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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써보는 개인적으로 겪은 성차별 사례
게시물ID : military_75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빅게임헌터
추천 : 2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5/03 00:39:21
우선 오로지 이 글은 제 개인의 체험이라는걸 알려드리고 일반화 하려는게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회사를 그만둔지 서너달 되어가는 프리랜서(라 쓰고 백수라 읽는)겸 학생입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는 나름 마이너한 업계에서 그래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종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런 회사였는데요.
그런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그 안에 차별이라는 단어가 관련된 사건도 있었기에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제가 종사하고 있는 업계는 IT전문직으로 개개인의 실력이 중요한 직무였습니다. 
덕분에 회사 자체는 수직적이더라도 팀 내부는 아주 수평적으로, 다만 실무적인 이유로 1인의 부장급에 이를 보좌하는 두세명 정도의 리드급이 팀 내에 작은 조를 이뤄 팀을 이끌어가는 구조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이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와 5년을 다녔는데요..

올해 초에 일괄적인 연봉 협상이 있었고 반항기 넘치는 저는 팀 내부에서 신뢰가 쌓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봉공유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은근슬쩍 팀 전체가 공유되고보니.. 1,2년 경력차이나는 몇몇 직원분들보다 제 연봉이 더 많은 상태더라구요.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400까지 차이가 났었습니다. 
성과급도 없는 코딱지만한 중소기업 연봉인지라 100차이도 크게 느껴지더군요 ㅋㅋ 
처음엔 제가 개인의 능력을 많이 인정받았구나, 나 잘 하고 있구나 하면서 속으로 안도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제 연봉은 회사의 연봉테이블과 별 차이가 안나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뭔가 많이 잘못되었다고 느꼈던 두번째 사건.
연봉협상과 관련된 많은 사건들이 겹쳐 팀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팀을 이끌어가던 중견급 직원들이 우르르 퇴사나 이직을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평균 근속년수가 3,4년인 업계에서 5년 근속의 타이틀(첫 회사가 제일 큰 회사다보니 이직할곳이 없어서..)을 획득한 저는 공백이 된 리드의 자리를 제안받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3년이상의 경력차이에 실력도 더 좋은 선배들을 제치고 말이죠. 이때도 제가 팀 안에서도 어느정도 인정받는 위치였고 선배들도 저를 과하게 고평가해 주어서 기분좋게 그러려니 했었는데.. 

다시 돌이켜보니 위 두사건의 공통점은..
제가 연봉으로 더 인정받고 승진의 기회에서 제쳤던 선배들은 전부 여성이었다는거죠.
당시엔 생각이 성차별이라는 단어에 못미치고 제 능력이 뛰어난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회사 나오고 자만심 제거하고 객관적으로 돌이켜보니 절대 제가 그분들보다 뛰어난게 아니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전 적당히 일잘하는 적당한 남자직원이었을 뿐이었던 거에요 ㅎㅎ; 

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특혜?아닌 특혜가 누군가에겐 절대 넘을 수 없는 차별이었다고 생각하니 자괴감이 들더군요. 
내가 신뢰하고 좋아하던 사람들이 차별받고 있는걸 저는 몰랐던거에요. 그리고 저는 그 차별의 주체였구요.
그런줄도 모르고 그분들 앞에서 은근슬쩍 근자감을 드러내고.. 아 씨.. 글쓰면서 부끄럽네요.  

근데 왜 당시엔 몰랐을까? 라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연봉 장난질같은 수작질이 심하다보니 그 안에서 남녀직원들의 차이까지 생각이 미치질 못하는것 같더라구요. 남자직원들 사이에서도 작게 차별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넓게 봤을땐.. 헬조선속에 작지만 더 깊고 뜨거운 지옥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제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하는건..
최소한 이 이슈가 메갈이 아닌 평범한 남성의 무관심속에 차별받고 있을지도 모르는 평범한 여성에 대한 적개심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경험과 보는 시점에 따라 정상적으로 보일수도 있는 성정책의 양면성에 대한 작은 공감 혹은 이해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제 경험을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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