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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게가 핫한거 같아서 제 이야기 한번 써볼게요
게시물ID : military_661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마도사
추천 : 1
조회수 : 3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13 14: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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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게가 핫하고 댓글도 갑론을박하는 말씀들이 많아서 저도 제 이야기 + 경험담을 써볼까 합니다
베스트나 베오베 가신 분들 글처럼 조리 있는 글솜씨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 문맥이나 문장이 이상할수 있으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 ㅎ
 
전 올해 나이 서른셋 된 청년(아직은 청년이라고 해줘요 ㅠ)입니다
07년 군번이며 파주에 있는 백마부대 예하 대대급에서 복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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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체중이 많이 나가지만, 스무살 처음 신검 받았을때
체중 + 시력(색약) + 악관절이상(부정교합) 으로 신체등급 3등급을 받아서 현역을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22세에 "처음"(밑에 더 쓰겠지만 아직 2번의 입영이 더 남았습니다) 입영을 하게 됐죠
2006년 7월, 지금은 사라진 춘전 102 보충대로 현역 입대하게됐죠.
부모님께서는 하나뿐인 아들 멀리 보낸다고 연월차 내셔서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갔죠
(지금 생각해도 보충대 앞 닭갈비는 정말 맛이 없었어요 ㅠㅠ)
그리고 눈물의 입영을 합니다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이런 말도 안되는 첫날밤을 지내고 다음날 입소대 신검을 받았는데
여기서부터 병맛 퍼레이드가 시작됩니다
 
군의관 : 엥? 너 간이 왜 이렇게 안 좋냐? 병무청에서 너 공익으로 왜 안뺐냐?
저 : ?? 그런 말 듣도 보도 못했는데요?
군의관 : 너 지금 상태로 들어가면 훈련 다 받기도 전에 쓰러져. 일단 집으로 돌려보낼테니 재신검 신청해.
저 : ?! 집으로 가라구요? (아싸 개꿀)
 
저 때는 집으로 돌려보내준다니 신나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저게 얼마나 ㅄ같은 생각이었는지 깨달았죠
여튼 집으로 가니 어머님이 이게 무슨 일이냐며 부으신 눈으로 맞이해주셨죠
이래이래 저래저래 해서 돌아오게됐다, 치료를 받고 다시 재입대를 하던 신검할때 의사 소견서 같은거 들고 가서 공익을 가던지 해라
라고 말을 들어서 일단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니
그래도 일생에 한번밖에 안가는 군대 갔다 오는게 낫지 않겠냐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이때 왜 강력히 어필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긴 합니다)
그때부터 약물 치료와 함께 다이어트를 병행하게 됩니다
알바를 구하려 했으니 3~4개월 있다가 군대 간다 하니 받아주시는 데도 별로 없고
단기 알바도 하루 이틀이지... 이리 저리 힘들게 눈칫밥 보면서 생활 했습니다
 
3개월 후, 병무청 재검을 받으러 갑니다
(입소후 재신검은 최소 3개월이랍니다)
 
병무청 : ?? 너 이정도면 갈수 있어. 음? 왜 그랬지 거기는?
저 : 네
 
....네. 진짜 ㅄ같은 대답었죠. 그땐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병무청하고 실제 군 내에서 적용하는 기준이 다른거였어요
 
재신검 후 1개월 후(2006년 11월), 이번엔 논산으로 "두번째" 입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과는 처음과 반복.
 
이쯤되니 저도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이쯤 되면 군대 안가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병원측에서도 진단서를 작성해주면서, 간이 좀 나아지긴 했다만은 군 내에서 그정도로 판단하는거면
이번에 나오게 되면 아마 공익판정을 받게 될거라며, (그렇다고 과장 및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해주진 않으셨습니다)
저도 기대에 부푼 맘을 안고(?)
 
2007년 3월, 의정부 306보충대로 "세번째" 입영을 하게 됩니다
(이때는 부모님도 안오시고 지하철 타고 혼자 입소대에 들어갔습니다 ㅋㅋ)
 
저 : 저 이정도인데 갈수 있나요?
군의관 : ㅇㅋ 이정도면 쓰러지지 않을만큼은 할수 있겠다. 들어와
저 : ...... 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보시오 군의관 양반 이건 아니잖소
사실 설마 들어가겠어 하는 기쁜 맘으로 룰루랄라 하면서
입소식하면서 여기저기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말 나누며 눈물 훔치는걸 보며
'훗 난 이제 나갈거당~' 라는 말은 가슴속에만 둔채 들어왔는데...ㅠㅠㅠ
 
그리고 자대 배치 받고 훈련 도중에 쓰러져
제가 과호흡 증후군이란걸 알게 되고, 거기에 나중에 알게 되지만 5, 6번 디스크 퇴행까지..(진행중이랍니다)
이런 저도 저지만.. 제 후임중에는 천식 호흡기 없으면 연병장 한바퀴 "걷기"도 힘든 녀석도 들어왔고...
말 못 할 경우가 참 많습니다
 
군대 내에서 지금은 웃으며 말할수 있는 추억거리도 있지만
제 인생에 있어 여러가지 큰 일들을 경험한 순간이었죠.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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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일입니다
저도 특이한 경우긴 하지만 저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못하지 않은 경우도 많을겁니다
 
본의 아니게 경력단절(이 표현을 맘에 안들어하시는 분도 계실수 있겠습니다만)을 당했고
불합리함을 보고도 참아야 했던 날들이 있었고
그런 상황 속에서 징병제의 폐혜에 피해를 본 젋은 남성 청년들이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리지 못함에
이제서야 울분을 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것 같습니다
 
지금 군대 게시판 보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대한민국 2~30대 젊은 청년들이
사회적 제도와 불합리한 면이 있는 법제 체계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져 온(싫든 좋든) 개개인의 영역에 피해를 입게 될까봐
논쟁을 벌이는것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하는 바 이지만,
언제까지고 소모성 논쟁을 하는것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사회제도와 법, 그리고 우리의 인식을 조금씩이나 바꿔나가면서
남성과 여성, 분명 서로가 건드리지 못할 영역은 있겠습니다만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남겨봅니다
 
두서 없는 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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