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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게부흥기원] 탄약의 진화 #끄적끄적
게시물ID : military2_34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곰돌슨
추천 : 18
조회수 : 362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9/09/17 16: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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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밀게 생기면서 밀게부흥기원 시리즈 연재하던 사람입니다.
밀게가 완전 사망했군요. 오유 시스템이 바뀌어서 베스트도 못 가는 것 같고요. 이제 와서 쓴들 누가 읽겠냐만은 밀게에 대한 애정으로 씁니다.
옛날에 쓰던 밀게부흥기원의 타이틀로 씁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예쁘게 편집하느라 오래 쓰지 않고 즉흥적으로 끄적이는 텍스트에 사진만 첨부해서 빠르게 쓰겠습니다.

이번 글은 탄약의 발전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탄피시대 이후를 다루기 때문에 미니에탄 같은 전장식 소총시대의 탄두형상의 발전사나 총열의 강선화 같은 내용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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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탄약은 긴밀하게 연관되어있습니다. 총의 발달이 탄약의 발달을 촉진시켰고, 탄약의 발달이 총의 발달을 촉진시킴을 반복하며 수세기간 열병기는 진화해왔습니다. 그리고 복잡한 총기 내부구조의 발전을 파해치는 대신 탄약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그 발전사를 직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보다 직관적으로 그 외형에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탄약의 발전사를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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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굉장히 오랜 발명품입니다. 심지총이나 핸드캐논 등 한쪽이 열린 기다란 통에 화약과 발사체를 쑤셔넣고 화약을 모종의 방법으로 점화시켜 발사체를 투사하는 방향성 폭발무기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그 발상 자체는 화약의 발명에 비해 그리 오래 뒤지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전쟁병기로써의 총의 의의는 얼마나 신뢰성있게 원하는 때에 즉각 그 총을 발사할 수 있느냐, 직접 겨누고 쏠 수 있느냐, 그렇다면 얼마나 멀리 잘 날아가 맞느냐 등에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얼마나 빠르게 계속 쏠 수 있는가, 얼마나 가볍고 작게 휴대할 수 있는가 또한 중요한 요소였고, 여타 병기들과 같이 얼마나 튼튼하고 저렴하냐도 중요했습니다. 초창기 열병기들은 거의 처음의 조건에서 이미 부합하지 않아 그저 특수병기로 이용될 뿐이었습니다. 적을 놀라게 한다거나 군주의 친위군의 위용을 뽐내는 정도에만 쓰임이 있었죠. 그러다 방아쇠와 직사조준장치를 비롯한 여타 편리한 발사기구가 설치되면서 불뿜는 쇠막대기는 비로소 총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전장에 제식병기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사의 갑옷을 뚫고 무수한 징집병을 빠르게 숙련병으로 바꾸는데에 사용되었던 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냉병기와 같이 사용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화승은 부싯돌로, 퍼커션 캡으로 진화해왔지만 전장식 머스킷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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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탄피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납덩어리 구슬과 화약은 드디어 탄약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발전의 불씨를 일으킵니다. 