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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다 (군생활 썰)
게시물ID : military_779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숲속의가물치
추천 : 4
조회수 : 4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23 11:55:05
이전에도 썼지만 저는 전경이었습니다 논산가서 열심히 5주를 채웠더니 마지막날 전경이라고 훈련소에서 육군 보급품 뺏어감 ㅋㅋㅋ

전경은 몇몇 타군과 마찬가지로 기수제인데 전경기수가 더러운게 앞기수 뒷기수 날짜 차이가 들쭉날쭉합니다 

예를들자면 제 앞기수는 저랑 일주일차이밖에 안났지만 제 뒷기수는 1달차이였음

제 경우 정말정말 꼬인군번이었던게 앞서말한 제 앞기수가 중대에서 제일 많은 기수였습니다 17명... 소대에는 5명...

군필자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리고 전의경 군필자라면 아시겠지만 이건 꼬인게 아니라 망한겁니다

저 기수 앞으로 1달 3달차 기수가 모여있었기 때문에 제 기수는 열외는 물론이고 전역 3달전까지 궂은일을 해야하는 기수였죠

더 더러웠던건 제 앞기수는 일주일만에 소대막내를 벗어났지만 저는 제 동기가 차량으로 빠져서 뒷뒷뒷 기수가 들어와도 

중대사역에 끌려갔습니다 한 반년을 식당사역에 들어갔어요 씻지도 못하고 자유시간도 없고 면도도 못했습니다

어느정도였냐면 아침점호때 연병장에 짬 안되는 순으로 앞부터 채워서 모이는데 중대장이 저를 보고 면도좀 하라고 타박할정도였음

물론 그날은 위에서부터 애 안씻긴다고 갈구고 넌 왜 안씻고 면도도 안하냐고 내리갈굼 내려옴 ㅋ 씻는 시간도 안줬으면서...

정동영 찍고 군대갔는데 촛불집회 나가서 이명박의 개라는 소리나 듣고 시위대에 욕먹고 중대들어와서 쳐맞고

여자친구한테는 전화할 시간도 없어서 차이고 진짜 몸과 마음이 썩어가면서 일경을 달았는데 그래도 일경달았다고 쓰레기 소각장으로 감 ㅋㅋ

소각장은 더럽지만 계급상 제 위로는 아무도 없는곳이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다 식당에서 분리수거 안한 부탄가스가 소각장으로 왔고

소각장에서 하던대로 태우다가 폭ㅋ발ㅋ 

화상입고 경찰병원에 실려갑니다 한달 좀 넘게 햇빛도 안보면서 병실에만 있었는데 이때 책 많이 읽고 좋았어요

그때 읽었던게 베르나르베르베르 파피용이었는데 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라는 말이 너무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중대에만 쳐박혀있다가 병원에서 지내니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불합리하고 병신같은 공간에 갇혀있었는지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러다 화상 완치하고 중대 복귀하니까 이번엔 병원가서 꿀빨다왔다고 또 조짐 ㅋㅋ

그때부터 내가 기회만 있으면 어떻게든 여기를 뜬다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지방청에서 특기자 모집하는 공문이 내려왔길래 냉큼 지원했습니다

천운이었죠 그때 뽑혀간게 계기가 되서 계속 파견다니다 기동단에 눌러앉았고

전역 일주일 남기고 본대 복귀해서 동기들이랑 전역했습니다 

중대를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전 정말 우울증에 걸렸거나 사고한번 쳤을겁니다 

미필자분들 처음 배치받은곳이 전역까지 갈 곳이라 생각하지마세요 

사람때문이든 환경때문이든 견딜수 없는곳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탈출하세요

그것이 자기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남들이 뭐라하든 무슨상관인가요 다시 볼사람들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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