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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은? 여자 군의관은 왜?
게시물ID : military_669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이엔젤이
추천 : 13
조회수 : 6457회
댓글수 : 52개
등록시간 : 2017/03/16 11:14:29
10년전 군의관 복무하고, 작년부터 민방위로 바뀌었습니다.

아내도 의사 저도 의사입니다. 전문직이라고들 하니 그런가보다 하겠습니다. 모 님이 전문직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셔서. 

1. 여자 군의관은 왜 없죠?

병과를 의무라고 하나요? 사실, 군의관들은 이런 용어 약합니다..

암튼, 훈련, 6주 영천에서 훈련하고, 군의학교에서 교육받습니다.
체력훈련, 힘듭니다. 30다되어서 굴릴라니 힘듭니다. 대개 6년교육 후 인턴 1년, 전공의 4년 마치고 오거든요. 중간에 오기도 하지만.

행군도 가고, 총도 쏘고... 뭐 그런거 다 합니다.

근데, 이거, 여자라고 못할까요? 저는 할 것 같은데요. 

30살까지 몸 움직이는 거라고는 학교 통학, 병원 출근밖에 안한 사람들도 6주 훈련 받으면, 내 몸에 이런 기능이 있었나 싶어집니다. 적어도 40킬로미터(맞나요? 화산까지 갔는데..) 걷는 정도는 하게 됩니다.

훈련 후 부대에서의 일... 이건 솔직히 체력 전혀 필요 없죠. 군의관은 특성상 바쁘면 안됩니다. 늘 여유있게 있어야, 응급환자 대처하죠.
(다만, 응급 생기면, 밤도 잘 샙니다. 응급 상황에서 발 빼는 군의관은 개인적으로 본적 없습니다. 군의관이 평소에 업무에 치인다? 그건 나쁜 군대죠.)

이거 왜 남자만 해야하죠? 여자는 못하는 일인가요?

3년간, 제 아내는 대학에서 석박사 통합 마치고, 전임의 마치고 취직했습니다. 저는 군대 다녀와서 전임의 시작. 참고로 전임의는 화려한 3D업종으로, 업무가 많아 저는 3일에 한번씩 자발적 밤샘을 했습니다..

제 아내보다 제가 월급이 많았던 적이 없습니다. 
군대 3년 내내(군의관은 3년하고도 8주를 더 복무합니다.), 군대 안간 동기들(성별 관계없이) 이야기 들으며 괴로웠습니다. 내가 왜? 나만 왜?
3년 복무하고 나오니, 전공의 때 나름 자신이 붙었던 수술을, 하나도 못하겠더군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2. 여자의사-남자의사의 임금 격차
음.. 대한민국에서 가장 여자의사의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병원인 **여자대학교 부속병원 홈페이지에서 해당 과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급 내역까지는 못봅니다만...
소아과 - 대부분 여자의사
신경외과-전부 남자의사
흉부외과-전부 남자의사
심장내과-전부 남자의사(특히 스텐트삽입)
피부과-전부 여자의사
마취통증의학과-대부분 여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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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감이 안오세요? 밤에 나와서 수술해서 인센티브 받는 과들은 남자로 채워져 있습니다. 임금격차는 당연히 납니다. 피부과가 돈을 많이 벌것 같다고요? 천만에요. 대학병원에서 가장 괴로운 과 중 하나입니다. 개인병원과 경쟁이 안되거든요. 보는 환자군 자체가 다릅니다. 의사 1인당 매출이 전체 과 중에서 가장 적은 쪽일겁니다. 3D과는 당연히 좀 높습니다. 

소아과 의사 중 남자 의사의 수가 여자의사의 수보다 많다고요? 맞습니다. 근데, 이건 자료를 해석할 줄 몰라서입니다.

여자의사 중 소아과의 비율이 남자의사 중 소아과 비율보다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여자의사의 평균 소득과 남자의사의 평균 소득을 따지면... 피부과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정형외과에서는 여자를 안 뽑는다고요? 맞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지금은 지원 가능합니다. 근데, 뽑아도 못버팁니다. 가장 일상적인 예를 들면, 수술 전 소독할 때, 성인 다리 양쪽을 들고 일정한 자세로 10분가량 버티는 단순 작업만해도, 남녀 차이가 납니다. 근데, 이게 차별일까요?

지극히 자본주의와 효율성 논리로 돌아가는 바닥입니다. 산부인과 전공의를 남자가 왜 많이 지원하지 않는지 보면 답이 있습니다. 

3. 의전원? 여자 의전원? 기회의 평등?
법전, 약전, 의전. 여대에 이게 있는게 맞나요? 기회의 평등은 어디에 가 있나요?
여기는 직업학교에 가깝죠. 근데, 성별로 입학을 제한한다? 이거 역차별 아닌지요?
위에 언급된 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왜 **대에는 의전이 여자만 입학하게 되어 있나요?"
답변은 '아직 양성평등이 안되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2000년대 말까지, 의전원 초기에는 여자 입학생이 50% 넘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이게 2000년대 까지 상승하던 양성평등의 정도가 지금은 더 낮아져서일까요?

평등은, 기회의 평등으로 주어져야합니다. 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는거죠? 

4. 의사 수가 충분하니, 여자 군의관 필요 없다?
무슨.. 이런 생각을..
우리나라 보건소에 들어있는 공보의들은, 군복무 대체인력입니다. 군대에 가기에는 신체가 미달되니, 보건소로 돌렸습니다. 근데, 모자라네요?
의전원때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남자 의전원생은 복무를 마친 학생이 많았고, 여자 의전원생은 군대를 안가도 되고.
지금은 그때보다는 낫지만, 보건소의 의사 수 생각해보면, 여자 의대 졸업생이 복무한다. 쌍수를 들어 환영하겠습니다. 격오지, 도서지역 보건 수준이 급상승 하겠군요. 

전문직 남자라고 할말 없는 거 아닙니다. 해봤자, 너희는 그래도 어떻지 않냐는 말 들을까봐 이야기 안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야 모두 지난 일이지만...3년 공백 만만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군대에 꼭 남자여야하는 보직이 아닌 곳도 꽤 많습니다. 

저도 군대가기 싫었습니다. 싫죠. 당연합니다. 그냥 인정하면 됩니다. 군대가기 싫다고. 
그걸 이런 저런 논리를 갖다 붙이면, 너절해집니다. 핵심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본인도 알고 있을 겁니다.

지기 싫어서..
가기 싫어서라고 인정하기 싫어서...
고집부리는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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