탄두와 발사장약, 그리고 점화장치를 하나로 묶은 최초의 탄약의 개념은 빠른 재장전 뿐만 아니라 빠르고 간편한 탄약의 전선보급을 가능케 했고, 탄약 자체의 유통기한 또한 늘려주었습니다. 바로 넣고 당기면 나가는 규격화된 방수 탄약의 개념은 당시로써는 쏘는 소총병에서부터 군수장교에게 까지 획기적인 개념이었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대세가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규격화된 금속제 탄약은 기존의 단발소총 약실이나 리볼버 실린더에 빠르게 끼워넣는 것을 넘어 스프링장치에 여러발을 밀어넣어놓고 기계장치로 차탄을 장전할 수 있게 하는 탄창의 개념이 등장하며 연발총이라는 개념을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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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화약이었습니다. 강력하고 신뢰성있으면서도 연기가 나지 않는 무연화약이 탄피식 탄약에 접목되면서 보병전술은 변화를 맞이합니다. 동시기 소총의 강선화로 인해 사거리가 늘어나고도 기존의 전열보병식 밀집대형을 유지하며 시대와의 괴리에 큰 타격을 입었던 각국의 군대들은 총을 쏘고도 발사연에 의해 위치가 발견되지 않을 수 있는 총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피아식별을 위한 커다란 깃발과 알록달록한 군복의 시대는 갔다고 판단하고 위장복을 등장시킵니다. 그렇게 위장복을 입고 은엄폐하여 원거리에서 연발총으로 사격을 주고받는 현대전이 시작되었습니다.(탄피식 연발총이 등장하고서도 상당국가의 탄약의 장약은 흑색화약으로 채워져 있었고, 탄창달린 총을 들고도 레드코트를 입고 줄을 서서 머스킷소총병처럼 전투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군의 리엔필드 소총은 탄창에서의 급탄을 끊는 장치도 달려있죠. 탄창은 돌격시에 사용하고 평소에는 탄창이 체워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교에 명령에 의해 수십명이 함께 장전하고 조준하고 쏘는 단발소총으로 운용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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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발총이 등장하자 탄피의 형태에도 변화가 요구되었습니다. 리볼버의 실린더나 소총의 약실에 끼워맞춰 장전한 후 총구로 밀려 떨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발사 후 탄피를 제거할 수 있도록 걸림쇠 역할을 하게 탄피의 바닥은 탄피지름보다 넓게 디자인 되었는데 이것을 림이라고 부릅니다.
초창기 연발총들은 윈처스터사의 레버액션 소총들 처럼 튜브탄창을 사용하며 탄약이 자신의 앞의 탄약의 뇌관을 찔러 연쇄폭발하지 않도록 둥그런 탄두와 림파이어식 탄피를 채택했습니다. 뇌관을 탄피 바닥의 가운데를 비워놓고 도너츠 형태로 만들어 놓고 그 변두리를 해머로 때려 격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전히 탄두는 뾰족하지 못하고 둥그스름하게 만들어야 해서 명중률과 사거리와 관통력이 저하되었고, 림파이어식 탄피는 격발불량과 오발이 빈번했으며, 가장 튼튼해야 할 탄피 바닥의 변두리를 뇌관을 배치하고 화약을 점화시키기 위해 얇게 만들어야 해서 신뢰성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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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하게 탄약을 늘여놓는 튜브탄창이 아니라 탄약 위에 탄약을 쌓는 수직식 탄창에 탄을 넣는다면 공간활용과 장탄수에 유리했고 탄두도 뾰족하게, 뇌관도 지금과 같은 탄피바닥의 중앙에 놓는 센터파이어방식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탄을 수직으로 배치하다보면 탄을 장전할 때 앞으로 밀어넣는 과정에서 림끼리 걸려버리는 림잼rimjam이 일어납니다. 림끼리 걸렸을 때 힘으로 밀어 넣으면 걸린 림끼리 부드럽게 엇갈려 넘어갈 수 있도록 림의 전면은 수직으로 후면은 둥글게 처리한다거나 탄창구조를 고친다거나 급탄방식을 바꾼다거나 하는 여러 방법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습니다. 림이 있는 한 탄약은 태생적으로 자동화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람 손이 아닌 반복운동을 하는 기계장치로 탄이 들어가고 나오고 하려면 매끄럽지 못한 걸림쇠는 제거되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림리스 탄약입니다.
4.jpg오른쪽이 림잼. 림드 탄약은 탄창에 탄을 적재할 때 항상 위의 탄약을 아래 탄약보다 전방에 배치해야 합니다. 총이 탄창에서 탄을 앞으로 밀어 약실에 넣을 수 있도록 말이죠.

