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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라이브톡)
게시물ID : movie_488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꽃보다륜미
추천 : 5
조회수 : 140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9/24 18:44:09
movie_image9JHIEM2E.jpg
(스포성 글이 있습니다.)



















정재영, 김민희 씨가 출연하고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작품인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보고 왔습니다.

스위스에서 열렸던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사실 수상한 허다한 작품들 중에서도
그렇게까지 뛰어나거나 납득을 할만한 정도의
영화가 받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감독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수상으로
다음 영화를 잘 만들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삼을수 있겠금 하는 것이죠.

작품까지 뛰어나면서 이러한 수상까지 같이 얻는다면
말할수 없이 좋을것입니다.
이번 홍상수 감독의 작품 또한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유일무이한 자유로운 예술가 이기도 한 그가
배우도 다르고 이야기도 다르며 연출이나 촬영방식까지 다른
영화를 매번 1년에 한 번씩 보여주니 실로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특히 외국관객들은 못느낄 뉘앙스를 한국관객들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고 느낄수 있다는 것이 더 크나큰 행운이기도 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번 라이브톡도 길었지만
무척 재미있고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 역시 보면서 참 좋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줄곧 기분좋게 본 영화입니다.

이번 감상평은 조금 구분해서 적었습니다.
(한글로 적었더니 5장 정도 나오더군요. 힘들어 죽는줄 ㅠ)

사실 감상평이 아니라 '라이브톡'에서 들었던
동진님 말이 거의 대부분이긴 한데
제생각도 조금씩 곁들이면서 같이 적었습니다.
(동진님이 말했던 내용 80%, 제 생각이나 내용 20% 정도입니다.)

제가 녹음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바로 듣고
집에와서 적은 내용이라 평론가님이 전달하려고 했던
의미가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은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ㅠ

스포가 당연히 있기 때문에 민감하신 분들은 영화를 보고 읽거나
(기니까)아예 읽지 마세요~ ㅎ















1. 배우들의 연기

정재영, 김민희 씨의 연기는 두말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각 각의 1부와 2부의 이야기로 펼쳐지는데,
후에도 언급을 하겠지만 엄밀히 1,2부의 내용은 같아 보이나
미묘한 차이로 전혀 다른 결과를 선사합니다.

홍상수 감독은 당연하게도 배우들의 특성이나
그 당시 감정, 이미지들로 작품에 녹여내곤 합니다.
정재영, 김민희 두 배우로 인하여
이번 영화는 신비롭게까지 보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자주 그랬지만요.)


스시집에서 술먹는 씬은 엄청난 롱테이크 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능글능글한 연기와 행동들로
전체적인 영화의 결과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홍상수 감독은 아침 쪽 대본으로 유명합니다.
즉, 이 장면으로 앞으로의 전개와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를 만들 때 창작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구상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정재영, 김민희 씨의
두 호흡은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이 씬 자체의 롱테이크가
거의 20~30분 정도 예상이 되는데
촬영현장에서 직접 술을 마시면서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김민희 씨는 생전 처음으로 음주촬영을 했다고 하네요.)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정재영씨가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김민희 씨도 홍상수 영화에 들어와 잘 녹아들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도 더 좋아서 내심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의 두 배우는 홍상수 영화에서 잊지 못 할 연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2. 평행적 구조와 2부의 이야기 그리고 캐릭터

이 영화의 이야기는 전반부·후반부로 나뉘어져 있는
2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시간'이라는 테마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사람이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상황에 놓여져 있는 장면이 아닙니다.
(홍상수 영화가 매번 그랬지요.)
쉽게 이야기 하면 평행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완전히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하겠죠.
1부와 2부의 상황과 장면들은 대부분 유사하고 반복적 이지만
두 캐릭터의 작은 뉘앙스나 행동들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1부와 2부를 엄밀히 파고들면
1부는 정재영 씨의 보이스오버(내래이션)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철저히 주인공 입장에서 주관적이라는 말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2부를보면 보이스오버가 깔려있지 않아서
철저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이러한 시작부터 다른 미세한 행동들로 시작해
영화 전체의 분기점에 이르는 씬은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언급한 '스시집' 장면이 될 것입니다.


