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가 아는 페미니즘
게시물ID : military_793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졸린사슴
추천 : 4
조회수 : 57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7/08/13 23:12:09
옵션
  • 창작글
0.들어가며

안다고 해도 꼴랑 강의 한 번 수강한 것과 책 한 권 읽은 것이 다입니다만,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해보고자 제 생각을 올립니다.
참고도서: 로이스 타이슨, "비평 이론의 모든 것", 벨 훅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제 대전제는 페미니즘에서 '빼먹을 것은 빼먹자'는 입장입니다.
아래의 글은 바로 그 빼먹을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고요.
덧붙여, 여기서는 생물학적 성을 Sex, 사회적 성을 Gender, 성적 취향을 Sexuality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페미니즘은 자유주의의 한 분파로 이해 및 운동 해야하며,
성을 근거로 어떠한 주장을 한다는 것은 전근대로의 복귀
라는 것입니다.

1. 페미니즘의 적 - 가부장제, 자본주의, 인종주의

1.1 가부장제
페미니즘의 적은 누굴까요? 요즘 분위기를 보면 페미니즘은 여성의 운동이고,
남성은 여성들이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도록 강요하는 나쁜 사람들입니다.
격한 경우에는 다 죽어야 한다고 하는 경우도 있죠.
그렇다면 페미니즘의 적은 남자일까요?

"여성"을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시스템의 출발은 가부장제입니다.
가부장제는 사람을 성(sex)을 기준으로 일정한 행위 양식을 강요합니다.
남자는 울어선 안 되고, 여성은 성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죠.

이것은 양성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남자도 울고 싶을 땐 울어야 하고, 여자도 화끈해지고 싶을 땐 화끈해지고 싶으니까요.
가부장제는 모든 시스템이 그러하듯, 인간 본연의 욕구를 억누릅니다.

그런데 그 '억누름'이 정당한가요? 어째서 남성은 '남자다워야' 할까요?
또, 여성은 '여자다워야' 할까요? 성(sex)을 기준으로 한 인간의 행위 양식을 규제한다는 점에서
가부장제는 비이성적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과하게 억압한다는 점에서 비자유주의적이죠.

따라서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쁩니다.
그렇다면 이 가부장제라는 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누구일까요?
가부장제는 남자가 일으켜서 남자와 여자 모두가 피해받는 걸까요?

가부장제의 피해자가 양성이듯, 가해자 역시 양성입니다.
남성이 가부장제를 강요한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가부장제를 완전히 근절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겁니다. 사상이란 염색처럼 물들면 빠지기 어려우니까요.)

한편 여성 역시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데 한몫합니다. 심지어 남자보다도 더 심할 수 있죠.
자, 우리 아주 가부장적인 가정을 생각해봅시다. 가부장제이니 가장은 부, 즉 아빠입니다.
한편 엄마는 집안일을 하죠. 육아는 누가 할까요? 육아도 엄마 몫입니다.
그래서 가부장적인 아빠는 엄마한테 '애를 어떻게 키운 거야!'라고 육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죠.

그런데 엄마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요?
엄마들은 아이를 붙잡고서 '양성은 평등하고, 아들은 울어도 되고,
딸은 로보트 가지고 놀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라고 가르치나요?

그랬을리 없죠. 왜냐하면 그 엄마의 아빠도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그 아들을 키운 어떤 엄마가 있었을 테니까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에게 가부장제를 주입시키는 것은 바로
가부장적이게도 육아를 전담하게 되는 엄마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아들은 울면 안 된다는 것은 얼굴보기 힘든 아빠한테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나쁘다는 이유로 가부장제를 없애고자 합니다.
잠깐, 그렇다면 페미니즘은 남성에게 나쁘다는 이유로는 가부장제를 반대하지 않나요?
이것이 바로 국가를 막론하고 페미니즘에게 보이는 모순된 점입니다.
페미니즘이 없애고자 하는 가부장제는 양성이 가해자며, 양성이 피해자입니다.
지금의 페미니즘이 욕을 먹는 이유는 자신들의 본래 척결 대상을 잘못 알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1.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가해자며, 피해자다.
2. 여성은 '가부장제'로 인한 고통을 받습니다.

