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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과 원작과의 비교
게시물ID : movie_49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garjuna
추천 : 7
조회수 : 293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0/27 02:09:34
영화는 원작인 앤디 위어의 소설과의 일치율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영화내용의 80%이상 그리고 대사조차도 체감상 80이상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 영화더군요. 
전 영화를 보기전에 영어본을 먼저 읽어봐서그런지 영화내에서의 대사와 원작의 일치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더군요. 
예를들어 in your face neil armstrong, are you fucking kidding me? 등등 완전히 똑같은 대사가 책에 그대로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정작 이 영화를 볼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유는
이 영화가 단지 책이 원작인 영화라서라기보다(책이 원작인 영화들 중에서도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구현해낸 작품들도 많이 있죠) 이처럼 지나칠정도로 책내용을 복사해놓은듯한 스토리전개와 더불어서 전혀 영화내내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 리들리 스콧감독의 연출도 한 몫하는 것 같더군요. 원작과 이 영화의 설정을 다시한번 되새겨봅시다. 주인공 마그 와트니는 인공적고 공학적인 환경이 없으면 단 1분도 살아남기 힘든 극단적인 조건에 처해있습니다. 그것도 지구와 수억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요. 소설에서 주인공은 이 난관을 자신이 가진 엔지니어적 능력과 공학기술, 그리고 식물학지식등으로 극복해 나갑니다. 소설에서는 화성이라는 생명체가 살수없는 환경에서 매순간 닥치는 위험을 주인공의 이러한 지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해결해내는 모습을 묘사해 냅니다. 이런 묘사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죠. 내가 지금 만약 화성에서 혼자 고립되어 있다면 어떻게 살아남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이공계출신인 작가가 자신이 가진 공학적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어떻게하면 살아남을수 있을까를 써낸게 이 책이죠. 때문에 이 책에서는 캐릭터의 성격이랄지 감정의 묘사가 세밀하지 못합니다. 작가는 원래 문학전공자는 아니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출신이죠. 이 작품은 자신의 개인웹사이트에 연재를 하게되면서 완성을 본 그의 처녀작이죠. 그래서 그런지 앞서말한것처럼 주인공의 심리묘사나 성격에 대해서 수준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은 결코 아닙니다. 대신 이 작품의 미덕은 화성에서 최소한의 생명유지장치와 식량을 가지고 고립되었을때 어떻게하면 살아남을수 있을까하는 문제를 sf적 상상력을 발휘해 최대한 현실적으로 풀어냈다라는데 있다는 정도라고 할수있겠습니다. 이 때문에 소설에서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라는 캐릭터는 화성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남기위한 가장 바람직한 성격 예컨대 비관적이지 않고 늘 긍정적이면서도 유머를 잃지않는 캐릭터로만 묘사됩니다. 그것도 지나칠정도로 단순한 방식으로 묘사되죠. 심리상태에 관해선 말이죠. 비슷한 환경을 설정했던 소설들 예컨대, 고전인 <로빈슨 크루소>랄지 아니면 좀비소설인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작품을 보면 주인공 캐릭터가 고립된 상황에 처해졌을때 느끼는 고독과 불안 그리고 그에 따른 복잡한 내면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그런데 이런 면은 <마션>의 작가인 앤디 위어의 특기는 아니죠. 대신 이 작가의 강점은 공학과 과학과 같은 이공계적인 지식들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문학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랄수 있겠지만 작가는 이를 소설적으로 비교적 잘 극복해 나갑니다. 그 이유는 화성이라는 환경에 의해 주인공에게 엄습하는 생존의 위협 그자체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의 기지와의 효과적 결합이랄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설은 결말까지 독자로하여금 긴장감과 흥미를 유지시키면서 계속 작품에 몰입할수있게 만듭니다. 

그런데 영화는 이런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대신 눈에보이는건 소설의 치명적 단점이라 할수있는 마크 와트니의 지나치게 낙천적인 평면적 성격과 몇몇 sf영화적인 볼거리가 전부인 영화더군요. 이영화는 텍스트이기에 가능했던 장점들은 대부분 상실하고 대신 소설이 가진 스토리와 단점만 옮겨온 꼴이더군요.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원작의 '긴장감'을 영화적으로 묘사할수 있었을까요. 만약 제가 감독이라면 저는 영화의 분위기를 좀더 어둡고 비관적으로 연출했을 겁니다. 이런 면이 영화초반에는 아주 없진 않았죠. 주인공이 처음으로 상처입고 자가치료를 하는 씬이 나오는 부분까지 딱 그 씬까지는 괜찮더군요. 그 뒤에는 원작에서의 캐릭터묘사처럼 밝고 유쾌한 마크의 성격을 보여주는걸로 대충 넘어가고 마크의 생존을 위한 고독한 분투를 보여주기보다 나사의 구출작전을 보여주는걸로 만족하는 영화에 불과했죠. 


물론 영화적으로 아주 졸작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만약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만 봤다면 그럭저럭 재미있는 영화였을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분명 흔히 비교되는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에 비해서는 함량이 많이 떨어지는 작품이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리들리 스콧감독은 전작이었던 <프로메테우스>의 후속편이나 얼른 연출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보나 <마션>보다 영화적으로 뛰어난 작품이었죠. 특히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감독이 공을 많이 들인 태가 나는 작품..그런데 <마션>은 쩝...여튼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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