯었는데. 

안부와 걱정이 잔뜩 적혀있었음.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사나이가 군대와서 이정도로 울겠나 싶은 감동.


두번째 편지를 뜯었는데. 어머니께서 연락하셔서 편지를 썼다는거임. 읭?


세번째 편지를 뜯어봐도. 시작은 어머니께서 연락하셔서, 

네번째도 다섯번째도. 두장 보낸 애도 있지만 여튼 다 엄마 연락 받고 보냈다고 적혀있음.


알고보니 엄마가 내 핸드폰에 있는 모든 사람한테 전화해서 아들 군대갔다고 편지좀 써달라 하신거임.


나 입대 한달전에 수술하시고 몸조리도 제대로 못하시고 계셨는데 재수없게 재수술로 입대 이틀전에 또 수술.


그런 엄마가 편지 보내달라고 전화하신거 생각하니 편지 다 치우고 질질 짯음...ㅠㅠ


첫 휴가 나왔을떄 엄마가 편지 온거 갖고 있으라고.

그 사람들 결혼하거나 무슨 일 있으면 넌 그 은혜 잊으면 안된다 하셔서 아직도 보관중

그중에 몇명한테는 은혜를 갚았고. 연락이 끊긴 인연도 있지만.


여튼 살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질질 짜본건 그 때가 처음이고 마지막인거 같음.

베스트 보고 생각나서 풀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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