두 이야기에서의 정재영 씨 행동이나 연기는 사뭇 다릅니다.
다시 말해, 똑같은 대사를 1,2부에서 같이 하고 있지만
어떤 상황과 타이밍에 따라서 후의 감정적인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당연히 두 캐릭터의 성격도 1부와 2부에서 다릅니다.
물론, 그 장면만 보고 사람의 속·겉을 정확하게 판단 할 수 없겠지만
당시 놓여져 있는 상황만 본다면
1부에서의 춘수(정재영)는 겉으로는 상당히 예의바르고 솔직해 보이지만
희정(김민희)을 고유적 인물로 보지 않고 속내를 잘 들추지 않습니다.

그 예로, 화실에서 희정의 그림을 보고 평을 할 때
자신이 예전 인터뷰에서 매번 쓰던 말들을 그대로 하게 됩니다.
이것은 본인이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말한 것입니다.

'스시집'에서도 열렬히 희정을 맞춰주고 칭찬을 합니다.
하지만, 희정이 후에 아는 언니들과 파티가 있어서 가봐야 된다는 말에
춘수는 '완벽했었는데'라고 말을 하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결혼한 사실을 본인 입이 아닌
서영화씨(극중 영실)를 통해 알게 되죠.
(이때 인터뷰 내용도 영실을 통해 듣게 됩니다.)
결국, 이 일들로 희정과 춘수는 감정적으로 잘 되지 않게 됩니다.



1부의 캐릭터는 홍상수 감독의 초기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나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등에서
볼 수 있는 남자들 캐릭터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춘수라는 남자는 희정을 성적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한다는 것이겠죠.

반면, 2부에서의 춘수는 1부와는 다르게
속에 있는 생각을 바로바로 내뱉습니다.

1부에서의 보이스오버는 주인공이 속에 있는 말을
전달하는 의미로 춘수의 생각을 관객이 듣는 것이라 본다면
2부에서는 보이스오버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남자는 보이스오버가 따로 필요없는 남자이기도하기 때문입니다.

1,2부의 초반부분이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2부는 화실에서부터 두 사람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희정의 작품을 보고 솔직하게 말한 춘수의 평에 감정이 상하게 되죠.
(똑같은 장면을 다시 비교해보면 뉘앙스나 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시집'에서도 그렇게 좋게 보지 않았던 희정은
춘수를 어떻게 보면 너무 어이가 없으면서도
순수하게 자신을 사랑한다며 (결혼까지 했는 사람이)
본인과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하는 모습에서 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에서 정재영 씨의 연기도 대단하지만 정말 웃깁니다.)

카페에서는 술에 취해 자는 연기를 했다며 능청을 떨거나
결정적으로 희정이 아는 언니들 앞에서 옷을 다 벗었던 장면을 이야기 할 때도
후에 희정은 예술가가 그럴 수 있다며
춘수를 감싸기도 하고 장난 섞인 말로 웃기도 합니다.
(옷 벗는 장면도 정말 웃깁니다.)


'스시집'에서 춘수는 담배를 피러 가겠다며 밖을 나가는데,
1부에서는 희정이 고개를 숙였던 반면
2부에서는 담배 피러 간 춘수 쪽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프레임을 담습니다.
희정이 춘수를 바라보는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며 분기점이라 생각할 수 있는 것이겠죠.

이러한 면들로 춘수와 희정의 캐릭터는 작용과 반작용의 관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즉, 춘수의 언행들로 상황이 다르게 표현되었거나 될 것입니다.

희정은 춘수의 행동에 반응을 하는 역할입니다. 변수항목은 춘수입니다.
함수로 비유해서 말한다면 춘수는 x이고, 희정은 y 입니다.
함수 공식인 'y=f(x)'로 비유하면 춘수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희정의 반응 또한 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복적인 상황이지만 이렇게 미묘한 차이들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홍상수 감독의 창작 스타일도 그렇지만
영화 내의 춘수 또한 우연적인 사건과 상황들로 벌어지게 됩니다.