림리스 탄약과 림드 탄약의 비교. 림리스 탄약은 앞뒤로 비벼도 탄끼리 걸림이 없습니다.

(림드 탄약이라고 꼭 림파이어방식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영국군의 .303브리티쉬탄이 림드&센터파이어 방식이죠. 하지만 림리스탄약으로의 탄피형상변화가 일어나며 원래 정상이었던 센터파이어방식으로 대부분 회귀합니다. 림파이어방식은 림드탄약이 수직박스탄창에서 사용하기 힘들어 만들어진 튜브탄창내에서 탄약유폭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임시방편의 해결책이었으니 수직탄창을 사용 가능한 림리스탄약을 굳이 림파이어 방식으로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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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기가 대세가 되고 나자 또 문제가 발생했는데, 보병소총이 전쟁의 주역이던 전열보병시대의 기준으로 만든 탄약들은 거의 킬로미터 단위로 날아가는 강력한 탄들이어서 자동사격을 하면 반동을 억제하고 의미있는 사격을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당시처럼 밀집소총병대형으로 집단사격을 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맞추지도 못할 엄청난 사거리는 의미없는 스펙에 불과했고, 이미 보병소총은 전장의 주역에서 물러나서 전장은 기계화된 전쟁병기로 가득했기 때문에 소총은 2~300미터내외에서나 쓰게 된것입니다. 그래서 어차피 필요없는 고위력의 탄을 버리고 필요한 사거리 내에서 충분한 살상력과 명중률을 가지는 선에서 최대한 약하게 만든 탄약을 사용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반동도 적으며 가벼워서 많이 들고 다닐 수 도 있는 자동사격에 딱 맞는 탄약이 생긴다는 발상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1938년에 독일에서 세계최초의 돌격소총의 개발에 4년 앞서 세계최초의 돌격소총용 탄약인 단소탄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기존의 마우저 소총탄을 탄피부분의 길이만 줄인 것이죠.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돌격소총을 일반 자동소총으로부터 구별하는 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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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단소탄이 등장하던 시대에 했던 발상에 더욱 부합하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소구경 고속탄이 그것입니다. 총을 사용할 사거리 내에서만 제 위력이 발휘되면 그만이니 최대한 약한 탄을 만들자 했지만 기존 소총탄약의 탄피길이만 줄여버리는데에서 그쳤던 단소탄을 넘어 탄 구경 자체를 줄여버린 것이 소구경 고속탄입니다. 탄의 운동에너지를 탄자의 중량이 아닌 비행속도에 의존하자는 개념으로 등장한 소구경고속탄은 파격적인 발상이었습니다. 탄이 가벼워진 대신 빨라지면 그 에너지는 피차일반이기는 하지만 가벼운 탄두는 비행안전성에서 불리해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일정 거리가 지나면 급격하게 위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생기는 거리가 어차피 사용할 유효 사거리보다 멀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소구경고속탄은 시대의 대세가 되었고, 유효사거리 내에서는 직선에 가까운 안정적인 탄도를 가져 명중률이 높으며 가느다란 탄두로 높은 관통력을 내면서도 반동은 적고, 착탄까지의 시간도 짧아 원거리의 표적을 맞추기 쉬우며, 무엇보다 더욱 작아진 탄이라 저렴한 가격으로 양산해서 보다 많이 가볍게들고 다니며 마구 갈겨대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가벼운 탄두라서 착탄하는 순간에 급격하게 에너지를 잃으며 비틀거리기 때문에 약한 에너지로 오히려 더한 부상을 입혀버리는 강력한 살상력까지 가지게 된 것은 덤이었고요(심지어 그 와중에 깨지기 까지 합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요구되는 사거리가 더욱 짧아진 현대전장에 맞춰 권총탄 수준의 탄피에 소총탄두를 갖춘 PDW탄과 보다 저렴하고 빠른 연사를 위한 무탄피탄 까지 탄약의 발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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