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은 설국열차.
하지만 지인들에게 추천해 준 결과, 결말에 대한 악평이 많더군요.
떼죽음이다 몰살이다 그게 뭐냐.. 등등
열차 스케일에서 기대보다 못한 부분을 있을지언정
결말 만큼은 정말 깔끔하게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은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기법이나, 장면 전환, 메세지 전달, 케릭터 표현 등등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결말에 대한 이야기만 해볼까 합니다.
영화 전반에 걸친 메세지를 저는 이렇게 보았습니다.
열차는 세계 그 자체, 그리고 필연적인 계급의 분화와 그 현실의 모습에서
계급에 대한 역성혁명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다시 대전제'생존'을 위한 균형의 필요성과 그에 대한 합리화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미스터 '남'은 핵심 메세지를 던집니다.
"크로놀 뽕가 죽네" ...가 아니라
"답을 이 세계에서 찾지 말라" ....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의 대전제가 "생존"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억압과 굴종, 박해와 고통을 당할지언정, 꼬리칸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 받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어쩌면 현실에 안주하고 복종하는 것일 것입니다.
꼬리칸은 꼬리칸대로, 상위칸은 상위칸대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훈남 캡틴아메리카..가 아니라 커티스는 온몸으로 말합니다.
" '생존'이 삶의 전부가 아니다. 인간은 그 이상을 위해 사는 존재다! "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생존과 이상이라는 대명제의 충돌에 방향을 잃습니다.
그는 보다 높은 대의에 굴종하도록 만들어진 혁명가이기에 인류의 존속이라는 보다 큰대의에 무너질 수 밖에 없던거죠.
여기서 다시 미스터 '남'은 행동합니다.
그는 진정한 혁명가입니다.
그는 진정한 이상주의자죠.
그는 외칩니다. " 내 크로놀은 하늘을 뚫은 드릴.. 이 아니라 잘못된 게 세계라면, 난 그 세계를 부숴버릴지라도 그 밖으로 나가겠다. "
그리고.. 쾅!
열차 안의 세계는 백인들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꼬리칸의 지도자 역시 백인이고
혁명의 주동자 역시 백인입니다.
백인은 지배와 피지배의 아이콘과 같습니다.
(굳이 제국주의 식민사관에 입각한 식민지 점령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 세계에서 백인의 위치는 우월합니다...일종의 현실반영이랄까요)
극중 동양인은 남궁민수와 요나뿐이죠.(그레이는.... 얘는 참 잘생기고 멋지고 근육도 탄탄하고 쌈잘하고.. 하악..... 국적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요나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은데... 여기서 했다가는 글이 너무 길어지니 패스패스.
새 세계는 그냥 열리지 않습니다.
프랑스 시민혁명이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정을 세운 것과 같이
기존 세계의 무너짐을 밑바탕에 깔아야만 이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진정한 의미의 새 세계의 열림이란 기존의 어떤 것도 간섭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극이상적으로말이죠)
그래서 남도 커티스도 새로운 세계엔 필요없습니다.
그들은 혁명가이나, 그들 역시 구 세계의 잔재일 뿐입니다.
최후에 남는 것은 지배도 피지배도 갖지 않은 아이콘이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결국 동양인과 흑인, 그것도 구 세계의 때가 묻지않은(극 중 요나에게 살인을 못하게 하는 남의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아이들이죠.
새 세계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의문점으로 남겨 두었던 열차 밖에 생존 가능여부에 대한 답을 한마리의 코카콜라...북극곰을 보여주면서 막을 내립니다.
라고.
저는 이 영화의 결말을 보았습니다.
충격이었고 깔끔했으며 찬탄했습니다.
제가 본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답답한 요즘 현실에 정말 깔끔한 메세지를 보여주는 영화라 만족하고 두번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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