다시말해, 홍상수 감독은 여러 가지 놓일 수 있는
수백, 수천가지의 우연적인 상황들이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운명이나 무력감 등을 내비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우연적인 상황으로 인한 결과들 중 하나가(혹은 하나여도)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삶이지 않겠나 라는 입장도 가질수 있게 됩니다.
(1부가 실패한 사랑이고 2부를 성공한 사랑으로 볼 수도 있지만
1부 2부 사랑의 결과와 상관없이
전체적인 인간의 삶으로 보았을 때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유사한 다른 작품들과 비교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홍상수 감독의 전 작품들과
구조가 비슷한 영화들이 몇몇 있습니다.

'강원도의 힘'에서도 그렇고 '생활의 발견',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나라에서', '북촌방향' 등이 있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굳이 따지자면 '강원도의 힘'과 '다른나라에서'가 가장 유사해 보입니다.
동진님은 '다른나라에서'가 '지금은~’과 구조적으로나
내용에서 가장 비슷해 보인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심지어 영화제목이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것 까지도요.)

'강원도의 힘'을 덧붙여 이야기 해본다면 '강원도의 힘'에서의
상권(백종학 씨)은 1부의 춘수와 거의 비슷하고,
같은 공간을 통해 다른 의식을 보여준다는 면에서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다만 '지금은~'이 '강원도의 힘'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동화적인 면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보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나 '생활의 발견'에 나온
남자 캐릭터들도 1부의 춘수와 비슷해 보입니다.)


2부에서의 춘수를 보게 되면
희정을 집에 데려다 주는 장면이 있는데
희정이 들어간 후 한참동안 문 앞에 서성이며 춘수가 기다리게 되죠.
시간이 지난 후 춘수는 희정이 나오지 않자 돌아가게 됩니다.

이 장면은 '생활의 발견'에서 경수(김상경 씨)가 걸어나오며 끝나는
엔딩과 비슷한데 이 유사한 장면이 캐릭터의 감정으로나 영화의 결과로나 확연히 다릅니다.


다음날이 되어 춘수와 희정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춘수는 왜 나오지 않았냐며 묻지 않습니다.
서로 악수를 하며 전날의 좋은 감정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이죠.

희정은 1부와 2부에서도 감독님(춘수)을 잘 안다고 이야기 하긴 했지만
영화를 단 한 편도 보지 않았습니다.

후반부 희정이 춘수의 영화를 보는 것은
전날의 좋은 감정이 남아있는 춘수를 인간적으로서 더 알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활의 발견'이나 '극장전'에서 김상경 씨가
카메라 쪽으로 걸어오면서 끝났었다면
'지금은~'은 김민희 씨가 카메라로부터 멀어지며
걸어가는 것으로 끝나 눈까지 오면서 더욱 신비롭고 아득하게 다가옵니다.






4. 홍상수의 매번 다른 경지

여타 다른 사람들은 '홍상수는 맨날 술 먹고 섹스하지 않느냐'
'맨날 반복적이다'라는 논의를 지난 십수년간 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혀 다르고 볼 때마다 새롭습니다.
(대단한 예술가라는 생각을 매번하게 됩니다.)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세계는 초기작들과 달리
점점 줄거리 요약이 어려워지고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매번 달라 체감으로 느끼는 영화의 깊이가 온전히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고
경탄을 할 때도 있어서 대한민국에서는 대체불가능한 감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따지고 들어가면 1부와 2부의 연출도
카메라의 워크나 촬영이 거의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라는 제목을 묻는 인터뷰에서도
역시나 예상한대로 문장이 길어서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하는군요.

