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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군대 보내놓은 누나 (과거얘기 입니다)
게시물ID : military_809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브미고기
추천 : 11
조회수 : 61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7/09/18 23:39:55
그냥 뭐 급 쓰는겁니다.
사실 동생에게 대놓고 미안했다고 얘기를 못했었는데 세월이 지나니까 그게 더 미안해서.....
특히 오늘 악부 수현님 오빠 군대 보내놓고 잘 부탁한다고 글쓴거 보니까.
진짜 미안해서요.
동생이 생각보다 여기저기 많이 활동해서 ..혹시 오유 활동하면 볼까 싶기도 하고요.
 
예전일이에요.
동생 제대한지 오래 됐습니다.
 
어릴때도 동생이 오빠같고 저는 철이 없었는데 어느날 퇴근하고 왔더니 "누나 나 군대가" 해요.
그래서 "언제?" 했더니 "내일" 합니다.
내일? 지금 자고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오는 내일 아침? 그 아침?  나 출근해야 하는데? 아니 이렇게 빨리?
그래서 말했져
"토요일날 간다고해. 내가 회사 가야해서 배웅 못가잖아."
-_-
그게 지 맘대로 안되는건데,.,...
아무튼 그렇게 해놓고 다음날 동생이 진짜 군대 간다기에
"귀신 잡아다줘."
했습니다.
동생은... 저만 아니었으면 집안 장남에 첫애일뻔한 아이입니다.
철도 일찍들고, 만년 애새끼 같은 누나도 누나랍시고 중학교 올라서는 덤비고 때리고 하지 않았던 놈입니다.
참 착한애 져.
그런애가 오랜만에 한심한듯 쳐다보더니
"그래. 제발 부탁이까 나 없을때 시집가지마라" 하고 입대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뜻이.
지 없을때 이상한놈 데려와서 결혼한다고 하지 말라는 뜻이었으나.....그땐 못 알아듣고....ㅎㅎ
하지만 그후로 쭉 못가는데,..........ㅠㅠ
그리고 1월달에 첫 휴가를 나왔습니다.
신나서 집에왔더니 왠 새까만 놈이 앉아 있는겁니다.
이게 뭐야.
헉 해서 보니까 동생입니다.
인간적으로 1월에 이렇게 타기 있습니까?
그런데다 왤케 말랐어 ㅠㅠ
첨엔 어른스럽게 있었는데 제가 붙잡고 울고 불고 해서 그런지 동생이 슬쩍 얘기 했어요.
누나 나 무좀있어. 누나 나 이거 이거 사가야해. 누나 선임이 이런 이런 잡지 사오래. 누나 나 과자 먹고 싶어.
진짜 레알.
델고 다니면서 엄청 사줬습니다.
저는 "사제"라는 말을 그때 첨 들었습니다.
아니. 반역하는것도 아닌데 사제 왜 못씁니까.
특히 무좀약.
군에서 주는건 효과도 없다는데, 쫌 사다 쓰면 안돼는 겁니까?
분개 해가지고 휴가끝난 날 내가 운전 할텐께 너 길안내 하라고 운전대 잡았습니다.
그땐 진심으로 대장 뺨때기 때릴려고 같이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죽는꼴 볼라면 그러라고" 해서 그냥 데려다만 줬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부대장 뺨때리면 ...........흑 ㅠㅠㅠㅠㅠㅠ.....몰랐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군인만 보면 짠해서...
군복만 입고 있으면 밥값대신내고, 술값대신내고 ...엄청 썼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방위복 입으신....(저보다 더 버시는....) 분들에게도 제가 밥 샀다는거....
뭔지 몰라가지고....
동생 제대할때까지 울고 웃고, 울고 웃고 반복했습니다.
필요한거 있냐고 하니까. 혹시 모르니까 한달에 만원씩만 모아서 주면 안돼겠냐길래 .... 상여금 모아서 200만원을 보냈는데...
그게 불우한 전우들 한테 쓴다고 서로 십시일반 모으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럴줄 알았으면 더 주는건데.
부모형제 다 있는 제 동생도 비쩍 말라서 왔는데 형편 안 좋은 장병은 맘고생까지 했을꺼잖아요.
한번 모금하는거 좀 더 줬어도 돼는데 그놈의 다이어트 한약사느라....ㅠㅠ
그렇게
첫동생 제대하고.
둘재 군대 보냈는데. 한번 보내 봤다고 대장 두까 팬다는 헛소리는 안했습니다.
다만 꼬챙이 처럼 마르고 까맣게 탄 동생에게 해주는것이 없어 가슴 아팠던 기억은 여전하네요.
부모님도 알게 모르게 우시고요.
둘째 동생은 좀 여유있게 보낸다고 보냈는데 둘째가 제대하고 저한테 그랬습니다.
형하고 틀리다고.
형때는 울고불고 하더니 지때는 안그랬다고...
흥.....
그래도 돈은 (제가 더 벌떤 때라) 더 줬는데........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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