1.2 자본주의
똑같이 최저시급을 받으며 일을 하는 양성에게 임금차별(Wage Gap)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때문에 한 사회에서 많지 않은 임금을 받는 사람들에게서 페미니즘이 발생하기란 생각하기 어렵죠.
따라서 페미니즘이 말하는 임금차별이란 상류층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주된 요구사항은 주로 경제적인 것과 결부됩니다. 대표적으로 유리천장이 있죠.
그들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받는 편견을 없애는 데에는 노력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동거를 하면 여자가 손해라는 등의 이야기이겠죠.
그들은 그런 편견을 전혀 받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탄핵ed 대통령이 있겠네요.

바로 여기서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이 갈립니다.
자본이 있는 상류층 여성과 자본이 적은 중/하류층 여성인 것이죠.
페미니즘의 적용범위는 그렇기에 갈립니다.

경제적인 부분만 해소하고자 하는 주장은 개혁주의(즉 온건파)이며
사회적 사상(가부장제, 자본주의, 인종주의)을 아예 없애려는 쪽은 혁명주의(즉 급진파)입니다.
인문학을 좀 아시는 분들은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예전에 김을동 전 국회의원이 '여자는 좀 멍청해보여야 한다'고
예비 여성국회의원들에게 발언했다 논란이 되었죠.

이것도 개혁주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자는 이러해야 한다~'와 같은
가부장적인 주장을 한다는 것은 완성된 페미니즘이라 볼 수 없는 것이죠.
결국 그들이 가부장제를 재생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동인에는 표를 얻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상류층 여성의 계산이 들어있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1. 상류층 여성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페미니즘을 이용한다.
2. 여성은 '가부장제-자본주의'의 2중 고통을 받습니다.

1.3 인종주의
이제 감이 오시겠죠?
미리 정리하자면, 여성은 '가부장제-자본주의-인종주의'의 3중 고통을 받습니다.

여성들 중에서도 흑인, 아시아인과 같은 인종은 한 번 더 고통받게 됩니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동남아에서 국제결혼을 하러 온 여성들이 예시가 되겠네요.
벨 훅스는 때문에 '백인 상류계 여성'이 개혁주의의 주된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합니다.

2. 페미니즘의 문제

2.1 개혁주의(여기는 벨 훅스의 의견을 따릅니다)
앞서와 같이 개혁주의는 그들 당장의 이익을 얻는데 페미니즘을 이용할 따름입니다.
때문에 그들은 당장의 이익을 없애는 존재, 남성들을 공격합니다.

이를 통해 여성들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여성들의 인권을 신장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직 30%를 여성에게 할당한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 있죠?
한 줄만 적자면, 수천의 학자가 모인 싱크탱크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만드는
박영숙, 제롬글렌의 "세계미래보고서 2055"에서도
장관직에 일부를 여성에게 할당할 필요를 언급합니다.

여성 인권에 개혁주의가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여성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성인 자신'을 위해 싸우는 것이죠.

2.2 비자유주의
앞서 여성은 3중 고통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죠.
여성이 피해 받는 세상을 남성이 원하나요? 엄마가, 아내가, 딸이 고통받길 원하는 남자가 있나요?

가부장제는 남성에게도 피해를 줍니다. 위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을 정리했지만,
개혁주의 페미니즘으로 인해 '하류층 흑인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사회로 환원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국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페미니즘은 자유주의를 지향해야 합니다.
사람은 그 사람의 행위로 평가받는다, 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지역감정은 없어져야 하듯이, 학벌주의는 없어져야 하듯이,
여성주의는 없어져야 합니다.

3. 페미니즘은 없어져야 하나?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례에서 보여지는 페미니즘'과 '페미니즘 이론'의 격차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유의 몇몇 의견과 같이 '페미니즘은 정신병'과 같은 의견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가부장제-자본주의-인종주의'가 성차별의 원인이라는 것은 페미니즘의 성과입니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모든 것을 매도하는 것은 큰 실수로 생각합니다.
제가 앞서 적어둔 '빼먹을 것은 빼먹자'는 그런 의미에서 적어둔 것입니다.

4. 나가며

페미니즘이 성차별 나아가 비인권적인 사회문화적 현상을 설명해낸 것은 중요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가 변질된 현상이 꽤나 많아서 변질되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페미니즘의 대체 개념(이퀄리즘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이
나타나기 전에 페미니즘을 100% 비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