'다른나라에서’같은 경우는 반대로 물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장이 길지도 않은데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문법상 ‘다른 나라에서’가 맞습니다.)
문장을 붙여써버리면 어조나 부사를 떼어버리고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절묘하면서 제목과 작품이 어긋나 보이는데도
영화를 들여다보면 미끌거리지만 맞물리는 경우가 있어
어감이나 내용 모두 그렇습니다.


이렇듯 홍상수 감독님은 영화를 만들어 놓고도
본인 스스로 해답을 요구하지도 않고 그렇게까지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행여나 창작자가 그러한데 평론가들이나 전문가들은 오죽할까요.

사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상징적인 이미지들로 해서
해석이나 메세지를 던져주는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어떤 장면의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려 하면 안된다는 말이지요.

창작자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다양한 갈래로 해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에 틀을 가둬두지 않습니다.
이것은 작업방식과 연출에서도 그러한데,

홍상수 감독은 통념적인 생각이나 기준을
사람마다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깨뜨리는 것을
미학적으로나 영화를 만들 때
하나의 저항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추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홍상수 감독이 직접 말한 것이 아니고
이 또한 이동진 평론가가 이야기 했지만
단순한 개인적인 추론이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러한 통념적인 생각을 깨는 것은
창작자의 작업 스타일과도 바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우연이라는 것을 홍상수 감독은
스스럼없이 최대한 수용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이 영화의 엔딩장면이 김민희 씨가
걸어가는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정재영씨가 영화보는 강당에 다시 들어가
희정과 작별인사를 한 번 더 나누고 춘수가 걸어가는 장면이 엔딩이었다고 합니다.

'작별인사'하는 장면까지 '컷'을 하고
점심시간이라 30~40분 후에 그 장면을 다시 찍으려고 하니
밖에 눈이 엄청 쌓여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감독들 같은 경우라면 당연히 다음날이나
눈을 치운 다음 찍겠지만 홍상수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영화상에서는 1~2분 인사하고 나온 사이이기 때문에
밖의 눈이 그렇게 쌓일 수 없습니다.
(엔딩을 정재영씨로 집어넣을 수 없게 되는것이죠.)
결국 엔딩장면은 희정이 나와 걸어가는 것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이 상황에 홍상수 감독은
'하늘에서 그렇게 찍으라고 한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영화를 뭐 대충 찍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홍상수는 우연이라는 재료를
충분히 영화적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분은 다가올 우연이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에서
이미 그 태도를 영화안팎에 보여주고 있는 분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더니즘'에 점점 가깝게 만들어지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초기작들이
세고 강압적인 캐릭터들의 모습이라면
이제는 점점 더 순수해 지고 있습니다.
(2부의 춘수를 보면 '스시집'에서 고백하는 장면이
결혼을 한 상태이고 애가 '둘'이 있다고 손짓으로까지 이야기하지만
그 상황적인 장면만 보았을 때는
그 캐릭터가 상당히 순수해 보인다는 것이죠.

여기에서 배우의 역할도 중요해 보입니다.
자칫하면, '뭐 저런 놈이 다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을
정재영 씨가 설득력 있게 잘 소화해 주셨기 때문이니까요.)






5.

올 상반기 나왔던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우연적 상황의 연속들로 만들어졌는데
홍상수 감독은 매번 그렇게 영화를 만들어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내공과 영화적 마법을 부리는 신선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올해 나왔던 영화들 중 가장 좋기도 하지만,
현 기준으로 홍상수 감독의 필모를
전반기 후반기로 나눈다면
후반기에 나온 영화들 중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정재영, 김민희라는 새로운 배우들이
홍상수 세계에 잘 녹아들어 더욱 진하게 남습니다.)

18번째 작품에서는 김주혁 씨가 주인공을 맡았다고 하니
김주혁 씨 역시 홍상수 감독 작품에 처음 출연하게 되는데
어떤 캐릭터로 나와 연기를 하게 되며,

자유로운 예술가로서의 홍상수 감독이
매번 다른 경지를 보여주듯 다음은
어떤 작품세계를 펼칠지 벌써부터 궁금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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